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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 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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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인 나누리기자 (프랑크푸르트 한글학교 / 6학년)

추천 : 31 / 조회수 :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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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주말나들이-들판에서 나물 캐기

매주 토요일이면 나는 한국학교에 간다. 오후 수업이 끝나면 엄마와 아빠가 편안한 신발을 준비해서 학교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우리는 함께 산속이나 들판으로 나들이를 간다. 좋은 공기 속에서 마음껏 숨쉬고, 운동을 하고 그리고 참나물, 달래, 고사리와 쐐기풀 등 나물도 뜯는다.


운동을 하고 나물을 뜯을 때 규칙을 정해 놓았다. 첫째, 나뭇가지를 꺾거나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둘째, 동물들이 태어날 시기에는 숲속 깊이 들어가지 않고 큰 소리로 떠들지 않기. 셋째, 필요한 만큼만 뜯기, 특히 뿌리를 먹는 식물은 씨를 맺을 수 있게 남겨두기. 넷째, 한 자리에서만 뜯지 않기. 다섯째, 나물을 캔 자리는 흙으로 다시 덮어두기 등이다.


내가 발견한 달래밭에는 하얀 뿌리에 진한 향기를 가득 담은 달래가 지천이었다. 엄마가 발견한 고사리 밭에는 아기 손같은 고사리가 쏘옥 쏘옥 고개를 내밀고 있다. 나는 둥글레밭도 발견했다. 인터넷에서 둥글레가 맞나 확인해 보고 가을에 뿌리를 캐기로 했다.


이렇게 산책하면서 채집한 나물들로 김치를 담거나 무쳐서 들과 산의 봄맛을 집에서 느껴 본다. 참나물에서는 미나리에서 나는 향긋한 냄새가 난다. 쐐기풀이란 이름과는 달리, 쐐기풀로 된장국을 끓이면 그 맛이 너무나 부드러워 한 그릇을 얼른 비우게 된다. 독일에서는 옛날에 가난한 사람들이 쐐기풀을 시금치 대용으로 먹었다고 한다. 쐐기풀을 뜯을 때 쏘이게 되면 처음에는 따갑지만 조금 지나면 시원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관절이 아픈 사람들은 민간요법으로 쐐기풀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차를 끓여 마시면 부기를 빠지게 해 준다고 한다.


봄에 꽃이 피면 제비꽃과 민들레꽃을 따서 엄마가 준비해놓은 찹쌀가루로 화전을 부친다. 그 특별한 화전에서는 신선하고 향긋한 봄 향기가 나서 먹을 때 항상 기분이 좋아진다. 너무나 예뻐서 먹기가 아깝게 여겨지기도 한다. 엄마와 아빠는 나물들과 화전을 드시면서 어릴 적 생각을 하시기도 하고 또한 향수를 달래시기도 하신다.


우리가 자주 가는 옛날 물레방아자리인 <로테 뮐레> 부근 숲과 우리가 이름을 붙여준 <민들레 들판>에는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자리가 많다. 가끔 참치 김밥이나 주먹밥, 아니면 그냥 밥과 김치도시락을 싸서 먹으며 우리만의 <도시락 Feeling>이라는 좋은 느낌을 즐긴다.


그런데 우리가족 소풍 장소들 중에 좀 가기 싫은 곳이 있다. 바로 <산마늘 숲>이다. 그 숲 속에는 거의 산마늘만 자라서 하얀 산마늘 꽃들이 키 큰 나무 아래 바다처럼 펼쳐져 있다.


하지만 그 숲에는 아주 귀찮은 모기들이 너무나 많다. 모기들은 특별히 커서 한 번 물리면 퉁퉁 붓는다. 얼마나 지독한지 끝도 없이 덤벼든다. 한 번은 우리 모두가 팔, 다리, 얼굴, 심지어 머리 밑까지 물렸다. 그 다음에는 엄마 아빠만 완전무장을 하고 들어가셔서 산마늘을 뜯으시고 나는 숲 속 길에서 운동을 했다.


나물 채집은 아쉽게도 사월 중순에 시작해서 오월 중순쯤이면 끝난다. 그러면 운동을 더 많이 한다. 숲 속에는 베어놓은 나무들이 썩어서 거름이 되도록 버려져 있다. 그 중 곧고 적당한 굵기의 막대기를 골라 즉석에서 목검을 만든다. 아빠는 검도를 즐겨하시는데 때로는 나에게 간단한 기술을 가르쳐 주신다. 제일 재미있고 팔운동도 되는 것은 목검 돌리기다. 아주 간단하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꽤 멋있어 보인다.


산책하는 동안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다 즐겁지만 제일 소중한 것이 있다. 부모님과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집에서도 부모님이 끝도 없이 한국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이야기를 들려 주신다. 하지만 숲이나 들판에서 나누는 이야기, 그리고 계속 나누게 될 이야기는 좋은 추억으로 쌓여서 내가 살아가는 데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정재인 나누리기자 (프랑크푸르트 한글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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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비
순천매산중학교 / 1학년
2011-06-16 18:33:00
| 다른 나라에도 참나물, 달래, 고사리와 쐐기풀이 자라는군요^^ 맛은 같은지 모르겠어요^^ 외국사람들은 우리같이 이런 산나물을 많이 안먹나 봐요^^
이호정
서울서강초등학교 / 6학년
2011-06-16 19:20:58
| 우와, 다른 나라에서 나물을 캐면 참 재미있을것 같아요! 즐겁게 산에서 뛰어놀면 얼마나 좋을까요...즐거운 시간 보내셨을것 같습니다! 저도 가고싶네요...*
정지연
서울중평초등학교 / 5학년
2011-06-16 20:22:57
|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잘 모르는 참나물, 달래, 고사리를 독일에서 캐다니... 정말 대단해요~~ 우리나라 나물들을 캐다보면 우리나라가 많이 생각날 것 같아요.
이정경
서현초등학교 / 6학년
2011-06-19 10:25:01
| 독일에는 숲도 많다니 그런 나물들이 있긴 하겠네요. 좋은 부모님 같아요. 한국에 사는 저는 아빠 엄마랑 산에 다니지만 나물을 보거나 하진 않는답니다. 다음에는 저도 좀 찾아 볼라고요. 기사 멋집니다.
정혜인
송파중학교 / 1학년
2011-06-19 11:06:45
| 독일에 숲에 저도 가보고 싶어요. 우리나라와 똑 같은 나물이 있다는게 신기해요. 기사 잘 읽었습니다.^^
박민지
호원중학교 / 1학년
2011-06-19 22:49:54
| 저희 집 앞에도 수락산과 도봉산이 있습니다. 그리고 중량천도 길게 뻗어있는데, 여러가지 들꽃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들꽃과 관련된 기사를 썼는데 기자님의 기사를 보니 어떻게 기사를 쎠야 될지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손채현
신곡중학교 / 1학년
2011-06-20 20:36:22
| 저도 독일에 가 보고 싶어요. 사진속의 산마늘 꽃은 너무 이뻐보여요.
이한비
천안청당초등학교 / 5학년
2011-06-22 17:26:19
| 독일에 사세요?
송석호
인주중학교 / 1학년
2011-06-22 19:05:34
| 우왓! 독일에서 사시 것에요? 독일에도 우리 나라의 나물들과 식물들이 살고 있군요!
정재인
프랑크푸르트 한글학교 / 6학년
2011-06-23 18:05:13
| 제 글 읽어주시고 댓글을 많이 달아줘서 고마워요,친구들~ 제가 사는 헤쎈주의 학교들이 오늘 6주간의 여름방학을 시작했어요.
마음껏 놀아 볼려고요!^^
김의중
서울동자초등학교 / 6학년
2011-06-24 08:40:12
| 한국에 사는 저보다 독일에 사시는 분이 나물을 더 잘알고 계시다니 대단하네요.
곽사라
오산초등학교 / 5학년
2011-06-24 11:22:38
| 어머나 독일에도 정말 달래 참나물이 있네요 그럼 우리처럼 봄나물도 만들어 먹는지 궁금해요 기사 잘읽었습니다.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1-06-24 18:51:32
| 독일에도 우리나라와 똑같은 나물들이 많이 있네요. 이국적이면서도 왠지 우리나라의 자연과 비슷한 느낌이 물씬 났어요.
산마루숲이 싫다고 했는데 사진상으로는 굉장히 운치가 있어 좋아보였어요^^*
최제윤
상동초등학교 / 6학년
2011-06-24 23:15:33
| 우와, 재미있겠네요!
부모님과 대화도 나누고, 자연의 향기도 맡고!
저도 한번 가고싶네요.
신홍규
서울언북초등학교 / 6학년
2011-06-26 17:43:39
| 자연과 함께~ 외국에 있으면 더 한국적이 되는 것 같아요! 기사 읽으니 왠지 자랑스럽고 뿌듯해져요!
함소원
이의중학교 / 1학년
2011-06-26 21:07:05
| 독일숲에서 우리나라 숲을 느낀다. 와우 뭔가 느낌이 오는것 같네요. 독일 숲속의 향기를 전해주어 감사합니다.
이준우
말레이시아 한국인학교 / 5학년
2011-06-27 00:32:07
| 저는 말레이시아에 삽니다. 저도 토요일마다 한국학교를 가는데 그 점,많이공감됬습니다. 한국에 있을때, 또 여기에서도 도시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들판에서 나물 캐본적이 별로 없습니다.그런 저에게 좋은 사진들과 글들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현지
덕원중학교 / 1학년
2011-06-28 22:46:03
| 우리나라에서 독일의 자연도 볼수 있고 푸른누리 잘했어요.하하하
곽채원
한양초등학교 / 6학년
2011-06-29 16:45:03
| 독일에서 나물을 캔다니 정말 더 한국적인것 같아요!
오혜선
서울중랑초등학교 / 6학년
2011-07-01 22:49:19
| 독일에 사시는 군요????
채지희
상해한국학교 / 1학년
2011-07-02 10:33:53
| 재미있는 기사 잘 읽고 갑니다~~ 독일에도 한국 나물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워요.. 상해에는 그런 것이 없는 듯 한데요.. ^^ 재미있게 주말을 보내시는 모습에 미소가 지어져요..
허린
원광중학교 / 1학년
2011-07-02 12:54:32
| 독일의 낭만적인 풍경과 한국의 나뭉링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루는군요. 기사의 사진도 정말 인상적입니다 ^^
백기두
유덕중학교 / 1학년
2011-07-02 13:52:25
| 멋진 곳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속 풍경 너무너무 멋있네요.
전주한
연대한국학교 / 5학년
2011-07-05 17:12:56
| 독일에도 산나물이 많은가 보네요. 저는 중국에 사는데 이곳에도 냉이, 쑥, 민들레들이 있지만 한국것과는 조금 달라 캐보지는 않았는데.... 내년 봄에는 나도 엄마와 함께 나물을 캐보아야겠네요.
김세경
서울백석중학교 / 1학년
2011-07-07 14:33:03
| 정재인기자님 정말 평온한 주말을 보내시네요.
기사에서 상큼한 산나물의 향취가 느껴집니다.
아름다운 사진과 훈훈한 기사 잘 읽고 추천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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