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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용문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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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부산 용문초등학교 4학년 이다빈입니다. 푸른누리 4기 기자 활동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항상 내 안의 마음과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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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게 너무 많은 세상. 궁금한 게 너무 많은 세상. 모두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세상. 내 안의 마음과 시각으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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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 기자 (용문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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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이와 달순이 이야기

평소에도 달팽이뿐만 아니라 매미, 잠자리, 제비, 닭 등 다양한 곤충과 동물에 관심이 많은 나는 달팽이를 자세히 관찰하고 싶어서 달팽이를 사게 되었다. 그래서 3월 27일, 우리집에 백와달팽이 한 쌍이 오게 되었고, 지금까지 잘 크고 있다.


달팽이가 도착하고 처음 보았을 때 그 크기에 엄청 놀랐다. 산이나 주변 화단, 야채에 있는 작고 귀여운 달팽이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내 주먹 크기만한 백와달팽이 한 쌍이었다. 크고 단단한 집을 가진 달팽이가 잘 지내서 꼭 알을 낳은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달달이’와 ‘달순이’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달팽이는 신선하고 수분이 많은 야채나 과일을 좋아한다. 상추, 당근, 오이뿐만 아니라 수박, 복숭아, 참외 등 과일도 잘 먹는다. 실제로 산딸기를 주었더니 ‘치설’이라는 이빨로 아주 맛있게 덥석덥석 먹었다. 이렇게 먹이를 먹고 나면 점액이 섞인 똥을 싸는데 달팽이가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똥 색깔이 달라진다. 상추를 주면 초록색, 당근을 주면 주황색, 산딸기를 먹으면 빨간색, 포도껍질을 먹으면 보라색 똥을 쌌다.


달팽이에게 수분은 매우 중요하다. 먹이를 통해서도 보충을 받겠지만 사육 상자에도 어느 정도의 수분과 습도가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서 수분 조절 효과가 크고 부드러운 ‘코코핏’이라는 달팽이 전용 흙을 깔아주었다. 만약 수분이 부족하거나 겨울잠을 자는 달팽이는, 수분증발을 막기 위하여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 집 입구에 하얀 막을 치기도 한다.


달팽이를 키울 때 특히 유의할 점은 주기적으로 계란 껍질을 잘게 갈아서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계란 껍질은 달팽이집을 단단하게 하고 집을 크게 만들 때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짝짓기를 하기 위해 상대방을 자극하려고 쏘는 ‘연시’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또한 달팽이는 어디든지 다닐 수 있다. ‘배발’과 ‘점액’을 이용하여 미끄러운 유리 위를 기어 다니고, 사람 몸에도 아무런 경계나 거리낌 없이 쉽게 기어오른다. 우리집 달팽이들은 투명한 아크릴판으로 되어 있는 사육 상자를 탈출하기 위해 거꾸로 매달려서 지내기도 했다.


나는 아침마다 달팽이들을 돌보고 학교에 갈 준비를 하는데, 4월 25일 아침 달달이와 달순이가 짝짓기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달팽이가 자웅동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짝짓기를 통해 남자와 여자를 결정하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너무 신기하면서 달팽이가 알을 낳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였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에 달팽이들이 자꾸 흙 속으로 파고 들어가더니 그 속에 알을 낳았다. 사육 상자에 깔린 코코핏 흙을 갈아주려고 뒤적이는데, 하얗고 노란 달팽이 알들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얼른 알들을 꺼내 부화통에 옮겨 담았다. 달팽이들은 한 번에 70~100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너무 신기하고 숫자도 많아서 나는 우리 반 친구들에게 신청을 받고 알들을 분양하였다. 달팽이 키울 때의 주의 점을 알려주면서 나눠주었는데, 실제로 달팽이알 부화에 성공한 친구들은 거의 없었다.


부화통에 있는 알들의 색깔은 날이 갈수록 더욱 진해지다가, 일주일쯤 지나자 알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알에서 나온 달팽이 새끼들은 이미 어미의 모습과 똑같이 달팽이집을 가지고 있었다. 달팽이 새끼들은 나오자마자 부화통 벽을 기어오르면서 흩어졌다. 하루가 지난 다음에 아주 연한 상추 잎을 넣어주자 서로 모여들어서 상추 잎을 갉아먹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시작한 우리집 달팽이들의 알 낳기는 벌써 7세대를 생산할 만큼 왕성하게 이루어졌다. 알을 낳은 지 15일도 되지 않은 채 또 알을 낳은 적도 있어서 달팽이의 건강이 걱정될 정도였다. 나는 달팽이가 알을 낳으면 부드러운 두부와 같은 건강식을 먹이로 준다.


지금 우리집 사육 상자에는 그동안 태어난 여러 세대의 달팽이들 백여 마리가 살고 있다. 그 숫자가 너무 많아 나중에 어떻게 해야할 지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나는 달팽이들이 참 귀엽고 좋다.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야채를 넣어주면 달팽이들은 일제히 모여들어 사각사각 갉아먹는데, 그 소리가 마치 합창을 하는 것처럼 들려 내 마음도 즐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