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인 독자 (동신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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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연필 꽂이가 여러개 있는데 모두 넘쳐 나고 있다. 그렇다고 연필이나 볼펜을 자주 사느냐면 난 아직 연필이나 볼펜을 사본 적이 없다. 물론 중학생인 오빠도 연필이나 볼펜을 사지 않는다. 그러면 왜 우리집 연필 꽂이가 넘쳐 날까? 그건 바로 학교 교실에서 주운 연필, 볼펜, 지우게등의 학용품 때문이다. 조금 쓰다 버리는 지우게, 연필, 볼펜, 칼라펜 등, 거의 새 것에 가까운 것들이 교실에는 많이 굴러 다닌다. 아무도 관심이 없고 그냥 버려지는 것들을 주워서 사용하다 보니 새것을 살 필요가 없다.
가끔 문구점에 다른 것을 사러 가거나 하여 가보면 정말 예쁜 것이 많다. 하지만 예쁘다고 항상 모든 것을 사는 것은 좀 그런 것 같다. 아직도 필통 속에 잘 써지는 볼펜 , 싸인펜, 칼러펜이 있는데 예쁜 모양 때문에 새것을 사고 다른 것은 버리는 것은 연필이나 학용품들에게 미안 하기도 하고 자연에게도 미안한 일인 것 같다.
우리아빠는 자주 "현대는 풍요 속의 빈곤 시대"라고 말씀 하신다. "모든게 너무 많아서 애들이 뭐가 중요하고 어떤 것을 위해 열심히해야 하는지 또 중요하지만 남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고 하신다.
과거에는 연필을 완전히 몽땅 연필이 되어 손에 잡히지 않으면 볼펜껍질을 뒤에 끼워 사용 했단다. 요즘 연필의 키가 절반으로 줄기도 전에 버려지는 것을 보면 너무나 대조적인 것 같다. 물론 우리나라가 경제 대국이고 풍요로운 것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과 절약하지 않는 것은 다른 것인것 같다.
연필을 만들기 위해 나무가 잘려 나가야 하는데 우리가 계속 그렇게 연필을 쓰지 않고 버리고 새것을 산다면 더 많은 나무가 희생되어야 하고 결국은 숲이 줄어 들 수밖에 없다. 자연이 파괴되면 자연의 일부인 우리도 아마 잘 살수는 없을 것 같다.
다른 학용품도 마찬 가지인 것 같다. 학년이 바뀌면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것도 많이 있다. 이러한 것들을 모두 모아서 다음 학년에게 물려주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 아마 개인적으로 이런걸 물려 준다고 해도 받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다들 부끄럽게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6학년이 시작되고 초에 선생님께서는 선배들이 쓰다 남겨둔 체육복이 있으니 필요한 사람은 가지고 가서 사용해도 된다고 하셨다. 그동안 나는 체육복 바지 무릎 부위에 구멍이 나서 꿰매 입었는데 이제 작아져서 새로 사야했다. 하지만 바지만은 팔지 않는다고 하여 망설이고 있었다. 집에 와서 물어보니 엄마는 "감사하게 받아 입어야지. 하지만 만약 형편이 힘든 아이가 있으면 걔가 먼저 가질수 있도록 해야지"하고 말씀하셨다.
사실 6학년이 되니 체육복이 다를 많이 낡았고 새로 사는 아이들이 많았다. 다음날 학교에 가서 물어 보니 물려준 체육복을 갖겠다는 아이는 아무도 없으니 가져도 된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선생님께선 이렇게 받아 입는 것이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며 체육복을 건네 주셨다. 나는 그 체육복을 지금껏 감사한 마음으로 입었다. 나는 체육복 살 돈을 저축 할수 있었다. "다른 사람이 보면 부모님이 의사고 교수인 아이가 남의 옷 얻어 입는다고 하겠다. 그래도 필요 없는 낭비는 줄이고 아껴서 더 좋은 곳에 사용하는 것은 아주 잘하는 것이지. 우리 지인이가 대단하군"하며 할머니께서 칭찬을 해주셨다.
그렇다. 조금만 더 둘러 보면 우리가 절약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것 같다. 이런 모든 것이 결국은 환경과도 연관이 된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물려 쓰는 것을 부끄러워 한다. 그러니 학교에서 그러한 제도가 만들어지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한 학년 동안 사용하고 남은 학용품을 모아 정리해 교실에 두고 그 다음 교실을 쓰는 학생들이 사용 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부끄러워 하지 않고 물려 쓰기가 되지 않을 까 싶다. 체육복도 그렇다. 난 빨리 크질 않아 체육복이 그렇게 작아 지진 않았지만 다른 아이들은 체육복이 깨끗한 상태로 작아진 경우도 많다. 그런 경우 서로 교환해서 다시 사용할수도 있다. 학교에서 그러한 것을 모아서 교환할수 있는 그런 곳이 있다면 아마 많은 것을 절약 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초등학교를 졸업 하면서 보니 많은 학용품이 아직 쓸만한데 아깝게 느껴 진다. 동생이 있으면 주련만.... 중학교에 가서도 쓸수 있는 것은 계속 사용 할것이다.
우리 모두 물건들에게 조금씩 더 애착을 가지고 사용하고 아껴서 여유분들은 저 아프리카 지역에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모아서 보내 보는 그런 푸른 누리 세계의 어린이 학용품 나누기 단체나 그런 것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싶다.
정지인 독자 (동신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