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하늘 푸른우리 푸른꿈

4월은 과학의 달입니다.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는 과학의 달을 기념하는 다양한 대회를 엽니다. 지난 4월 9일, 야탑초등학교에서는 ‘2012년 야탑초 교내 탐구대회’가 열렸습니다.

학생들은 과학 상상화 그리기, 과학 독후감, 로봇과학, 기계과학, 로켓과학, 전자키트, 과학탐구토론으로 나뉜 7개 중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즐거운 과학의 날을 보냈습니다.

기자는 탐구토론 부분에 참가했습니다. 3인 1조로 팀을 이루어 주제에 대한 탐구를 하고 보고서를 낸 뒤 발표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뛰어난 과학적 업적은 오늘날 현대과학 속에서도 빛나고 있습니다. 전통과학 속 과학 원리를 현대에 적용한 사례를 조사하고, 이를 활용 할 수 있는 방안을 과학적으로 탐구하시오.’라는 주어진 문제가 주어졌고, 기자의 팀은 ‘전통 과학 속 사이펀의 원리’를 주제로 정했습니다.

전통과학이란, 우리 조상들이 이 땅에서 살아가며 이룩한 과학적 업적을 뜻합니다. 또한 우리 조상의 지혜를 독창적이고 우수한 과학정신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전통과학에는 제조, 건설, 통신, 수송, 생명과학 등 여러 분야가 있는데, 우리가 옛날 물건이라고만 생각했던 것들에서도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과학 원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자의 팀은 먼저 숯과 볏짚, 자격루, 계영배를 탐구했습니다. 공기정화를 위해 또는 살균작용을 위해 간장에 사용하는 숯과, 메주를 만들 때나 수세미의 재료로 사용됐던 볏짚의 효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실험을 해보니 볏짚을 넣은 식빵에 가장 많은 곰팡이가 생겨, 미생물의 번식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숯은 물만 적신 식빵과 비슷한 정도의 곰팡이가 피는 듯 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을 적신 식빵에 더 많은 곰팡이가 생겼습니다. 숯의 양이 습기 제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깜깜한 밤에도 시간을 알려주던 자격루와,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뜻이 담긴 계영배의 원리도 직접 확인해 보았습니다. 자격루는 물의 힘을 이용해 구슬을 굴려 시간을 알려주기 때문에, 해가 없는 밤이나 비 오는 날에도 시간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계영배는 70%이상 술을 따르면 아래로 흘러내려가는 잔을 뜻하는 것으로, 과음과 과욕을 막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자격루와 계영배 모두 사이펀의 원리를 이용한 것인데, 사이펀의 원리란 ‘옮기기 위험하거나 힘든 액체를 압력과 중력을 이용하여 쉽게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이 원리는 대형 수족관, 화장실의 변기와 세면대, 싱크대의 배수관에서도 사용됩니다. 간이 자격루의 경우 약 1500ml의 물을 넣으니 1분 50초 후에 풍선이 터졌습니다. 빨대의 굵기, 풍선의 크기에 따라 시간은 달라질 것입니다. 간이 계영배의 경우, 구부러진 빨대의 윗부분 이상으로 액체를 담으면, 압력차 때문에 액체가 아래로 모두 빠져 나가게 됩니다. 빨대의 길이에 따라 빠져나가는 액체의 양도 달라집니다.
위와 같은 실험과 탐구를 한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한지와 숯을 이용한 숯 가습기는 만들기도 쉽고 친환경적이며 위생적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컵은 계영배를 응용한 것으로, 어린이 혼자서도 넘치지 않게 음료를 따를 수 있으며 욕심을 버리라는 옛 선조들의 지혜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전통과학 탐구를 하며 느낀 점이 참 많았습니다. 먼저 우리 전통과학의 우수함과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통과학은 먼 곳이 아닌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란 사실도 알았습니다. 앞으로 우리 전통과학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구석구석 숨어있는 과학적 원리를 찾아내 실생활에 이용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주변을 둘러보길 바랍니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물건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