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29호 2월18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류연웅 독자 (인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308 / 조회수 : 3166

뉴스 공유하기 C
					로그 미투데이 트위터 Facebook

네모아파트 경비이장님과 쪼로로옥 샘

이장님이야기는 끝나지 않네요. 오늘은 정말로 허무한 이장님 이야기입니다. 이장님은 경비아저씨가 된 후로부터 자기가 왕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주변사람들한테 이렇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게나 물좀 가져오게."
"우리 백성들이 잘 살도록 나 임금이 잘 도와주겠네. 허허허"
"이보게 신하, 제대로 일좀 처리하란 말이야! 일좀!"

네모 아파트사람들은 기분이 정말 나빴어요. 하지만 이장님에게 뭐라뭐라 해도 돌아오는 것은 한마디 뿐이였어요.
"그러면 이사가든지."

청년회장이 말했어요.
"이장님, 이장님은 왕이 아니라 그냥 경비 이장님일 뿐입니다. 자꾸 임금님 행세를 하면 사람들이 모두, 네모아파트 사람들이 모두 이장님을 싫어할 지 모릅니다."

그러게 말이에요. 이장님이 자꾸 잔소리하고 뭐라뭐라해서 마을사람들 모두가 이장님을 싫어하는 것 같았어요. 이장님은 얼굴을 찡그리며 이렇게 말했어요.
"그러게 말이다. 그러면 이제부터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해야겠구나. 먼저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

빰빰빰빰빠라빠라빰
청년회장은 곰곰히 생각하다가 말했어요.
"음...... 그게 말입니다."
청년회장은 놀이터를 가리키며 말했어요.
"저기 놀고 있는 아이들이 보이시지요? 저기 있는 아이들처럼 먼저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입니다. 너무 경비사무실에서 텔레비전만 보지 말고요."

이장님은 곰곰히 생각했어요. 그러고 보니 틀린 말도 아니에요. 사람들하고 친해지면 굳이 착한일을 하지 않아도 마을 사람들 모두가 이장님을 좋아할 테니까요. 이장님은 일단 밖으로 나갔어요. 입고 있던 오리털경비복을 벗고 네모 초등학교 체육복으로 갈아입었지요.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많이 입는 옷을 입어야 한다나요. 사람들은 모두 웃음이 터져나왔어요. 연세가 60이 넘으신 할아버지께서 초등학교 체육복을 입고 놀이터로 뛰어간다니요. 이장님은 슬리퍼를 질질 끌면서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말했어요.

"나도 같이 놀자!"
아이들은 어리둥절했어요. 그리고 무섭기도 했어요. 생각해보세요. 60이 넘으신 할아버지께서 학교체육복을 입고, 입이 찢어지도록 커다랗게 웃으면서 달려오는 모습을....
"으앙!"
또래 중에 제일 어린 6살 짜리 훈이가 울음을 터뜨렸어요. 이장님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무안해서 다시 경비사무소로 돌아왔어요. 그러고는 청년회장에게 버럭버럭 소리질렀지요.
"감히 네가 이상한 말을 해가지고, 내가 창피하기만 했잖아!"

청년회장은 매우 기분이 나빠서 순간적으로 이런 말이 나왔어요.
"어쩌라고~?"
앗! 순간 청년회장도 당황했어요. 하지만 더 당황한 것은 이장님이였지요.
"뭐가 어쩌고 저째? 이녀석이! 아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이번만은 봐주겠다."

이게 웬일일까요? 욕심쟁이에다가 심술꾸러기 이장님이 너그럽게 용서를 하다니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장님은 이런 말을 했어요.
"대신 내가 키우는 물고기가 추워하는 것 같으니, 물고기가 신을 신발과 목도리를 만들어라."
청년회장은 얼굴이 울상이 되어서 말하였어요.
"이장님, 심술 좀 그만 부리십시요."
"시끄럽다! 안 그러면 너를 전교어린이회장으로 만들어버리겠다. 아니지 네모초등학교 1학년 1반 화장실 청소 부반장으로 만들어버릴 테다!"
청년회장은 걱정이 됐지요. 지난번에는 도둑한테 최씨부자의 집 비밀번호를 알려줬는데, 이 사소한 일이라고 못할 이장님이 아닌 것을 알았기 때문이지요. 청년회장은 이장님에게 두 무릎을 굽히고 싹싹 빌었지만 이장님은 그냥 모른채만 했어요.

요리사가 찾아와서 말했어요.
"이장님, 심술 좀 그만 부리십시요."
그래도 이장님은 아무말이 없었어요.
세계 최고의 과학자가 찾아와 말했어요.
"이장님, 물고기는 비늘이 미끈미끈해서 아무리 신발을 신는다해도 다 미끄러져 버립니다."
"그러면 기린의 목도리를 가져오거라. 파리의 안경이여도 좋다."
아이고, 이번에는 또 기린의 목도리, 파리의 안경이라니 정말 심술 궂군요. 심술이 단단히난 모양이지요.


빰빰빰빰빠라빠라빰
아침이 됐지만 여전히 네모아파트는 떠들썩했어요. 과학자가 기린의 목도리라도 만들어야 겠다고 며칠째 밥도 안먹고 연구실에만 있는 거에요. 청년회장은 걱정이 됐지요.
"저라다가 몸이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하냐?"
걱정되는 것은 네모아파트의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였지요. 아차차! 오직 한 사람만 빼고요. 한 사람이 누군지는 알지요?

그 시각 유일하게 걱정을 하지 않는 한 사람! 이장님은 경비원 복장으로 갈아입고 렌턴을 들고 지하주차장으로 갔어요. 어두컴컴한 지하주차장에 무슨 소리가 들려왔어요.
"쪼로로옥~"
"거기 누구냐?"

이장님이 렌턴을 비추며 큰소리로 외쳤어요. 하지만 대답은 없었지요. 걱정 반 불안 반, 뒤를 돌아보려는 순간 또 다시 소리가 들려왔지요.
"쪼로로옥~"
"아, 거 참. 누구냐고? 할아버지를 놀리니까 좋으냐?"

그래도 소리는 쉬지 않고 들려왔어요.
"쪼로로옥, 쪼로로옥, 쪼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옥~"
이장님은 신경질이나 죽을 직전이였지요. 씩씩 화가 난 채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갔는데 이게 웬일인가? 작은 구멍에서 물이 쉬지 않고 흐르는 거에요.
"저게 뭐지?"

이장님은 겁도 없이 다가섰어요. 그 물을 만져보자 이장님은 머리부터 발톱끝까지 모두 시원하고 개운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윽고 이장님은 그 물로 세수도 하고 목욕도 했지요. 혹시 누가 들어올까 모르니 팬티는 입고 말이지요. 정말 개운했어요.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누군가가 지하주차장에서 흐르는 물로 팬티만 입고 목욕을 한다니... 하하하.

빰빰빰빰빠라빠라빰
그 시각, 컴컴한 지하주차장 위의 밝은 세상에서는 세 가지 큰 문제가 생겼어요. 첫번째는 아파트에서 물이 안 나오는 것, 두번째는 과학자가 기린 목도리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 마지막으로 청년회장이 발견한 것인데 지하주차장 CCTV에서 누군가가 목욕을 하는 현장이 목격된 것입니다. 청년회장은 너무 놀라 기절을 해버리고 그 바람에 그 역할을 요리사가 대신하게 되었어요. 요리사는 말했지요. 아아~ 물론 네모아파트 전용 스피커에 대고 말이에요.

"모든 군인들과 네모아파트 사람들은 들으라! 지금 이장님이 사라졌다. 그런데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어떤 이상한 사람이 목욕을 하는 끔찍한 현장이 포착되었다."
수군수군 사람들이 수군수군 거렸어요.
"조용히! 우리는 지금부터 이장님을 찾는 것과 동시에 정체불명의 인물을 응징하러 갈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집에 있는 무기를 들고 나와라!"

와아아! 아파트에 함성이 울렸어요. 모두들 제각각 무기를 들고 지하주차장입구로 달려갔지요. 땡칠이는 야구빠따를, 꽃집 아줌마는 잡초자르기 전용 가위를, 순이네 집 강아지는 개껌을, 요리사는 거대 포크를 가지고 갔지요. 훈이를 비롯한 몇몇 유치원 친구들이 그 정체불명의 사람이 이장님일 거라고 예상하기는 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어요. 유치원 아이들의 말이라면서.... 모두들 지하주차장으로 달려가는데 오로지 과학자만이 기린 목도리를 들고 경비사무소주변을 서성거렸어요. 이장님에게 완성한 기린목도리를 자랑하려고 말이지요.

빰빰빰빰빠라빠라빰
이번에는 다시 지하주차장으로 가볼까요? 이장님은 목욕을 마치고 옷을 입는데 어떤 함성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느꼈어요. 입구를 보니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달려오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모두들 자신을 반겨준다고 생각하고 감동을 받았지만 이윽고 야구빠따와 거대 포크 등을 보고 상황이 심각해짐을 느꼈어요. 바지를 입는 둥 마는 둥 옷들을 주섬주섬 챙겨서 반대편 출구로 허겁지겁 뛰어갔지요. 다행히 아무도 이장님을 보지 못한 것 같아요. 이장님이 계단으로 뛰어 올라가서 경비사무소 문을 발칵 열고 침대로 뛰어들려 하는 순간 과학자가 이장님 앞을 가로막고 말했어요.

"이장님, 여기 기린 목도리......"
하지만 이장님은 더이상 기린 목도리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눈이 뒤집힐 정도로 무서웠던 이장님은 그만 기린 목도리를 돌돌 말아서 자신이 미라처럼 보이게 하고 침대위로 뛰어 들어갔어요. 덕분에 과학자는 혼자 경비사무소 앞에 남게 되었고 이장님은 안전하게 침대속에 숨을 수 있게 되었지요. 아! 이런! 어떡하나요! 영문을 모르는 과학자는 그곳에 계속 서있다가 범인으로 몰려서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얻어맞게 되었어요. 으아앙 과학자는 울음을 터뜨렸지요. 이장님은 숨을 크게 쉬고 애써 태연한 척 하면서 밖으로 나왔어요. 아무도 이장님이 범인인 줄은 몰랐지요.

빰빰빰빰빠라빠라빰
이장님은 그 일로 화가 나서 네모 아파트에 있는 CCTV를 모두 다 맨손으로 부셔 버렸다고 해요. 그리고 아파트에 살고 있던 또 다른 과학자가 쪼로로옥 샘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그 부분을 막아버리고 네모 아파트에는 다시 물이 나왔다고 해요. 밤이 되자 이장님은 순찰도는 것을 깜박하고 그냥 잠이 들어버렸어요. CCTV가 모두 부셔졌다는 소문을 들은 도둑들만이 네모 아파트로 달려오고 있었지요.

류연웅 독자 (인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

추천 리스트 프린트

 
이지은
2010-02-24 00:16:20
| 너무잼있네요~^^
이채원
2010-02-26 20:44:34
| 잘봤어요
잼있고옴~♥
그리구 60대 할아버지가 웃으면서 그것도 학교 운동복을 입고 으~
저 같으면 도망치겠어요ㅋㅋㅋ
이채현
2010-02-27 12:10:25
| 너무 재밌어요^^ 작가 하셔도 되겠어요..ㅎ
류연웅
2010-03-05 23:37:04
| 저도 체육복을 입고 뛰는 이장님을 상상하며 많이 웃었는데, 그 부분이 제일 재밌지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박건하
2010-03-07 11:22:24
| 하하하 정말 재밌어요!!
유가형
2010-03-11 21:31:30
| 으~나쁜! 이장님~과학자는 너무 불쌍해!
하예림
2010-03-14 14:14:54
| 와~동화 작가 하셔도 되겠어요! 정말 재미있어요!깔깔~
우솔빈
2010-03-24 20:50:26
| 재미있는 이야기 써주셔서 고맙습니다!너무 재미있어요!ㅋㅋㅋ
양채윤
2011-02-13 14:26:38
| 재미있네요 ^^잘읽고가요 ㅎ
 

 

렌즈속세상

놀이터


Template_ Compiler Error #10: cannot write compiled file "/web/webapp/data/ipress/iprdata7/e3/school.president.go.kr_paper/template/kr/_compile/group/42/1/bottom.htm.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