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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 2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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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은 독자 (동학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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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산 박두진 시인의 고향에서 만난 시비 ‘고향’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어, 달밤이 싫어,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어,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어…….

해야, 고운 해야. 네가 오면 네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靑山)이 좋아라. 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라도 좋아라.

사슴을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陽地)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 자리 앉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 자리 앉아 애띠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위 시는 박두진 시인의 대표작인데 중학교 국어책 1학년 2학기에 실려 있다. 인터넷으로 시비를 검색 해보니 안성에 박두진 시비가 있었는데 ‘해’의 소재가 되었다는 백운산을 마주하고 있다고 하여 꼭 가보고 싶었다.

2월 7일 안성의 박두진 시인의 시비를 찾아갔다. 안성시내를 지나 안성시립도서관-보개도서관에 도착하니 2004년 정부가 선정한 문화인물 기념비와 시비가 함께 서 있었다.


"시는 모든 것 위에서 최고의 비판이자 최고의 도덕적 이상 미학이며 가장 높은 단계의 인간성을 실현해야 한다."는 박두진 시인의 말씀이 적힌 기념비를 보고 시비로 갔다. 시비 ‘고향’이 적혀 있었다. 시비가 있는 보개도서관에는 박두진 자료실이 있다. 그런데 도서관이 시설공사를 하고 있어서 가 볼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박두진 시인에 대한 자료는 안성시립도서관 홈페이지 - 문화정보 - 시인 박두진(http://www.apl.go.kr/CultureInfo/culoffering.aspx)을 통해 알아보았다.


박두진 시인은 1916년 3월 경기도 안성에서 출생하셨고 1998년 9월 돌아가셨다.
1939년 5월 ‘향현’, ‘묘지송’, ‘낙엽송’ 등의 작품이 정지용 시인에 의하여 <문장>지에 추천되어 시인이 되셨다. 1946년 6월 조지훈, 박목월 시인과 함께 ‘청록집’을 내셨고 1949년 5월 시집 ‘해’를 간행하셨다. 박두진 시인은 시집에 ‘오도’, ‘박두진 시선’, ‘거미와 성좌’ 등이 있으며 ‘아세아자유문학상’, ‘서울시 문화상’, ‘대한민국 예술원상’, ‘인촌상’, ‘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하셨다. 연세대학교, 우석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등에서 교수를 하셨다.


시비를 등지고 서서 ‘해’가 지어지게 된 백운산을 바라보았다. 시가 지어진 장소에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레었다.
박두진 시인은 저 산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어둠이 사라져 평화롭고 희망찬 세상이 오게 된 것을 기뻐하셨겠지……. ‘해’가 적혀 있는 시비는 프랑스의 베종 라 로멘느 시에 2001년에 세워졌다. 언젠가 세계 여행을 가게 되면 찾아가 봐야겠다. 시비를 만나면 시인을 만나게 되고 시인이 살았던 시대와 시가 지어지게 된 계기도 생각해 보게 한다. ‘해’를 지으면서 박두진 시인은 일제강점기의 고통이 끝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발전하는 우리나라를 꿈꾸었을 것 같다.


‘고향’을 읽으면서 시인의 고향을 떠올려 본다. 고향은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리워하는 곳인 것 같다.

고향

박두진

고향이란다. 내가 나서 자라난 고향이란다.

그 먼 눈 날려 휩쓸고 별도 얼어 떨던 밤에

어딘지도 모르며 내가 태어나던 곳,

짚자리에 떨어져 첫소리 치던

여기가 내가 살던 고향이란다.

청룡산 옛날같이 둘리워 있고

우러르던 옛 하늘 푸르렀어라.

구름 피어오르고 송아지 울음 울고

마을에는 제비떼들 지줄대건만,

막쇠랑 복술이랑

옛날에 놀던 동무 다 어디 가고

둘이만 나룻터럭 거칠어졌네.

이십 년 흘렀는가 덧없는 세월…….

뜬 구름 돌아오듯 내가 돌아왔거니

푸른 하늘만이 옛처럼 포근해 줄 뿐

고향은 날 본 듯 안 본 듯 하여,

또 하나 어디엔가 그리운 고향

마음 못내 서러워 눈물져 온다.

엷은 가을 볕 외로운 산기슭에 아버님 무덤

산딸기 빠알갛게 열매져 있고

그늘진 나무 하나 안 서 있는 곳

푸른 새도 한마리 와서 울지 않는다.

석죽이랑 산국화랑

한 묶음 산꽃들을 꺾어다 놓고

아버님! … 부를 수도 울 수도 없이

한 나절 빈 산에 목메어 본다.

어쩌면 나도 와서 묻힐 기슭에

뜬 구름 바라보며 호젓해 본다.

이예은 독자 (동학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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