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6일, UN기념공원에서 열리는 현충일 추모행사에 참석하였다. UN기념공원은 전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로, 한국전에 참전하여 세계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소중한 생명을 바친 약 2천 3백 명의 유엔 군인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UN 기념공원에는 미국(36기), 영국(885기), 터키(462기), 캐나다(378기), 호주(281기), 네델란드(117기), 프랑스(44기), 뉴질랜드(34기), 남아공(11기), 노르웨이(1기)등 총 12개국 2,250여 명의 참전 유엔군을 모셔 놓았다.
오전 10시, 현충일 사이렌이 울리자 참석자 모두 일제히 묵념을 올렸다. 기자도 얼굴은 모르지만 자신들의 나라도 아닌 다른 나라에 와서 세계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런데 전 세계 한국전 참전국들도 매년 10월 24일인 유엔데이(UN DAY) 오전 10시에 부산 UN기념공원을 향해 참배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행사에 참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 아파트에 조기게양을 실천한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둘러보았다. 거의 대부분이 국기를 게양하지 않았다. 올해로 57주년을 맞이함에도 불구하고, 현충일을 사람들은 공휴일 중 하루로만 생각하는 것 같았다.
현충일(顯忠日)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과 국군장병들의 넋을 기리기 위하여 정한 기념일이다. 사람들이 현충일의 참의미와 순국선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한번쯤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머나먼 나라에 와서까지 세계 평화를 위하여 인류애를 실천한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잠시라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게 그 분들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