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우리에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요즘 나오는 어린이 상품을 보면 대부분 인기있는 만화 캐릭터를 표면에 인쇄하여 판매하기도 하고, 만화에 나오는 아이템을 그대로 본따 만든 물건도 많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 생활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만화는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일까?

대형 마트를 가도, 조그마한 문구점을 가도 요즘은 만화 캐릭터가 그려지지 않은 상품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아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만화캐릭을 이용하여 보다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한 기업의 생각이겠지만, 이렇게 만화를 상품화하다보면 아이들은 쓸데없는 물건을 많이 구매하게 된다. 특히 액션/ 판타지 만화에 나오는 물건을 본떠 만든 물건들은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아, 나도 저걸 가지고 있으면 00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할 수도 있고, 그러다보면 과다소비로 자신도 모르게 점차 움직여 가는 것 이다.

우리반에는 만화를 잘 그리는 남자아이가 있는데, 언제나 폭력적인 스토리를 잡아 그림을 그린다. 그런데 보면 그 아이가 그리는 만화는 ‘소울00’ 라는 텔레비전 만화의 이야기와 비슷하고, 만화를 그리는 것 때문에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는데 이것은 만화가 주는 또다른 피해라고 볼 수 있다. 텔레비전 만화는 만화책보다 더 화려한 색깔과 입체감으로 보는사람에게 실감을 느끼게 해 주지만, 그런 것 때문에 폭력만화를 보고 그것을 따라하거나 같은 이야기로 만화를 그리는 사람도 꽤 있다는 것 이다. 또 이런 만화들은 중독성이 강하다는 점도 있다. 그런 것으로 오랜시간 만화를 시청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숙제와 공부에 소홀히 하기도 한다.

그러나 만화가 주는 이득도 있다. 전문사전 등으로 알아보는 다른나라의 이야기는 따분하지만, 만화로 엮어 낸 ‘먼나라 이웃나라’ 와 같은 책들은 읽기도 좋고 그림과 함께 볼 수 있어 알아보기도 편하다. 아이들이 보기 싫어하는 두꺼운 책들이 모두 만화로 나온다면 누구든지 좋아하지 않을까?

한 기획사에서 4~5살의 아이들을 3그룹으로 나누어 영상을 보게 하는 실험을 한 적이 있는데, 1그룹에는 한 실험자가 인형을 괴롭히는 것. 2그룹에는 인형을 안아주는 등 애정표현을 하는 것, 마지막 3그룹에는 인형을 보아도 실험자는 무시하는 것을 10분가량 반복하여 보여주었다. 그리고 각 그룹의 아이들을 영상에서 본 방과 같은 곳에 놓고 카메라로 지켜보았는데 신기하게도 다른 그룹의 아이들이 모두 시청한 영상과 같은 행동을 하였다. 나는 이것을 보며 만화를 좋아하는 어린 아이들의 심리를 이용하면 만화를 더 좋은 쪽으로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 성공한다는 만화를 제작해 아기 때부터 계속 보여준다면 그것이 습관화되어 자라면서도 그 만화의 내용을 따라하지 않을까. 그래서 좋은 쪽으로만 자라나지 않을까..

사춘기인 아이들에게는 주인공이 바르게 커가는 만화를, 심하게 말썽을 피울때는 조용한 만화를.. 이렇게 타입 별로 만화가 만들어진다면 기존과 같은 만화 캐릭터를 사용하면서도 내용은 좋으니 누구나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만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생각해보니 만화의 좋은점도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더욱 많은 것 같았다. 그리고 필요할 때 마다 만화를 여러곳에 응용하다 보면 더욱 좋은 무언가가 탄생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저 즐기기 위해 보는 만화 보다는 좀 더 많은 것을 위해 제작하는 만화가 되었으면 더 좋겠다고 느꼈다.

배인혜 독자 (대구상인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