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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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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진 독자 (곡성중학교 /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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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의 마지막 셀카놀이

난 이제 초등학생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직 중학교에 입학하지도 않았으니 중학생도 아니다. 졸업식이 끝난 후 다리에 힘이 풀려 나 혼자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는데 이건 단지 기뻐서 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졸업식 하루 전날, 나는 이제까지 학교에서 쌓았던 추억들을 다시금 되살려보기 위해 학교의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1학년 때까지 구 교사에서 있다가 2학년 때 현 교사로 옮긴 터라 1학년 때의 추억은 안타깝게도 남아있지 않았다.


역시나 학교 곳곳에는 나의 흔적들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 위에 후배들의 추억이 덮어져 때가 찌들고 더러워지긴 했지만 그것도 추억 아닌가. 제일 먼저 6학년 생활을 보냈던 우리 반 교실. 친한 친구들과 셀프카메라를 찍으며 추억을 되새겨보았다. 종종 친구들끼리의 다툼도 생기곤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런 것들이 추억의 장면들로 새겨진다. 지금은 모두 화해를 해서 함께 마지막 파티를 즐기고 있다. 친구가 책상에 연예인 사진을 꽂아서 매일 바라봤던 책상. 냄새가 유난히 심해서 들어가기가 싫었던 아지트인 화장실, 모두가 어우러져 웃고 떠들며 노는 우리 교실의 낯익은 풍경. 이런 것들을 카메라에 담으니 왠지 교실을 떠나기가 싫어진다.


다음 장소는 음악실이다. 평소 음악선생님을 많이 따르고 좋아해서 점심시간, 쉬는 시간마다 음악실에 찾아가서 피아노를 쳤던 기억이 났다.

벽을 둘러싸고 있는 음악가들의 그림들, 선생님이 연주하셨던 통기타 하나, 나와 단짝친구 진아의 전유물이었던 피아노. 중학교에서 내가 또 음악실을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끔씩 선생님이 건네주시던 색색의 사탕 맛은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체육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체육 시간에 꾀병을 부리기 일쑤였고, 1~3학년 체육 담당 선생님 때문에 더 싫어졌던 것 같다. 예전에는 음악실 말고도 체육관에 와서 무대 위 피아노를 자주 치곤 했다. 하지만 저학년 체육 선생님께서 오신 다음부터 피아노를 못 치게 하시자 체육관에 가는 일은 점점 줄었다. 가끔 장난으로 체육관의 피아노를 두드리기라도 하면 화를 내시며 쫓아오셔 그땐 정말 싫었다.


우리 학교에는 물레방아가 있다. 본관과 후관을 이어주는 다리 밑에 새로 생긴 연못. 처음에 막 만들었을 때에는 화단이 함께 조성되어서 분위기가 달라보였다. 물레방아의 물소리를 들으면 기분도 새롭고, 징검다리를 건너며 놀 수 있어 좋았다. 겨울이 되어서 얼음이 얼자 다소 짖궂은 행동들을 하며 놀기도 했다. 점심시간마다 거의 전 학년은 그 곳에서 줄넘기도 하고, 고무줄놀이, 수다도 떨며 재미있게 놀곤 했다.

논술부가 있었던 도서실. 저학년 때에는 책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가 않아서 도서실은 우리들의 놀이터로 통했다. 선생님이 안계신 틈을 타서 책장 위에 올라가며 조금은 위험한(?) 장난도 쳤는데 학교에서 도서실을 예쁘게 꾸미자 너도나도 책을 읽으러 갔었다.


교실에서 마지막으로 파티를 했다. 피자를 먹으며 그동안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서로에게 말하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때 한 친구가 콜라를 흔들며 터뜨렸다. 하필이면 내 자리인가. 다른 친구들 자리도 얼마든지 있건만. 정말로 화가 났다. 장난인 것을 알면서도 내가 싸놓은 짐들이 모두 콜라로 범벅되고 가방도 젖었다. 짜증을 참지 못해 밖으로 뛰쳐나오니 친한 친구 예지가 뒤따라 나오며 위로해 주었다. 좀 유치하긴 해도 독자 여러분들이라면 그 상황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실제로 겪으면 그 친구를 좀 때려주고 싶어지실 것이다.


나의 미술적(?) 감각을 확실하게 키워주었던 미술실의 추억. 선생님께서 친절하셔서 나는 더 미술을 좋아할 수 있었다. 미술 수업마다 나만의 정신세계를 참으로 독특한(친구들은 이상한, ‘18차원’ 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했지만) 방법과 그림으로 표현하여 선생님의 칭찬을 들었었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만이 나의 작품을 이해해 주셨다고나 할까?

마지막으로 학교를 돌아보니 초등학교 때 하지 못했던 것들이 아직도 많다. 이제 와서 후회해봐야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다. 땅을 치고 있을 바에야 중학교의 추억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게 좋지 않을까?

조화진 독자 (곡성중학교 /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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