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물의 정원 ‘세미원’과 두 물이 만나는 ‘두물머리’의 아름다움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세미원’은 연꽃 단지로, 한강과 예술이 함께 하는 아름다운 곳이다. 세미원이라는 이름은 물을 보면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면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옛 말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곳에는 선조들의 시와 그림들을 전시하여 한강과 예술을 함께 할 수 있게 하였다. 방문 시에는 인터넷 예약을 해야 하며, 하루 관람객 수는 세미원 부지의 자체 정화능력을 감안해 2,000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세미원 안에는 태극기 모양의 ‘불이문’을 지나 ‘광개토왕비’와 백두산의 흙과 자생식물로 구성된 ‘백두산’과 우리나라 지도 모양의 연못인 반도지가 있다. ‘한강청정기원제단’이라는 장독대로 만들어진 분수대가 있는데 아쉽게도 물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실제로 있었던 효자이야기가 담겨 있는 ‘검은 잉어 연못’에는 검은 잉어가 살고 있다고 한다.

‘자성문’은 화강암으로 둥글게 조각된 원형의 문인데, 둥글게 조각된 것은 자연과 인간이 둘이 아니고 하나임을 상징한다. 머리를 숙이면 문지방에 ‘우리가 자연에 겸손하면 자연도 우리에게 겸손합니다.’라고 조각되어 있다. 이 문은 ‘과연 나는 아름다운 국토를 위하여 무엇을 하였는가?’ 하고 스스로 반성하는 문이다.

수생식물 온실에 들어가면 연꽃과 석창포 등이 있는데, 밖과는 다르게 꽃과 물의 정원인 세미원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용이 그려진 거대한 도자기 용병과 용준을 보면서 도자기를 구운 장인의 솜씨에 감탄하며 용들이 한강을 깨끗하게 지켜주기를 기원했다.

두물머리에 복원되는 한강의 옛 배다리를 보니 언젠가는 배다리로 한강을 건널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곳의 길은 빨래판 모양인데 흐르는 한강물을 보면서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내자는 상징적인 의미로 모든 길을 빨래판으로 조성하였다고 한다.

세미원을 나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로 향했다. 두물머리는 두 강이 합쳐지는 곳이라서 아주 넓은 강이 흐르고 있었다. 남한강과 북한강 줄기가 만나는 양서면 양수리 일대는 큰 물줄기 둘이 머리를 맞대어 두물머리라고 한다.

두물머리 느티나무는 높이 30m, 둘레 8m로 400여 년 동안 한 자리에서 두물머리를 지키며 강가에 서 있었다. 두물머리 고인돌은 1974년 문화재 관리국에서 발굴 조사하여 우리나라 청동기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덮개돌의 바위구멍은 북두칠성을 의미한다는 견해가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두물머리 느티나무를 지나 강변을 따라 걸으면 ‘석창원’이 보인다. ‘석창원’은 조상들의 자연사랑 지혜을 배우는 곳으로 온실 안에 크고 작은 수로를 만들어 석창포를 심었다. 석창원을 들어서는 순간 꽃 향기가 나기에 둘러보니 ‘매화 꽃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평면에 펼친 겸재의 금강산도’는 조선 삼대 화가 중 한 분인 겸재 정선이 정양사 쪽에서 바라보면서 그린 금강산 그림을 펼쳐 놓은 것인데 실제의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았다.

세종 임금 시대 의관을 역임한 전순의 선생이 1450년 무렵 편찬한 <산가요록>에 기록되어 있는 온실의 건축방법을 토대로 재현한 ‘세계 최초의 과학 영농 온실’은 우리의 귀중한 과학 영농 자료이다. ‘18세기 궁중 온실 창순루’는 그동안 기록에만 있던 궁중온실을 동궐도 속에서 찾아내어 복원한 것이다. 조선시대 궁중에 있었던 온실인 창순루는 궁중에서 겨울철 대전이나 왕대비전에 꽃을 피워 올리기 위해 운영되었던 온실이다.

석창원을 나와 남한강과 북한강의 두 물이 합쳐지는 모습을 다시 보며 강가를 보며 한강이 언제나 깨끗하기를 기원했다.

이예은 기자 (동학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