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영 독자 (동해중앙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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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흔 선생님께 "한과도 세계화가 될 수 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실 것이다. 한과도 케이크같이 세계화 될 수 있다는 것, 바로 김규흔 선생님의 생각이다.
4월 30일, 나는 청와대 사랑채에서 열리는 한과의 오감전을 취재하기 위해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하였다. 청와대 사랑채에 도착해 열심히 취재해서 풍성한 기사를 쓰겠다는 다짐을 하며 다른 기자들과 함께 윗층으로 올라갔다.
윗층에서는 화려한 모습을 뽐내고 있는 한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서 저절로 ‘와!’하는 소리가 입에서 나왔고, 눈이 동그래졌다. 조청 유과, 백련초 유과, 흑미 유과, 백련초 다식, 다식 중에서 가장 비싸다는 송화 다식이 있었고 특이한 한과도 보였다. 오렌지 정과, 사과 정과, 금귤 정과, 나뭇잎 매작과 같은 처음 보는 한과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한과는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고,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을 한번에 깨뜨려버린 아름다운 한과들은 어린 친구들이 매우 좋아할 것이라고 느꼈다.
한과의 아름다운 모습에 정신이 팔려 한참 구경하고 있었을 때, 바로 옆에서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되었다. 인터뷰를 하게 될 한과 명인 김규흔 선생님도 보였다. 테이프를 자르는 순간 기자들은 모두 박수를 쳤다. 한과의 오감전이 무척 기대가 되었다.
커팅식이 끝나고, 다식 만들기 체험을 하게 되었다. 다식 만들기는 참 신기했다. 노란 콩가루를 꿀과 반죽한 것을 다식판에 넣어 만드는 건데, 반죽은 선생님께서 미리 다 만드셨고 나는 반죽을 판에 찍는 것을 하였다. 판에는 꽃 무늬 같은 예쁜 무늬들이 세겨져 있었는데, 그 판 안에 반죽을 동글동글하게 만들어 적당히 넣고 꾹꾹 눌렀다.
선생님께서는 다식은 정성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정성을 들여 꾹꾹 누르라고 하셨다.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더니 아름다운 꽃 무늬가 세겨 나왔다. 꽃무늬 다식을 한입 먹어보았는데, 미숫가루 맛이 입안에 진하게 퍼졌다. 곡식으로 만든 것이어서 텁텁하기는 하였지만 맛이 있었다. 다식은 소나무의 꽃가루인 송화 가루로 만든 다식이 제일 비싸다고 한다.
체험을 다 마치고 한과 명인이신 김규흔 선생님을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커팅식에서 보았던 김규흔 선생님은 이웃 할아버지 같이 매우 친근한 인상을 가지고 계셨다. 기자들은 그동안 궁금했던 한과에 대한 질문을 선생님께 묻기 시작하였다.
기자: 언제 한과를 만드셨고 왜 한과를 만드셨나요?
김규흔 선생님:장가 가기 전에 처갓집에서 한과를 만들었습니다. 한과를 만들다 보니 한과의 훌륭함에 끌려 한과를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기자:제일 자랑하고 싶은 한과가 무엇인가요?
김규흔 선생님:한과의 종류는 약 245가지 입니다. 그 중 제가 만든 한과의 종류는 약 180가지죠. 가장 자랑하고 싶은 한과는 2001년 만들었던 한과입니다. 그 때 1등을 한 한과는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의 26개 정상들이 디저트로 먹는데, 그 때 제가 만든 한과가 정상들이 디저트로 먹게 되었습니다. 정상들이 먹었던 유과와 꿀약과를 잘 만들 수 있습니다.
기자:한과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김규흔 선생님:일단 한과가 왜 발전을 못했는지 알아봅시다. 우리나라는 매우 가난하였죠. 한과는 임금이 먹는 귀한 음식이어서 돌잔치나 결혼식 때나 먹었습니다. 고귀하기 때문에 백성들이 먹지 못하여 대중화 되지 못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의 전통 과자인 화과자가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과를 잊고 화과자를 먹기 시작하였습니다. 화과자가 입에 맞으니 한과는 먹지 않고 계속 화과자만 먹게 되었죠. 그래서 발전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한과는 세계화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과는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우리나라 전통 과자이며, 영양도 매우 듬뿍 들어있습니다. 우리 친구들도 한과를 먹도록 합시다.
기자:요즘 페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십대들의 입맛에 맞을 만한 한과를 소개해 주세요.
김규흔 선생님:어렸을 때 부터 피자나 치킨 같은 페스트푸드를 먹은 것이 문제입니다. 어렸을 때 입맛이 커서 입맛을 좌우한다고 합니다. 페스트푸드만 먹고 한과는 먹지 않아 친구들이 계속 페스트푸드만 먹는 거죠. 그래서 젊은 세대들의 입맛에 맞게 하트 모양 한과나 초콜릿 한과 등 퓨전 한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기자:한과는 무엇인가요?
김규흔 선생님:한과는 우리나라 전통 과자입니다. 찹쌀, 들깨, 호두 등 자연에서 구하는 재료로 만들어서 영양이 듬뿍 들어 있습니다.
기자:한과를 만들 때 제일 힘든 점이 무엇인가요?
김규흔 선생님: 유과를 만드는 것이 제일 힘듭니다. 유과는 찹쌀을 발효해서 만드는데 섭씨 20도에서 15~20일 동안 발효시킵니다. 유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해서 매우 힘듭니다.
기자:언제까지 한과를 만드실 건가요?
세계 인구가 한 번씩 한과를 먹을 때까지 계속 만들 겁니다.
기자:한과가 세계화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될까요?
김규흔 선생님:세계에 홍보를 널리 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나라의 식문화에 맞추어 한과의 맛을 바꾸어야 합니다. 그냥 우리가 먹는 한과를 외국 사람들에게 주면 세계화 되기 어렵습니다. 그 나라의 식문화의 맞추어 한과도 바꾸면 외국 사람들이 한과를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초코유과 등 퓨전유과는 제가 처음으로 만든 것입니다. 한과도 시대에 맞추어 만들어야 합니다.
기자:외국인에게 대접하고 싶은 한과는 무엇인가요?
김규흔 선생님:전부 다입니다. 외국에 나가 외국 사람들에게 한과를 하나 주면 외국 사람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기자:한과를 만드는 기술을 누구에게 전수합니까?
김규흔 선생님:아들과 딸에게 전수하고 있습니다. 한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김규흔 선생님은 어렸을 때 입맛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지금 계속 피자나 치킨 같은 패스트푸드만 먹으면 커서도 그런 몸에 좋지 않은 패스트푸드만 골라 먹게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은 한과를 먹지 않을 것이고 만드는 기술도 점차 사라지게 될 겁니다. 결국 그렇게 된다면 한과는 영원히 잊혀지고 서양의 음식들만 널리 기억되겠죠.
한과는 한국의 미로써 정말 세계화 될 수 있는 아름다운 음식인데, 한과가 아닌 케이크를 기억하는 친구들이 많아 참 아쉬웠습니다. 앞으로는 어린 친구들이 한과를 기억하고, 사랑하고, 먹고, 지켜야 합니다. 한과에 대해 조사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한과가 궁금한 친구들은 포천에 있는 한과문화박물관에 가면 큰 도움을 얻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우리 친구들도 몸에 나쁜 패스트푸드 대신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한과를 먹는 것이 어떨까요?
안소영 독자 (동해중앙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