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우 독자 (서울등현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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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2일, 나는 걱정되는 마음으로 EBS를 향했다. 왜냐하면 히말라야 16좌봉우리를 등반하신 엄홍길 대장님과 함께 도봉산을 등산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사실 엄홍길 대장님께 죄송하긴 하지만 난 처음에 엄홍길 대장님이 누군지 몰랐다. 엄마에게 물어봤더니 정말 유명한 산악인이라고 하셨다. 또, 에베레스트같은 고산지대만 등정하신다고 했다.
엄홍길 대장님은 히말라야 16좌 봉우리를 모두 등반했다는 설명을 읽고 정말 놀랐다.
히말라야 16좌란? 인도산크리어로 히마는 "눈", 알라야는 "곳"이란 뜻이며 만년설은 세계의 고봉중 8,000m이상의 고봉인 14좌가 모두 이 히말라야에 존재하고 있다. 14좌의 주봉중 연봉으로 이어진 독립적 위성봉중에서 8,000m가 넘는 봉인 로체살과 얄룽강을 포함하여 히말라야 16좌라한다.
다음은 엄홍길대장이 등반한16좌는 ?
1) 에베레스트 8848m
2) K2 8611m
3) 칸쳍중가 8586m
4) 로체 8516m
5) 얄룽캉 8505m
6) 마칼루 8463m
7) 로체샬 8400m
8) 초오유 8201m
9) 다울라기리 8172m
10) 마나슬루 8156m
11) 낭가파르밧 8126m
12) 안나푸르나 8091m
13) 가셔브롬 1 8068m
14)브로드파크 8047m
15)가셔브롬2 8035m
16)시샤팡마 8027m
엄홍길 대장이 16좌에 성공한 순서와 산의 높이다.
"어떻게 저 많은 높은 산을 올라가셨을까?"
16좌봉 모두 고도8,027m ~ 8,848m란 생각에 정신이 아찔한 느낌이 끊임없이 들었다. 그때! 엄홍길 대장님이 오셨다. 우리는 함께 인사를 드린 후, 차를 타고 도봉산 앞까지 이동했다. 엄홍길 대장님의 첫인상은 이웃집 아저씨같기도 하고 푸근한 외할아버지 같기도 하셨다. 연세가 많으신 것 같은데 어떻게 고산지대를 등반할 만큼 열정이 나오시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도봉산 입구에 내려서 엄홍길 대장님께 질문을 했다.
기자 : 엄홍길 대장님의 인생의 롤모델은 누구에요?
엄홍길 대장 : 1953년 5월 23일에 에베레스트산을 등반한 "에드먼드 힐라리"입니다.
기자 : 가족들의 반대가 심하지 않으셨어요?
엄홍길 대장 : 목표와 꿈이 있었기 때문에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간단한 질문을 끝내고 곧바로 등산을 시작했다. 산에 올라간 처음에는 힘이 넘쳐 서로 빨리 올라가겠다며 앞서니 뒷서니 하면서 올라갔다. 20분 정도 올라가니까 올라갈수록 정말 힘들어 죽을 지경이었다. 가슴은 터질듯이 아프고 숨쉬기도 벅차고 그나마 조금있는 근육이 파열할 것 같고 목은 쉴새 없이 마르고 다리는 뻐근하고 도봉산은 동네 우장산의 5~6배는 넘는 것 같았다. 정말 힘들어서 피디님에게 통사정을 해서 쉬는 시간을 조금 가진 후 우리는 간식을 먹고, 퀴즈를 했다.
엄홍길 대장님이 퀴즈를 내면 우리가 맞추는 방법이었다.. 한 팀이 지면 상대방 팀에 있는 남자가 반대 팀 여자의 가방을 메고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엄홍길 대장님이 내는 문제는 다 우리가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그래서 결국에는 또 6학년팀이 다 맞춰서 우리팀에 있는 하랑이가 수고를 하게 되었다. 반쯤 올라왔을 때 우리는 정상인 줄 알고 정말 기뻐했지만! 우리가 지금 올라온 거리만큼 또 올라가야 한다는 절망적인 소리를 들었다.
푸른팀 하랑이는 반정도 올라왔을 때 너무 힘들어 울기까지 했다. 나도 울 만큼 힘들었지만 그래도 난 천하무적이니까 울지 않았다. 올라가면서 난 엄홍길 대장님이 정말 미워졌었다. 대장님은 세계 16좌봉을 모두 등반하셨지만 우리는 겨우 초등학생이고 동네 뒷산밖에 못가봤는데 쉴새없이 올라가셔서 난 울고 싶었지만 꾹 참고 올라갔다.
오늘만큼은 푸른누리 기자단이 된게 너무 후회스럽다는 생각까지들어 짜증나고 힘들어서 누워버리고 싶었지만 그럴 힘도 없었다. 그런 우리에게 구세주 같은 분들이 계셨다. 하산하시는 분들이 종종 내려오시면서 엄홍길 대장님과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잠깐의 대화를하고 있으면 우리 기자단은 그 때를 틈타 잠깐 앉아서 쉬는 시간이 우리에게 꿀맛같은 몇 분의 시간이었다.
그렇게 몇초도 안되게 앉아 있기만 해도 더이상 올라갈 힘이 다 빠져 싫었지만 오늘의 목표는 원도봉산 정상이기 때문에 있는 힘을 다해 올라갔다. 우리기자단은 또 다시 간식을 건 게임을했다. 팀을 푸른팀 누리팀으로 나뉘어 게임을했다. 세계 6대륙울 맞히는 문제였다. 우리 4학년들에게는 너무 어려웠던 게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인터넷으로 검색해봤던 산 이름이었는데 생각을 못했던 것같다.
세계 6대륙은 ?
남 아메리카 아콩카구아 6,959m
오세니아 칼스텐츠 4,884m
아시아 에베레스트 4,884m
북아메리카 매컨리 6,194m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5,895m
유럽 엘부르즈 5,642m
또 푸른팀이 졌다. 간식은 누리팀이 고른 나머지를 골라 그나마 먹게되었다. 집에서 차라리 공부하는게 더 쉽지!!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정상에 거의 다 왔을 때, 난 너무 기뻤다. 하지만 다리가 후덜후덜 거려서 더이상 못 올라갈 것 같았다. 나는 마지막 힘을 짜내서 정상을 향해 갔다. 막상 정상에 와 보니 엄청난 산뜻함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고 아름다운 눈 꽃 나라의 설경들과 풍경을 보고 또 한번 홀딱 반해 버렸다. 산악인들의 마음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엄홍길 대장님이 왜 그토록 고산지대를 찾는지도 이해가 갔다. 올라오면서 힘들었던 생각은 온데간데 없고 환상의 나라에 눈 꽃마차를 탄 기분이었다.
산에 오를 때는 두 번 다시 산에 안 오고 싶었고 푸른누리 기자단이 된게 후회스러울 뻔했는데 막상 정상에 올라와보니까 신선한 공기가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목표를 가지고 죽을 만큼 열심히 하면 안되는 게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올라오면서 대장님한데 꾸중 듣고 투덜거렸던 내 자신이 조금은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니까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홍길 대장님과 함께 사진을 찍고 내려갈 준비를 했다. 산에 올라올 때는 너무 힘이 들어 모든 생각이 힘들었지만 정상에서의 보람은 세계를 정복한 기분이어서 내려가기 아까웠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려왔다. 내려갈 땐 아무생각 없이 집에 간다는 생각에 재밌게 내려갔다. 내려갈 때 내리막길은 미끄럼틀을 타듯이 재밌게 내려왔는데 나무계단이 있는 내리막길은 다리가 풀려서 이리 넘어지고 저리 넘어졌다. 우린 흙과 눈이 같이 있는 내리막길에서는 3초마다 계속 넘어졌다. 나는 연속으로 넘어져 정말 아팠지만 엄홍길 대장님이 소리없이 내려오라고 해서 그 고통을 나혼자 앓고 내려왔다. 내려왔을 때 빨리 집에가서 씻고 자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다 내려온 후 시간을 보니까 4시였다. 순간 우리가 점심먹는 것도 잃어버리고 산행에 온힘을 다해 전진했다 . 4시 30분 정도에 꿀맛같은 점심을 먹고 엄홍길 대장님이 선물로 대장님의 16좌봉에 오른 사진이 새겨진 스포츠 타월에 친필 싸인을 해주셨다.
오늘 하룻동안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 한 느낌이다. 지하철을 타고 죽을 힘을 다해 집까지 왔다. 샤워를 한 다음 침대에 누워 엄홍길 대장님이 주신 수건을 보고 엄홍길 대장님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봤다. 무섭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했지만 대장님의 인생은 모든 일에 열정적이고 목표가 뚜렷한 분이시다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오늘도 엄홍길 대장님을 만나 나의 목표를 정한 후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참고 이겨내면 꼭 성공할수 있다는걸 배웠다. 엄마에게 스포츠타월을 선물로 드렸더니 대장님의 싸인을 보고 우리집 가보로 놔두어야겠다고 하신다. 엄홍길 대장님이 대단하시긴 대단하신 것 같다. 오늘 12살의 인생에서 가장 값진 경험을 한것 같다. 난 산에서 내려오면서 결심을 했다. 인생의 목표와 꿈을 정해놓고 있는 힘을 다해 도전하면 안되는게 없다는 걸! 아자아자 화이팅!!
김지우 독자 (서울등현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