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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 2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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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연웅 독자 (인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427 / 조회수 : 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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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아파트의 경비이장님

어떤 시골 마을에 새로운 아파트가 생겼습니다. 네모난 아파트라 이름을 네모아파트라 짓고 공사가 완료되자 사람들이 한 명, 두 명... 네모아파트에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도둑이 들어와도, 강아지가 아파트에 오줌을 싸도, 아파트 계단에 금이 가서 지나가는 사람마다 넘어져도 그것을 해결해줄 사람이 없었던 것입니다. 즉 네모아파트에는 경비아저씨가 없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네모아파트 놀이터에 모여서 네모아파트 경비아저씨를 누구로 정할 것인지 정확히 1분동안 회의하였습니다.

그 결과 네모아파트 경비를 하고 싶다고 했던 문구점 아저씨, 마을 이장님, 꽃집 아주머니, 초등학교 1학년 명수, 순이네 집 강아지가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처음에는 모두 주먹을 내고 마을 이장님과 순이네 집 강아지가 보를 내었고 두번째로 가위바위보를 했을 때 비로소 마을 이장님이 이긴 것이지요. 물론 당연히 강아지는 보밖에 내지 못하니까 마을 이장님이 이기겠죠. 마을 이장님은 기분이 너무 좋은 나머지 이런 말을 했어요.
"제가 오늘 이장이 된 기념으로 여러분 한분 한분 모두에게 돼지고기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주 수요일에 마을 장터로 모이세요!"

와아아~! 마을사람들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어요. 마을 이장님은 기분 좋게 검은색 세모모양 보도블록위에 있는 초록색 지붕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히히히 실실실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이장님은 신바람이 터졌습니다.

덕분에 순이네집 강아지는 분통이 터져서 밤새 옆집 강아지 벅구와 가위바위보를 했지요. 하지만 둘 다 보밖에 낼 수 없어서 승부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답니다.
아차차,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어요. 이장님은 모르시겠지만 어느새 네모 아파트가 완성이 되어서 시골마을에 정확이 천이백삼십사명이 살고 있었답니다. 한사람당 천원어치 고기만 먹어도.... 이장님한테는 비밀이에요. 쉿!

빰빠빠 빰빰빰 빠라빠라 빰
멋진 트럼펫 소리와 함께 이장님이 잠에서 깨었어요. 이장님이 화장실에 있는 거울앞으로 다가갔지요.
"흠...험...함...음...에헴....아하암...오우..."
이장님은 한참을 서있다가 짜리몽땅한 수염을 쓸어내리면서 밖으로 나갔어요. 한마디를 하면서 말이지요.
"역시 난 칼라풀해."

빰빠빠 빰빰빰 빠라빠라 빰
이장님에다가 경비실 아저씨라니...... 누가봐도 꿩먹고 알먹는 셈이지요. 이장님 아니아니 경비이장님께 인사를 하려고 모두들 아파트사무소로 모여들었어요. 먼저 아줌마 중의 아줌마로 불리는 안줌아씨가 인사했어요.
"안녕히 주무셨나요? 경비이장님"
"어, 그래그래. 에헴"
순이가 인사했어요.
"안녕하세요. 경비아저씨"
"어, 그래그래. 에헴"
순이네 강아지가 이를 갈았지요.
다음은 캐나다에서 살다온 살루몬씨가 인사했어요.
"헬로우, 미스터 경비이장님."
"어, 그래그래. 에헴"
이번에는 항상 이장님 옆에서 이장님을 돕는 청년회장이 인사했어요.
"안녕하세요? 이장님"
"어, 그래그래. 에헴"
아! 참고로 청년회장님은 내일이 생일이라 생일잔치준비가 한창입니다. 50번째 생일을 말이지요. 아차차 놀라지 마세요. 이 마을에서 젊은이가 다 도시로 이사가서 50살이면 꽃다운 나이라고요.
마지막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제일 인기가 많은 음식점 ‘저금통조림’의 주인 요리사가 인사했어요.
"안녕하......."
경비이장님은 요리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했지요.
"오늘 아침은 뭔가?"
"라면입니다."
"와우!"
경비이장님은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라면은 경비이장님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거든요. 뭔가 이상하죠? 아침부터 라면을 먹다니. 청년회장이 말했어요.
"이장님, 아니 경비이장님. 그렇게 라면을 많이 드시면 건강에 해롭습니다."
"시끄러워, 내가 먹고 싶어서 먹는다."
"안됩니다. 그러시다가는 몸에 병이 생깁니다. 물론 라면을 드시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자주 드시면 안됩니다."
"시끄러워! 내 말을 거역하면 너를 전교어린이회장으로 만들어버리겠다!"
청년회장은 찍소리 못하고 고개를 숙였어요.

빰빠빠 빰빰빰 빠라빠라 빰

맛있는 아침식사 시간! 이장님이 아파트 전체에 울리도록 스피커를 틀어놓고 말했어요.
"아!아!아! 마이크테스트. 오늘 아침은 친목도모를 하는 차원으로 밖으로 나와서 먹겠습니다. 아아~ 모두 밖으로 나와주세요."
네모아파트사람들은 금방이라도 얼어죽을것 같았지만 일단은 나가보기로 했어요. 하지만 마을사람들은 앞에 놓여있는 나무젓가락과 라면땅을 보고 욕을 할뻔 했어요. 한 사람이 외쳤어요. "이거 너무한거 아니에요? 추운데 말입니다. 경비이장님이건 왕비이장님이건 도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우리를 고생시킵니까?"
정말 감동적인 연설이였어요. 하지만 그의 멋진 연설은 경비이장님의 끔찍한 노래때문에 아무도 듣지 못했지요. 경비이장님은 마이크에 대고 요상한 노래를 불러댔어요.

"에헤라 에헴 어이여 모두들 잘들어라
이장의 노래다 에헤라 에헴 어이여
한마리 황소가 사냥을 하는데
왠 모기들이 와서 황소를 콕콕
아이고 아파라 아이고 아파라
황소가 눈밭에 뒹굴뒹굴
눈사람이 됐네 짠!
에헤라 에헴 어이여 모두들 잘들어라
이장의 노래다 재미있을테지?
한 소녀가 곰인형을 들고 강을 건너는데
왠 메뚜기가 날아와 곰인형 머리에 앉아
귀뚤귀뚤귀뚤귀뚤 하하하하하하
아이고 재미있어라 하하하하
모두들 웃어라 웃음이 오래사는 비결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사람들은 모두 어이가 없었어요. 엉터리 박자에 이상한 가사에 엉터리 멜로디! 한마디로 저질이였지요. 더군다나 경비이장님의 웃음소리는 정말로 끔찍했어요. 요란스럽게 아침식사가 끝나자 경비이장님은 청년회장을 불렀어요.
"이보게. 내가 어릴때에 꿈이 과학자였단다. 어린이들에게 과학의 꿈을 키워주고자 연설을 한번만 더하겠네. "
청년회장은 왠지 믿음직스럽지 않았으나 일단은 연설을 할 수 있도록 하게 해주었어요. 이장님이 마이크 잡는 소리가 들리자 곳곳에서 또다리 소동이 일어났어요.
"임산부, 어린이, 노약자는 귀막으세요!"
정말 시끌벅적했지요. 경비이장님은 실실 웃으면서 연설을 시작했어요.
"귀여운 꼬마어린이들, 내가 이번시간에 너희들에게 과학이라는 것에 대해서 알려줄려고 왔단다. 잘 들어라. 갯벌의 남쪽에 벼레별갯벌이라는 곳에 벼레별게라는 게가 사는데, 벼레별게는 벼레별곳에서 벼레별거를 먹으며 살아서 벼레별게란다. 벼레별걸 갯벌에 사는 벼레별곳에서 벼레별거를 먹으며 살기 때문에 벼레별게인 벼레별게들은 벼레별놀이를 한단다. 하하하. 벼레별놀이는 벼레별걸 하는 거야. 다른 벼레별게들과 함께. 벼레별걸 갯벌에 사는 벼레별곳에서 벼레별거를 먹으며 살기 때문에 벼레별게인 벼레별게들은 벼레별거를 하며 벼레별게들과 벼레별놀이를 한단다. 하하하"
사람들은 더더욱 허무했어요. 이윽고 평소에 빈혈로 머리를 아파하던 201동 482호의 최씨 할아버지가 쓰러져버리자 최씨할아버지의 아들 최씨는 경비실로 다짜고짜 찾아와서 화를 냈지요. 다행히 요리사와 청년회장이 막아서 무사했지만 경비이장님은 그래도 화가 났어요. 씩씩~

빠빠 빰빰빰 빠라빠라 빰

어느새 밤이 찾아왔어요. 이장님은 경비아저씨인 만큼 오른손에 손전등, 왼손에 곶감을 들고 네모 아파트를 순찰했어요. 도둑이 없나하고 말이지요. 아차차 여러분. 물론 여러분의 생각대로 이장님은 벌벌 떨었습니다. 앗 이런! 어떡하지요? 기어코 도둑이 나타나버리고 말았어요. 검은색 복면을 쓰고, 검은색 잠바에 검은색 바지, 검은색 양말, 검은색 물건자루를 가져와서 누가봐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죠. 하지만 도둑은 운이 없게도, 이장님과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어요. 쿵! 아야! 이장님은 다짜고짜 소리질렀어요.
"으악! 네놈 무슨짓이냐! 빨리 항복해라. 목숨을 버리면 무기는 살려주겠다!"
이런 경비이장님의 입에서 기어코 말이 헛나오고 말았군요. 도둑이 경비이장님을 만만하게 보는게 아닐까요? 아이고 이장님은 두눈을 질끈 감았어요. 도둑은 이렇게 말했어요.
"내가 도둑인걸 말하지만 않는다면 살려주지."
그 때! 불연듯 무언가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어요.
"저기 도둑 있잖아..."
소곤소곤소곤소곤~ 무슨 대화를 저렇게 조용히 나누는 걸까요? 그러면 한 번 알아볼까요? 이장님은 이런 말을 했어요.
"201동 482호에 물건 많이 있어요. 거기는 열쇠로 문을 여는게 아니라 비밀번호로 해야되요. 비밀번호는..."
이런! 경비이장님이 도둑을 막기는 커녕 오히려 도둑에게 알려주고 있어요. 더군다나 최씨 아저씨와 최씨 할아버지에게 앙갚음을 하고 있군요.
도둑은 최씨부자의 집으로 뛰어가면서 경비이장님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어요. 경비이장님은 정말 속이 시원했어요. 웃음을 참지 못했죠. 저런 사람이 경비아저씨라니, 하하하 앞으로는 더 큰 문제가 터질께 뻔하군요. 그런데 경비이장님이 훈제지킨 2340원이라고 써져있는 광고지 옆에 있는 전단지를 보았어요.
"범죄증가하는 추세를 차단하기 위해 도둑을 잡으면 대량의 현상금을 드립니다."
경비이장님은 빛의 속도로 전화기를 향해 손을 뻗고 경찰에 신고 했어요.

빠빠 빰빰빰 빠라빠라 빰

다음날 아침이 밝자마자 네모아파트가 떠들썩 해졌어요. 바로 도둑이야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도둑이 아파트에 들어온 것보다 더 신기한 것은 이장님이 도둑을 잡은 것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대단한 눈초리로 이장님을 바라보았어요. 이장님은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꾹 참고 참고 또 참았지만 결국 살짝 왼쪽 입고리가 올라갔어요. 그걸 본 유일한 사람, 50번째 생일파티를 1시간 앞둔 청년회장은 왠지 기분이 이상했지요.

류연웅 독자 (인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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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연희
2010-03-24 17:22:07
| 이장님의 탄생이야기네요^^
우솔빈
2010-03-24 20:57:07
| 아주 실감나네요
이서영
2010-03-27 23:08:27
| 참 재미있네요
김지원
2010-12-20 17:49:24
| ㅋㅋ 잼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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