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승호 기자 (서울대모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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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금요일에 지방에 계시는 할머니께서 친척 결혼식이 있어 올라오셨다. 고속버스를 타고 오셨는데도 많은 짐을 힘들게 들고 오셨다. 갖고 오신 것은 내가 모두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 식혜를 만들 수 있는 재료, 팥죽을 만들 수 있는 팥과 쌀가루, 그리고 직접 만들어 오신 딸기쨈이었다. 그리고는 팥죽은 원래 동지에 먹는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엄마가 왜 동지에 팥죽을 먹는 줄 알아?〃라고 질문을 하셔서, 동지에 말썽부리던 아들이 죽었는데 그 아들이 천연두 걸린 귀신이 되어 다른 사람도 덩달아 죽게 되었고 아무리 아들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유없이 죽는 것이 안타까워 죽은 아들이 싫어했던 팥을 죽으로 끓여 귀신을 물리쳤다는 유래를 설명을 해드렸더니 할머니께서 무척 재미있어 하셨다.
식혜는 할머니께서 만드시고, 기본재료가 준비 된 팥죽은 아빠와 내가 만들어 보기로 하였다. 팥죽 만드는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1. 먼저 팥을 삶고 팥을 고운 채에 걸러내어 팥물만 사용한다.
2. 쌀가루는 따뜻한 물을 사용해 반죽을 한다. 여러 번 반죽해야 더 맛있다고 한다.
3. 조금씩 떼어내 새알을 만든다.
4. 새알을 팥물에 넣고 끓이면 팥죽이 완성된다.
평소 엄마가 요리할 때는 콩나물 다듬기, 채소 같이 다듬기 정도를 하였는데, 이번에는 아빠와 반죽도 같이하고 새알도 같이 만들어 보니 정말 재미있었다. 아빠와 나는 혈액형도 같은 A형이어서 꼼꼼하게 예쁜 모양으로 만든다고 엄마께서 웃으셨다. 새알과 함께 엄마 얼굴도 만들어 보았다. 팥죽에 넣은 엄마 얼굴 모양이 너무 이상해져서 온 가족이 정말 많이 웃었다.
완성된 팥죽을 온 가족이 같이 둘러앉아 맛있게 먹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팥죽이었다. 비록 반죽을 하느라 내 다리와 팔등 몸 이곳저곳에 쌀가루가 묻어 씻기 힘들었지만 말이다. 엄마는 계속 어지르기만 한다고 잔소리를 하셨지만 가족과 특히 아빠와 만든 요리활동이어서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
채승호 기자 (서울대모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