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호 독자 (오륙도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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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벌써 7회째를 맞이한 부산국제연극제(BIPAF: Busan International Performing Arts Festival)에 어린이홍보대사로서 참여했다. 올해의 부산국제연극제는 연극의 경계선(Defining the Boundaries of Theater)이란 주제 하에 외국극단의 7개 작품과 국내 극단의 12개 작품이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부산의 다양한 장소에서 공연되었다.
약 10만 명의 사람들이 극장을 찾았고, 올해는 단순히 관객이 연극을 보는 것을 벗어나서 관객이 연극과 만나는 다양한 행사를 선보였다. 관객과 배우가 BIPAF Zone에서 함께하는 행사도 있었고, 어린이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연극공연도 마련되었다.
이런 점에서 올해의 부산국제연극제는 시민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깝게 다가간 행사였으며, 그만큼 시민들의 호응도 뜨거운 축제였다.
나는 약 4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어린이홍보대사로 선발되어 부산국제연극제에 참여하였는데, 연극이 공연되기 전에 관객들에게 한국어와 영어로 공연내용과 관람 시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간단해 보이는 역할 같아 보이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조명을 받으면서 무대에서 말한다는 것이 실제 경험해 보니 정말 많이 떨리고 힘들었다.
나는 개막작인 프랑스의 나세 마틴 고세 극단의 ‘코미디’라는 작품의 해설에 참여했다. 약 5분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그 순간을 위해 2시간씩 3번에 걸쳐 자연스럽게 말하는 방법과 무대 예절에 대해서 교육을 받았다. 공연 당일 날 큰 무대에 서서 조명이 나한테만 비치니, 얼마나 자신이 특별하게 느껴지는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고, 나는 정말 행운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20명의 어린이 홍보대사들 중에서 14명의 어린이들에게 직접 연극을 만들어 공연해 볼 수 있는 워크숍의 기회가 주어졌다. 나도 그 14명에 들게 되었는데 약 10일 동안 매일 하루에 3시간씩 연극워크숍에 참여했다.
백제의 설화인 ‘도미부인’을 25분 동안 공연하기 위해 우리는 이태리 연극 감독인 니콜라 피안졸라 선생님으로부터 몸으로 이야기를 표현하는 그로토프스키 연기법을 배웠다.
그로토프스키 연기법은 분장, 의상, 조명 등 어떠한 치장에도 의지하지 않은 채 배우들의 완벽한 신체적 움직임으로 연극의 내용을 표현하는 것인데, 처음에는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점차 스스로 그 의미를 체험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사람들의 몸이 모여 이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니. 우리는 대사 없이 몸의 움직임과 음악을 통해서 도미부인의 이야기를 공연했고 나는 플롯을 연주하여 도미와 도미부인의 아름다운 사랑을 슬픈 음악으로 표현하였다.
5월 9일 경성대 앞 용천지랄소극장에서 우리의 ‘도미부인’을 선보였을 때 많은 관객들이 우리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주었고 부산국제 연극제 조직위원장인 허남식 부산시장님이 주신 수료증도 받게 되어 그 동안의 어려움과 고생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올해 제7회 부산국제연극제는 신선하고 새로운 내용으로 관객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었지만, 내게는 특별히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어린이홍보대사로서 부산시의 행사에 하나의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도 느꼈고, 또 이태리 연출가 선생님과 연극을 만드는 경험을 해봄으로써 어린 시절의 내가 가진 잠재성과 능력을 한 단계 더 확장시켜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송지호 독자 (오륙도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