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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연웅 독자 (인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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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나가라! 이 정도 밖에 못하니? 넌 도대체 애가 왜 그래?"
유지안선생님께서는 아현의 공책을 던지면서 말씀하셨다. 아현은 또 다시 주섬주섬 공책을 주워 담아 복도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워낙 낡은 공책이라 이리저리 찢어져서 종이가 겨우겨우 붙어있는 정도인데 오늘 유지안선생님때문에 마침내 공책의 종이가 모두 떨어져서 아현은 주섬주섬 종이들을 모두 주워담다가 재빨리 복도로 나갔다. 아현은 조용히 복도로 나가서 창밖을 바라 보았다. 뒷산이 보였다. 이름이 능산이었나? 산 이름이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바라다본다.
"그래, 잘 한다. 아주 잘 해왔어 문현아, 넌 정말로 키도 크고 공부도 잘......"
아현은 재빨리 귀를 막았다.
‘저 지긋지긋한 놈, 왜 똑같이 과제를 해와도 저 놈만 칭찬하는 거야!’
억울한 마음에 복도 바닥을 주먹으로 세게 쳐보았지만 손만 아플 따름이었다. 아현은 다시 능산을 쳐다보았다. 제비 한 마리가 날아가고 있었다.
"제비는 좋겠네~. 자유롭게 날 수도 있고...... 난 땅에만 앉아서 도대체 하는 거라곤 뭐 있지?"
"또 무슨 생각하냐? 들어와라."
이문현이 나를 빗자루로 치며 건들건들한 말투로 말하였다. 화가 나긴 했지만 문현이 녀석을 때렸다간 아버지의 해고가 두려워서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그렇다. 문현이의 아버지는 우리마을 광산회장(우리 마을은 산촌으로 유명한데 그곳 중 광물을 캐는 광산의 회장)으로 거의 이장이나 다름없었다. 그에 비해 우리 아버지는...... 에휴~ 말도 하기 싫다. 바로 광부의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아 우리집은 뼈빠지게 가난했다. 얼마나 뼈가 빠지게 가난했냐고? 우리의 주식은 대부분 물이였고 고기는 입에 대본 적도 없었다. 아! 한 번 있었다. 현장학습때 윤석민이 준 불고기란는 것을 처음으로 한 입 먹었다. 그 때 그 맛이란....
터벅터벅 5학년 6반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갔더니 애들이 가방을 싸고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조용히 내자리로 가서 가방을 잡으려고 하는데 가방이 없었다. 이게 무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가?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겠지만, 뭐...... 보나마나 이문현자식이 숨긴거겠지...... 나는 그냥 신발만 갈아 신고 터벅터벅 우리 집으로 걸어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떨어지는 별똥별같이 잠이 바로 쏟아졌다.
그 때 내가 잠들자마자 비가 왔다. 비가 오는 지도 모르고 계속 잠을 잤다. 광산의 아버지가 연탄중독으로 입원하신 것도 모르고.......
그 날의 잠은 유난히 길었다. 내 생애의 마지막 긴 잠이였다. 이제 나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내가 일어났을 때는 새볔이였다. 편지 한 장만 책상에 고스라니 놓여 있었다. 잠이 덜깬 눈으로 편지를 보았다.
"아현이 보아라, 엄마다. 아버지께서 광산일을 하시다가 폐암에 걸리시고 말았다. 너무 슬퍼하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고 있거라. 곧 올꺼다. 아버지 수술비를 구하러...간다. 엄마가......"
편지 곳곳에 물방울이 떨어져 글씨가 번져 있었다. 아마도 엄마께서 편지를 쓰다가 눈물을 흘리신 것 같았다. 나도 눈물이 났다. 오랜만에 흘리는 눈물이다. 여덟살때 아버지가 창피하다며 엄마에게 혼나고 운후 앞으로는 울지 않기로 했는데...... 암과 수술비라는 글자를 보니 왠지 위협감이... 너무나도 큰 위협감이 들었다. 순간 나는 생각했다. 나도 돈을 벌어야지! 수술비를 어떻게 어머니 혼자서 벌어? 나도 도와드려야지.
눈물을 흘리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어디로 가는지는 나도 몰랐다. 하지만 계속 달렸다. 일자리가 나올때까지, 수술비를 구할때까지... 그렇다. 아버지께서 폐암에서 회복되실때까지 나는 계속 달릴 것이다. 계속!

류연웅 독자 (인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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