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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용문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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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부산 용문초등학교 4학년 이다빈입니다. 푸른누리 4기 기자 활동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항상 내 안의 마음과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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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게 너무 많은 세상. 궁금한 게 너무 많은 세상. 모두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세상. 내 안의 마음과 시각으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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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 기자 (용문초등학교 / 4학년)

추천 : 7 / 조회수 : 325
2012 부산 비엔날레 ‘배움의 정원’

9월 22일부터 11월 24일까지 개최되는 부산비엔날레를 관람하기 위해 기자는 지난 10월 1일에 본전시관인 부산시립미술관을 찾아갔다. 하지만 마치 공사장처럼 검은색 가림막으로 둘러싸인 미술관 건물을 보는 순간 기자는 휴관인줄 알고 돌아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공사장을 연상케 하는 이런 공간 연출이 고정관념을 벗어 던지고 시민들과 함께 공감하면서 새로운 걸 받아들이자는 올해 부산 비엔날레에서 내세운 의도임을 알게 되었다.

올해 부산비엔날레의 주제는 배움으로써 미술을 통해 부산과 예술을 배운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현대미술을 대중적으로 친근하게 접근시키기 위해 전시 총감독인 로저 뷔르겔은 작가와 부산 사람들이 소통을 통해 배우면서 참여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그래서 배움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한국사회 및 정치 구조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토론하면서 다양한 예술적 접근 방법을 제시하고 공동 작업을 통해 올해 비엔날레를 완성하였다고 한다.

1층 전시장 입구에는 작업화 200켤레가 둥글게 펼쳐진 성효숙 작가의 ‘진혼’이 있었다. 이 작품은 신발을 벗고 들어서는 입구를 의미하는 표면적 의미와 함께 공사 중 목숨을 잃거나 자살한 노동자들의 신발로 그들을 추모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다른 작품으로 부산 작가 전상철의 ‘공간 2012-리듬’은 고기 잡는 그물에 색색의 빛깔을 입혀 항구도시 부산이 가진 노동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2층은 올해 비엔날레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었다. 작품들을 매끄러운 화이트 큐브나 액자에 끼워서 전시한 것이 아니라, 바퀴가 달린 금속지지대 또는 검정 가림막 위에 내걸거나 작품 그대로 줄에 매달아서 전시하였다. 또한 매끈한 대리석 바닥엔 검은 고무매트가 깔려져 미술관 외관에서 느낀 주제를 내부까지 이어가고 있었다.

작가 이네스 도우약의 ‘오뜨 꾸뛰르. 불’은 인간을 묶어 놓는 굵은 쇠사슬과 검은 화마 이미지를 직물에 프린트한 다음 대형 걸개에 늘어뜨려 놓았다. 굵은 쇠사슬이 프린트된 직물로 지은 블라우스는 얼핏 보면 명품브랜드의 고급 블라우스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동자의 목을 옥죄는 검은 사슬이 새겨져 있었다. 2010년 방글라데시에서 일어났던 비극적인 화재 사고를 소재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의 불을 연관시켜서 노동자의 억압적인 노동 현장을 비유한 작품이라고 한다. 또한 전직 대통령의 빌라에서 나온 쓰레기들로 쌓아올린 거대한 나무 계단 ‘오데사의 계단’(함경아), 구톰 구톰스가드(노르웨이)의 ‘전시안의 전시’ 등이 있다.

3층에는 국제 관계, 사람과 사람·사람과 영혼의 관계 등을 묻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노재운은 ‘대나무 숲의 유령들’이란 작품은 색색의 금속거울을 이용하여 몬드리안의 색면회화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것 같았다. 반짝이는 거울의 반사효과로 공간 속에 들어온 관람객이 유령처럼 거울에 비춰지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태국 작가 사카린 그루에 온의 ‘ 자각의 시대에 대한 기념비’였다. 작가는 늪지가 멸종되며 죽어가는 사슴을 상징하는 사슴뿔 백여 개를 도자기로 빚어낸 뒤, 석유밭을 의미하는 검은 공간에 배치하였다. 이것은 눈앞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이 결국은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번 비엔날레에 관한 취재는 기자가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어머니의 상세한 설명을 통해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 부산시립 미술관에도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 이를 활용하는 것이 전시회 이해를 돕는 데 더 유용할 것 같았다. 또한 시간이 된다면 배움위원회에서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한편, 특별전 ‘Outside of Garden’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9명의 신진 큐레이터가 기획한 9개의 전시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부산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부산진 역사와 광안리의 미월드, 부산문화회관 등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 특별전이야말로 올 비엔날레가 내건 ’배움의 정원’이란 주제에 잘 부합되는, 진행형 전시로 평가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