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어린이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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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6월 24일은 단옷날입니다. 단오는 음력으로 5월 5일을 가리키는데, 6월 24일은 양력으로 따질 때의 날짜입니다. 단오는 무슨 뜻일까요? 한자어 단오의 ‘단(端)’자는 ‘처음’ 또는 ‘첫번째’를 뜻하고, ‘오(午)’ 자는 ‘다섯(五)’을 뜻합니다. 첫 번째 5일이라는 뜻으로 ‘초닷새(初五日)’를 달리 일컫는 말이지요. 그렇습니다. 단오는 5월의 5와 초닷새의 5가 겹치는 날입니다. 예로부터 홀수의 날을 양의 날이라 하여 좋은 날로 여겼습니다. 5월과 5일이 겹친 날이니 얼마나 좋은 날이겠습니까?
* 단옷날에 무엇을 했을까요
단오는 다른 말로 수릿날이라 했습니다. ‘수리’는 수레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지만 ‘높고 귀하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그러므로 수릿날은 높고 귀한 날이라는 뜻이 됩니다.
이 날을 맞이하여 우리 조상들은 소중한 분께 단오부채를 드리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단오 무렵 공조(工曹)라는 관청에서 부채를 만들어 임금에게 바치면 임금은 재상들에게 나누어 주었지요. 이른바 ‘단오부채’라 는 것인데, 무더운 여름을 맞이하여 더위를 날리고 건강한 여름을 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단오부채가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단오선물은 부채요, 동지선물은 달력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습니다.
단오 무렵이 되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때문에 날씨가 무척이나 덥기 일쑤입니다. 건강한 여름을 난다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민속이 행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풍습이 널리 행해졌지요.
창포는 잎과 뿌리에 향기를 지닌 특수한 물질이 있답니다. 이런 창포를 삶아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면 머릿결에 윤기가 나고 피부가 좋아진답니다. 또 창포의 뿌리줄기를 깎아 비녀를 만들어 꼽으면 나쁜 것을 물리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단오장이라 했습니다. 이밖에 창포이슬을 받아 화장수로도 썼습니다. 단옷날의 이슬이야말로 매우 좋은 물로 여긴 것이지요.
단옷날 놀이로 그네뛰기가 유명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춘향전이 있지요? 이도령과 춘향이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인데, 이들이 만난 날이 단옷날입니다. 이도령이 광한루에 나왔다가 그네를 뛰는 춘향이를 보고 반한 것입니다. 단옷날 그네를 뛰는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유명한 것이 신윤복의 ‘단오풍정’입니다. 한편에서는 머리를 감는 여성들이 있고 한쪽에는 나뭇가지에 매단 그네를 타고 있는 그런 그림이지요.
남자들은 단옷날에 무엇을 했을까요? 그렇습니다. 씨름을 했지요. 김홍도의 풍속화 ‘씨름’은 신발을 벗어놓고 씨름을 하는 남성과 빙 둘러 앉아 구경하는 구경꾼들의 모습을 잘 그려 놓았습니다. 한 사람이 힘껏 힘을 써서 상대를 들어올리는 순간과 이를 보고 놀라는 구경꾼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담겨 있지요. 재미있게도 한쪽에서는 엿판을 들고 “엿 사세요” 외치는 엿장수도 보입니다. 씨름판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황소를 상으로 받았다지요. 이긴 사람은 황소를 타고 행진하여 집까지 갔답니다.
* 단옷날에 무엇을 먹었을까요
단오는 명절입니다. 명절이니 특별한 먹을거리를 만들었습니다. 떡의 일종인 수리취떡도 맛있었고요, 쑥떡도 해 먹었습니다. 특히 수리취떡은 수레바퀴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단오 무렵에는 앵두가 바알갛게 익어갑니다. 이를 따서 앵두화채를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모두가 단오 무렵에 나는 식재료를 써서 만든 별미입니다.
단옷날은 이처럼 특별한 행사를 하는 날입니다. 오늘날에도 ‘단오제’라는 이름으로 큰 잔치를 벌이는 곳이 있습니다. 강릉의 단오제가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또 영광의 법성포 단오제와 경산의 자인단오제도 유명합니다.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각지의 사람들이 구경가는 큰 축제입니다.
음력 오월은 여름이 한창인 때입니다. 단옷날을 맞아 한가함을 맛보고 놀면서 한해를 건강하게 살려는 지혜가 담긴 날입니다. 어린이 여러분도 이 날을 맞아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맛있는 앵두화채를 먹었으면 합니다.
국립어린이민속박물관 장장식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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