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세계 여행, 풍부한 유머가 가득한 인터뷰
2010년 5월 17일, 아빠와 함께 덕성여자대학교로 향했다. 학교에는 약속시간 전인데도 벌써 멋진 푸른누리 모자를 쓴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모여있었다. 기자들은 부모님과 함께 부산과 광주, 대전 그리고 인천, 경기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참여했다.
우리는 푸른누리 취재에 앞서 편집진께 취재할 때의 자세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원복 교수님을 뵈러 연구실로 갔다. 교수님은 환한 웃음으로 우리를 맞아주셨다. 사진에서 본 것보다 훨씬 미남이셨다. 교수님은 우리 아빠보다는 조금 연세가 많으시지만 옆집의 인자하신 할아버지 같으셨다.
푸른누리 기자들은 처음에 ‘먼 나라 이웃나라’ 책을 쓰시게 동기와 특히 만화로 접목하여 그리게 이유를 여쭈어보았는데, 교수님께서는 35년 전 외국에 유학가서 공부하시면서 ‘아이들에게 여러 나라들의 문화를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시고 교수님이 관심 있고 잘하시는 것인 만화로 만들었다고 말씀해주셨다.
부산에서 온 박소현 기자는 "교수님께서는 한국에서 건축을, 독일에서 디자인을 전공하셨는데, 어떻게 전공 분야와는 다른 세계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한 책을 쓰실 수 있으셨는지요? 읽으면서 늘 존경스럽고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교수님께서는 "평생 동안 한 직업을 가지는 사람은 드물다."고 하시면서 "건축은 어렸을 때, 디자인은 만화와 가까워서 전공하게 되었다. 그리고 역사는 누가 해도 흥미로운 주제이기 때문에 세계사로 쓰게 되었다."고 답변해주셨다.
그리고 많은 책을 쓰기 위해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도 말씀해주셨는데, 공산주의 국가였던 소련를 방문했을 때, 그 나라의 백화점 중 가장 크다고 소문난 GUM은 전 매장에 물건이 3분의 2가 비어있었다고 했다. 또한, 생활 필수품 가게에 비누도 단 한종류밖에 없었는데 이는 공산주의에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기 때문에 모두 같은 물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하셨다.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 쉽도록 책으로 나타낸 ‘먼나라 이웃나라’와 ‘신의나라 인간나라’ 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매우 방대한 양의 지식이 필요할 것 같지만, 이를 위한 조사나 자료 수집을 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계속 흐르는 역사의 맥을 짚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을 해주셨다.
나도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고 첫 질문으로 교수님께서는 먼 나라 이웃나라 시리즈의 국가들은 어떤 기준으로 나라를 정하셨는지, 특히 네덜란드를 가장 먼저 쓰시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여쭈어 보았더니 우리나라가 본 받을만한 나라들에는 네덜란드, 독일(도이칠란드), 프랑스, 영국, 스위스, 이탈리아 등의 여러 나라들이 있으며 네덜란드를 가장 처음으로 쓰신 이유는 네덜란드에 대해 잘 알지 못하셨을 때 신문에 100쪽을 연재 하셨었는데, 그전에 연재한 종합편 100쪽이 네덜란드와 합쳐지면서 네덜란드를 가장 먼저 쓰셨다고 하셨다.
지금 먼나라 이웃나라 "중국"편이 중앙일보에 연재되고 있는데 보통 한 나라에 대한 책을 발행하기까지는 나라마다 다르다고 말씀하시며 오랫동안 그 나라를 여행하고 정보를 수집해야 한 권의 책이 완성된다고 하셨다. 특히, 독일편을 쓸 때에는 10년이나 걸리셨다고 한다.
‘먼나라 이웃나라’에 있는 나라를 포함해서 우리 어린이들이 가볼만한 나라에 대해서는 전세계에 220여 개국이 있으며, 각 나라마다 다른 특징을 가지고 모두 가 보아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다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방문하는 나라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더욱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세계사를 공부하기 위해 처음으로 ‘먼 나라 이웃나라’ 접하는 어린이들에게 이 부분은 꼭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은 없는지 여쭈어 보았는데, "전부 읽었으면 좋겠다."고 유머스럽게 말씀을 하시고는, 이 책은 역사에 대하 깊이 알기 위한 하나의 다리라고 설명해주셨다. 만화를 통해 세계의 역사를 두루 이해한 후, 그 나라에 대해 세부적으로 알고 싶은 부분은 고나련
앞으로도 어린이들에게 유익하고, 학습에 도움이 되는 ‘먼 나라 이웃나라’와 같은 책을 또 만드실 계획이 있으신데, 현재 중앙일보에 연재중인 ‘ 중국편’에 이어 러시아, 스페인과 에스파냐 아프리카 역사와 남아메리카 등등 많은 나라에 대해 쓰고 싶다고 하셨다.
특히, ‘먼 나라 이웃나라’를 한 마디로 말 한다면? 이라는 질문에,
“먼 나라 이웃나라는 놀이터이다.”라고 답변을 해주셨다. 그 이유는 놀이터는 즐거운 곳이라 언제나 가고 싶은 곳이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옛날에는 ‘논다.’ 라는 말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는 개념이었다면, 요즘에는 노는 것이 여가나 관심 있는 것을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이시며, 적당하게 노는 것은 공부보다 더욱 중요하다고도 말씀하셨다. 여기에 재미있는 비유를 곁들이셨는데 “서태지가 안 놀면 서태지가 될 수 없지.” 라는 웃음펀치 한 방에 결국 모두들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교수님은 좋은 책을 만드시는 작가이자 만화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까지 여러 일을 한꺼번에 하면서 힘들지는 않으셨는지 여쭈었는데, "둘 다 노는 것이라서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재치있는 답변을 해주셨다.
나는 대망의 마지막 질문을 교수님께 드렸다. "교수님처럼 작가나 교수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계획을 갖고 실천하여야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라고 질문을 하자 교수님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선입견을 가지면 안 된다는 말씀도 하셨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순간 돈 적게 버는 로봇과학자 대신 돈을 더 많이 버는 변리사가 좋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나는 교수님 말씀처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그 일을 즐기며 그 분야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기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또한 여행을 많이 다녀 각 나라의 문화와 관심있는 과학 분야에 대하여 깊이 있게 알고 싶다. 그렇지 않아도 7월에 일본으로 과학 연수를 떠나는데 사전 공부를 많이 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처음에는 떨릴 것 같았는데 교수님의 풍부하신 유머와 우리를 편하게 대해주는 자상함으로 긴장감도 사라지고 생각보다 쉽게 인터뷰를 마칠 수 있었다. 정말 다행스러웠다. 우리는 끝나고 모두가 사인을 받았을 때에는 얼마나 뿌듯했는지, 그 기쁨을 글로 표현하자니 좋은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앞으로도 이원복 교수님이 먼 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를 더 많고 재미있게 쓰셨으면 좋겠다.
이원복 교수님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항상 건강하세요!!
정영준 독자 (서울장위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