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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실 (조화진 기자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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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세상을 이룬 ‘성 패트릭의 날’

초록색 옷을 입고 참가해야한다는 말을 미리 들은 터라 우린 초록색 옷을 입고 대문을 나섰다. 지난 3월 17일 10시 40분. 네 시간 넘게 열차를 갈아타며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도착한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실 자료정보센터. 외교관 인터뷰 담당기자였던 화진이(곡성중앙초 6학년)랑 열흘 전(3월 6일)에 왔던 곳이라 그다지 낯설지는 않았다. 번호표를 받고 우리 자리를 찾아 앉고 보니 오늘 행사가 어떻게 펼쳐질지 자못 기대된다. 이날 50여개의 대학에서 온 젊은이들로 행사장은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전시물과 참가자들 의상 및 소품들도 하나같이 초록빛을 발한다. 우리 푸른누리 기자단은 특별손님으로 초대받은 셈이다. 외교관 인터뷰 때 만났었던 수현이랑 서중이 창원이도 보고 그 엄마들도 보니 참 반가웠다.

DVD스크린에 비친 아일랜드의 전통춤과 음악을 즐기면서 행사가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마침 지난번 인터뷰 때 만났던 로버트 오그번 외교관님이 ‘성 패트릭의 날’에 대한 설명으로 궁금증이 조금은 풀렸다. ‘성 패트릭의 날’은 아일랜드의 가장 큰 축일로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인 패트릭이 5세기경에 처음으로 기독교를 전파했고 3월 17일은 그가 사망한 날이라고 한다. 이날은 아일랜드는 물론 캐나다 미국 등 아일랜드 인이 사는 곳이면 어디든 축제가 열리는데 특히 미국의 뉴욕, 시카고 등 주요도시에서 성대한 행사가 치러진다고 한다. 네잎 클로버는 아일랜드의 상징으로 이날은 특별히 강물도 초록색으로 물들인다고 한다.

이어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의 강연이 열렸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에 주한미국특명전권대사로 우리나라에 부임되었다. ‘심은경’이라는 한국이름도 갖고 있고 한국과의 인연이 깊은 분이시다. 스크린을 통해 보던 분을 직접 만나고 목소리를 들으니 가슴벅차오르는 행복감이 밀려든다.

“아일랜드에 대해서 뭐가 궁금해서 이렇게들 많이 오셨습니까?”하고 유창한 한국어로 인사를 할 때는 깜짝 놀랐다. 오리지널 한국인의 발음이 아닌가. 역시 대사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븐스 미 대사의 ‘성 패트릭의 날’에 대한 역사적인 배경을 설명 듣는 시간이 매우 진지했다. 성패트릭은 가톨릭에서의 ‘성자의 날’로 아일랜드에선 아주 중요한 날이라고 한다. 16세기에 북아일랜드가 영국의 지배를 받을 때 신교도들이 많아지면서 동서로 갈라진 역사적 배경과 서쪽과 북쪽이 영국자치령으로 남고 동쪽과 남쪽은 독립국가로 되었다고 한다. 17세기~18세기 미국이 독립을 쟁취하기 이전 아일랜드에서는 미국에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 경제적인 이유로 자유를 찾아서 이주를 하게 된다. 19세기에는 이주의 흐름이 더욱 커지게 된다. 주식인 감자농사가 잘 안되면서 대기근으로 대규모이주가 이루어진다. 1840년대에 아일랜드의 대기근으로 미국으로 이주하게 된 아일랜드사람들은 고향을 그리워하며 아일랜드 문화의 정체성을 살려 ‘성 패트릭’을 기념하게 되었다고 한다. ‘성 패트릭의 날’만큼은 모든 미국인들이 다 명예아일랜드 사람이 된다고 한다.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미국에 새로운 색깔들을 입혀가면서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존재를 인식시켜준다고 했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총영사(1995-1998)를 지내면서 겪었던 얘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1995년 당시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방문 행사 때의 일화를 소개해주었다. 오래된 신문을 꺼내어 ‘캐슬린 스티븐스 미국총영사가 빌 클린턴 대통령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중에 과속운전 딱지를 떼었는데, 그 어떤 테러보다도 많은 북아일랜드사람들이 죽고 있다.’고 기사내용을 직접 읽어주니 행사장은 모두 웃음바다가 되었다. 아주 유머 감각이 뛰어나신 분임을 알 수 있었다.


한미관계에 대한 한 학생의 질문에 미국과 아일랜드 관계에 평화협정·문화적 협정으로 인적관계가 매우 중요한 것처럼 한미관계도 어느 정도 영향력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학계 문화·정치계 등 어떤 분야에서든 성장하고 있다고 답했다.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가지고 와서 보여 주기도 했다.

아일랜드는 정치 또는 분쟁해결, 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가볼만한 곳이라고 했다. 창의력과 음악, 전원적인 매력으로 넘치는 곳으로 풍광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한다. “아일랜드의 힘은 사람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천연자원도 부족하고 농사짓고 가난하며 강대국들과의 사이에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유럽연합에 지원을 받으면서 교역으로 인해 안정된 상태에 놓여지면서 본격적으로 문화가 꽃 피워진 것이라고 한다.

또 그들은 교육에 큰 가치를 둔다고 했다. 가톨릭계 아일랜드인 변호사·교수 등이 많은 게 다 교육에 집중한 결과라고 한다.

몇 년 전에 제주도에서 아일랜드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면서 “제주도가 아일랜드와 관련된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하고 질문을 던졌다. 난 곧 제주도 일주도로변 한림성당과 성이시돌 목장이 떠올랐다. 아일랜드출신 신부와 수녀들이 양을 들여와서 옷감을 짜고 뜨개질을 가르쳤다고 한다. 정작 고향이라지만 내가 몰랐던 새로운 지식을 접하니 부끄러우면서도 한편 반가웠다.

한 참석자는 눈시울을 글썽이며 아일랜드와 한국간의 공통점이 있다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대사님이 많이 노력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하자 스티븐스대사는 고맙다는 답례와 함께 아일랜드와 비교해 보면 한국은 더욱 위험한 상황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아일랜드의 분쟁은 종교분리가 전부가 아니며 역사 문화 등 굉장히 많은 복잡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미국의 동전을 들어올리며 “하나가 모여 여러 개” 라는 모토가 새겨져 있다고 했다. 미국은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나라고 인종적 종교적 갈등이 지금도 많다고 했다.

스티븐스 미 대사의 질의응답 시간이 다 끝나고 우리는 점심으로 ‘성 패트릭의 날’의 전통음식인 초록 물을 들인 피자를 나눠먹었다. 막간시간을 이용해서 스티븐스 대사와 푸른누리 기자단의 사진촬영도 있었다. 아일랜드 스텝 댄스를 구경하고 퍼레이드 콘테스트를 열기도 했다. 초록색 리본·종이·컵 등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창의력을 발휘하는 그룹 활동이다. 우리 푸른누리 기자단은 슈렉과 피오나 공주의 스토리로 구성해서 퍼레이드 의상을 준비했다. 대학생들 못지않은 창의력을 발휘한 푸른누리 기자단의 퍼레이드는 단연 1등으로 뽑혀 상도 받았다.

푸른누리 기자단의 학부모로서 젊은이들의 활기 넘치는 축제의 장에 함께 있다는 게 참 행복했다. 축제도 다 끝나가고 이제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내 가슴에도 미국과 아일랜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열리기 시작한 것 같다.


고동실 (곡성중앙초 6 조화진 기자 엄마)

고동실 (조화진 기자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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