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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덕소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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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 곡식

지난 2학년 때의 일이야. 난 학교에 갔다와서 우물에서 손과 발을 씻고 있는데 영숙이네 아저씨(삼촌)가 왔지. 아저씨는 나를 힐끗 보더니 소리쳤어. 무시당하니까 기분이 나쁘긴 해도 내 특유의 궁금증으로 내 화는 가라앉았어. 이 아저씨가 왜 우리 집에 왔나, 그게 궁금했거든. "거기, 나화네 아주머니 계십니까?" 영숙이네 아저씨는 서울에서 공부를 하고 조용한 시골에서 다시 독학을 하겠다며 우리 산골 마을의 영숙이네로 이사왔습니다. 늘 잘난 체하며 뻐기고 있는 우리 마을에서 제일 똑똑한 광배네 이장 아저씨보다 젊고 똑똑하고 점잖은 아저씨입니다.

우리 엄니 목소립니다. "야, 여기 있어야. 와, 무신 일이노?" 영숙이네 아저씨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습니다. "죄송하지만 곡식을 좀 꿨으면 합니다." 울 엄니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휴~! 알았네고야. 뒤주에 있응께 퍼 가그라." 라고 했지. 그도 그럴 것이 영숙이네는 식구는 마을에서 제일 많음서 논은 한 마지기 밖에 없는 집이야. 게다가 영숙이 어매가 이 시동생을 얼마나 미워하는지 몰라. 있는 말 없는 말 지으면서 지 시동생을 욕해. "아이고마, 영숙 아배가 너무 맘이 좋은겨. 즈 동상은 하는 일도 없고 놀기만 한다칸데 와 얹혀살고 눈칫밥 먹고 있응게 난 어찌면 좋다카이." 이러니 이 시동생이 곡식을 꾸러 다니며 자기 끼니를 자기가 잇는다는 게 뭔지 알겠지? 나는 울 엄니가 저 아재의 뭘 믿고 곡식을 꿔 줬는지 궁금해 못 견디겠었어. 울 엄니는 의심이 많기로 유명한데, 증서도 없이 뭘 믿고 영숙이네 아저씨한테 곡식을 꿔 줬는지 궁금해 죽을 것 같았지. 마침 저녁 밥상머리에서 이 이야기가 나왔어. 울 아배가 곡식이 줄은 것 같다고 하자 엄니가 이야기를 해 줬지. "대체 뭘 믿고 곡식을 꿔준 거야요?" 내가 물었어. 엄니는 방긋 웃더니 이야기를 들려줬지. "아 그 총각이 왜 작년 길성이네서 곡식을 꿨댄다그려. 엉? 그려서 반 년이 지나 갚을 때가 되니까 두 가마니 반을 빌렸는데 반 가마니를 더 주어 세 가마니가 됐잖니그려. 알아듣것냐? 나도 길성이네처럼 그리 곡식 좀 불려볼려 그런다카이."

반 년이 지나자 딱 반 년이 되는 날 새벽에 영숙이네 아저씨는 읍내에 가려고 집을 나섰어. 나는 영숙이네 아재가 일 년에 두 번, 반 년마다 장에 가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지. 근디 영숙이네 아재는 특이하게 고 날 따라 요상해 보인단 말혀. 참 말로 요상헌 게, 큰 가방에 뭔갈 잔뜩 넣고 고개를 푹 숙이고 버스를 타러 가. 나한테 엄니 주라고 200원, 나 묵으라구 시방 사탕두 주지 뭐야. 난 아무 생각 없이 갔거든, 다음 날, 엄니가 요란하게 울었어. 영숙이네 아재가 도망갔단 거 아니냐. 나중에 알고 보니까 영숙이네 아재는 독립 운동소의 비밀 요원으로 일본 미우라 몰래 도망쳐 왔단거 아니냐. 그리고 반 년에 한 번씩 비밀 요원들과 모이고 모은 돈을 나눠가졌던거제. 암튼 그 해 영숙이 아재는 사라져 버렸어야. 일이 잘못 돼 일본 미우라에게 잡혀갔을지, 비밀 요원들과 다시 도망친건지. 암튼 울 엄니는 아직도 "내 곡식, 내 곡식" 허면서 울고 있어야.

김지수 기자 (덕소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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