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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용문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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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부산 용문초등학교 4학년 이다빈입니다. 푸른누리 4기 기자 활동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항상 내 안의 마음과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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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게 너무 많은 세상. 궁금한 게 너무 많은 세상. 모두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세상. 내 안의 마음과 시각으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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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 기자 (용문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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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절친 닭돌이를 소개합니다


닭돌이를 처음 만난 건 2011년 10월 13일이었습니다. 그 날은 우리학교 용문축제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교문을 나오는데 어떤 할아버지께서 병아리를 팔고 계셨습니다. 종이 상자 안에서 솜털이 보송보송하고 노란 병아리들이 삐약 삐약 하면서 모여 있는 모습이 참 귀여웠습니다. 그래서 나는 엄마에게 병아리를 사고 싶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아파트에서는 병아리를 기르기 힘들다고 하시면서, 할머니 집에 병아리를 맡겨 놓고 주말에만 보러간다고 약속해야만 허락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무척 기뻐서 얼른 병아리 두 마리를 사서 집으로 데려가 상자 속에 넣어 주었습니다.


그날 오후 할아버지께서 우리 집에 오셨고 우리는 병아리를 할머니 집에 데리고 갔습니다. 병아리가 지낼만한 커다란 상자를 구해서 바닥에는 신문지를 잘게 잘라서 깔아주고 그물망으로 덮어주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시끄럽도록 삐약거리는 병아리들의 소리와 모습이 자꾸만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나는 ‘삐돌이’, ‘삐순이’라고 병아리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자, 할머니께서 병아리 한 마리가 죽었다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너무 슬펐지만 한 마리라도 살아남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할머니께 부탁을 했습니다.

남은 병아리는 잘 자라서 솜털도 벗고 깃털이 나오기 시작했고, 내가 주는 먹이를 잘 받아먹었습니다. 약간 높은 곳에서도 겁 없이 뛰어내리기도 하고, 제 말도 잘 들었습니다. 이제는 병아리가 아니라 닭의 모습을 갖추어서 이름을 바꿔주기로 했습니다. 군인같이 씩씩한 ‘닭돌이’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지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닭도리탕’이라고 놀렸습니다. 하지만 나는 우리 닭돌이가 세상에서 제일 친하고 소중한 나의 애완동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닭돌이는 솜털은 사라지고 깃털이 자라면서 멋진 꼬리도 생겼습니다. 부리는 더 뾰족해져서 먹이를 먹기 편해졌는데, 발톱도 길어지고 눈이 날카로워져서 가끔은 무섭게 보입니다. 무엇보다 머리 위와 턱 아래의 볏이 멋지게 났습니다. 닭돌이는 어릴 때는 조그만 좁쌀, 잘게 부순 땅콩, 배추와 같은 야채들을 잘 먹었습니다. 지금은 쌀, 라면, 빵 등 뭐든지 잘 먹습니다. 이건 비밀인데, 제가 먹고 남긴 치킨도 조각을 내서 주면 잘 먹습니다. 아마도 같은 종족이란 걸 모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닭돌이는 달리기를 잘해서 골목길을 쏜살같이 달립니다. 그래서 제가 쫓아다니다 보면 너무 힘이 듭니다. 닭돌이는 다 좋은데 똥을 아무데서나 싸기 때문에 치우러 다니기가 귀찮습니다. 닭돌이도 다른 애완동물들처럼 한 장소에서만 똥을 쌌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주말마다 제가 닭돌이를 보기 위해 할머니 집에 가면 동네 할아버지들께서 “양계장 주인 왔나? 다빈아, 냄비에 물 끓여라. 우리 몸보신 하자.”하시면서 놀리십니다. 하루는 할아버지 친구 분들 중 농장을 운영하시는 한 분이, 닭이 많이 커서 이제는 키우기 힘들다고 농장으로 데려가야겠다고 하셔서 펑펑 울었던 적도 있습니다. 병아리 때에는 제가 누워서 가슴에 올려놓으면 저와 눈을 마주치기도 하고, 가슴 위에서 편안한 자세로 잠들기도 했습니다. 조금 자라서는 제가 만든 주머니에 쏙 넣어서 얼굴만 내밀고 같이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높은 데를 혼자서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힘찬 날개 짓을 하기도 합니다.


전 우리 집에서 외동딸이고, 엄마와 아빠는 약국 때문에 항상 바쁘십니다. 그래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런 나에게 닭돌이는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자주 볼 수는 없지만 겨울방학 동안에 할머니 집에서 지내면서 매일매일 닭돌이랑 놀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부디 닭돌이도 저처럼 건강하고 당당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