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리아 기자 (서울길음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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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서울 용산구에 있는 전쟁기념관을 찾는다. 지난 6월 7일, 기자가 방문했을 때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전쟁기념관의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호국문화공간인 전쟁기념관에는 체험형 전시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이 운영되고 있다. 그만큼 전쟁기념관을 통해 전쟁의 참상과 분단의 아픔을 느끼는 관람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전쟁기념관을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무심히 지나가는 곳이 있다. 바로 전쟁기념관 야외에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들이다. 다양한 무기장비를 살펴볼 수 있는 옥외전시장을 지나면 곧바로 자리잡고 있는 조형물들 중에는 6.25전쟁의 가슴 아픈 현장을 그대로 담아낸 작품이 있다. 바로 ‘형제의 상’이다.
형제의 상, 그 안에 담긴 가슴 아픈 전쟁이야기
형제의 상은 6.25전쟁 당시 국군장병인 형과 북한군 병사인 동생이 전쟁터에서 극적으로 만난 실화를 담고 있는 조형물이다. 서로를 죽이기 위해 총을 겨눠야할 국군과 인민군이 서로 포옹하는 조형물을 보고 있으면, 6·25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두 형제의 비극적 운명을 그려낸 강제규 감독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떠오르기도 한다. 영화처럼 6·25전쟁에서는 피를 나눈 가족끼리도 총부리를 겨눠야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종종 일어났다고 한다. 영화 속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었던 것이다.
전쟁기념관에서 만난 정인기 할아버지(75)는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는 자기 형이 6.25전쟁 때 북한 의용군으로 끌려가고 난 뒤, 자신은 국군으로 전쟁터에 나가는 바람에 형제끼리 적이 되어 싸워야했던 사람이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답던 가족이 끼어있을지도 모르는 적을 향해 총칼을 겨눠야 했던 그 아픔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6.25전쟁은 그렇게 가족의 인연까지도 끊어내는 무서운 전쟁이었다.
통일을 꿈꾸는 평화의 시계탑
전쟁기념관은 이 땅에서 일어난 전쟁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다시는 평화로운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함께 평화통일의 소망을 모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 바로 전쟁기념관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평화의 시계탑’은 전쟁기념관의 정체성을 가장 담아낸 조형물이라고 할 수 있다.
평화의 시계탑은 남쪽 소녀와 북쪽 소녀, 이렇게 두 명의 소녀가 들고 있는 시계로 이뤄져 있다. 전쟁과 평화를 상징하는 무기 더미 위에 자리 잡은 남쪽 소녀는 현재의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아래쪽에 자리 잡은 북쪽소녀는 6·25전쟁으로 멈춰버린 시계를 가지고 있다. 즉 남과 북이 갈라진 지금의 상황처럼, 두 소녀는 하나가 된 통일의 시계를 가지지 못한 채 머물러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전쟁기념관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어서 통일이 되어 남과 북의 소녀가 함께 같은 시간을 가리키는 통일의 시계를 가지게 되기를 꿈꾸게 된다.
불행한 역사,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사람들은 누구나 전쟁을 두려워한다. 우리 초등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의 소중한 가족과 이웃이 죽거나 다칠 수밖에 없게 된다. 평화로운 일상은 모두 사라지고 죽음과 공포에 떨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전쟁을 기억해야 한다. 직접 경험하지 않았기에 더더욱 기억해야 한다. 그런 기억을 통래 우리는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전쟁기념관은 불행한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완성된 소중한 공간이다.
최리아 기자 (서울길음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