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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은 독자 (운현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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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교에서 잠잔다~ 운현초 뒤뜰야영

운현초등학교에서 뒤뜰야영을 했다. 뒤뜰야영은 운현초등학교에서 주최하는 큰 행사로, 4,5,6학년 전체가 참가한다. 고학년 전체를 남자 6조, 여자 6조로 나누어서 각각 4학년 2~3명, 5학년 2~3명, 6학년 2~3명을 한 조로 만든다. 이 사진의 사람들은 나의 조였다.


뒤뜰야영은 금요일을 첫째 날로 잡고 토요일 정오까지 진행되는 행사다. 오전에는 평범한 정상수업이다. 그러나 점심을 먹고 그 다음 수업시간부터는 운동장에 나가서 뒤뜰야영에 사용할 텐트를 조별로 친다. 텐트가 완성되면 위의 사진과 같이 기념사진을 찍고 강당으로 올라가 조별로 조의 이름, 의미, 조원 소개 등을 포함한 포스터를 만들어 발표한다. 조의 모든 활동에는 점수가 부여되는데 토요일 11시부터 이 점수를 모두 계산해 가장 점수가 높은 조에게 상을 준다. 발표 후에는 각자 텐트에서 쉬고 그 후에 있을 장기자랑을 연습한다. 이 장기자랑은 뒤뜰야영에서 빠지지 않는 대표 행사로 뒤뜰야영이 시작하기 2주 전쯤부터 시나리오 또는 대본 등을 직접 짜 발표하는 행사다.


점심은 급식을 주지만 저녁과 토요일 아침은 우리가 직접 식단을 짜 모든 것을 우리 스스로 만든다. 뒤뜰야영이 시작하기 1주일 전부터 만들 음식을 정하고, 후식, 전채 등을 정한다. 그리고 그에 맞는 재료를 각각 분담한다. 당일날 그 재료를 가지고 온다. 물론 시키지 않아도 주스나 예쁜 컵, 수저를 맞추어서 가지고 온다. 선생님들이 음식의 맛과 식탁의 아름다움을 평가해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해가 질 무렵이면 점수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장기자랑이 시작된다. 장기자랑은 아이들의 가장 큰 관심을 끄는 행사다. 우리 조는 연극을 했고 장기자랑에서 우승한 조는 웃긴 이야기를 했다. 장기자랑은 각 조(12조)에게 10분씩 주어 발표를 하게 하고 모두 끝나면 재미있는 레크레이션을 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놀다 보면 벌써 10시가 되어 간다.


밤에는 취침 준비를 한다. 참가자들은 모두 세면도구, 수건 등을 가지고 학교의 화장실로 간다. 모든 취침 준비가 끝나면 각각의 텐트로 간식을 보내 준다. 이번 해의 간식은 삼각김밥, 닭다리구이 등이었다.


정말로 대표적인 행사는 이 행사였다. 바로 캠프파이어였는데 우리 학교의 캠프파이어는 조금 특이하다.

먼저 선생님 한 분이 불꽃을 쏜다. 불꽃은 금세 불로 바뀌어 미리 설치해 놓은 종이 길을 따라 간다. 마지막에는 종이로 만들어놓은 글귀에 불이 붙어 불이 글귀 모양으로 탄다.


이번 해의 글귀는 "하나된 마음"이었다. 밑을 자세히 보면 아직도 타고 있는 종이 길이 보인다. 또 이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무 장작 위에도 불이 붙는다. 아이들은 모두 하나씩 쇠막대기를 나눠갖는다. 선생님들은 하나하나 돌아다니며 막대기에 불꽃을 붙여 주신다. 예쁘게 빛나는 불꽃은 아쉽게도 잠시 후 꺼지고 우리는 또 레크레이션을 시작한다. 꼬리잡기 놀이, 하나로 붙어라 놀이 등 재미있는 레크레이션이 끝나 갈 때쯤이면 서서히 종이는 타 없어지고 불도 조금씩 줄어든다. 하지만 커다란 나무장작 덕분에 나무 장작에서 타고 있는 불은 보통 새벽 1시까지 꺼지지 않고 남아 있다. 이 불이 무방비상태로 텐트에서 떨고 있던 우리를 따뜻하게 해 주었다.


11시부터는 취침시간이다. 운동장은 이제 조용하다. 그러나 모두 깨어 있다. 지금부터는 조용하고도 치열한 전쟁이 시작된다. 그렇다. 이야기는 뒤뜰야영이 시작하기 한 달 전부터로 돌아간다. 아이들은 모두 치밀한 도주 계획을 세운다. 원래는 절대 금지인 전자기기도 베게 속이나 옷 사이사이에 숨겨 오고, 몇 시에 선생님들이 자고 몇 시부터 2차 순찰을 하는지 밑조사를 철저히 한다. 그러면 새벽 2시부터 도주가 시작된다. 아이들은 친한 친구가 있는 텐트로 몰래 뛰어가 그 텐트에서 잠깐 지내다가 다시 다른 텐트로 간다. 그것을 우리는 ‘도주’라고 부른다. 텐트 안에는 꼭 한사람씩은 있어야 한다. 도주 오는 아이들을 마중해 주고 텐트문을 열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몰래 야식도 갖고 와 나누어 먹기도 한다.


이렇게 밤새도록 아이들은 깨어 있었지만, 선생님들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6시에 확성기로 아이들을 깨웠다. 일어나면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물론 여선생님들은 돌아다니며 "소금이 부족하다" "김치를 더 볶아라" 등 조언을 해 주시고 우리는 그 말에 맞추어 열심히 음식을 만든다. 아침식사가 끝나면 정리를 하고 짐을 싼다.


폐회식은 안타깝다. 지난 하루 반 동안의 추억을 되돌이켜 보고 월요일날 만날 것을 기약하며 강당으로 올라가 마지막 행사를 한다.


마지막 행사에서는 점수 계산을 한다. 계산을 하는 중에도 우리는 초조하고 심심해 투덜투덜거린다. 결국 기다리는 동안 또 레크레이션을 잠깐 하고 점수가 가장 높은 조에게 선물을 준다. 또, 가장 사람들이 칭찬을 많이 한 MVP 상도 준다. 그 다음은 즐거운 간식시간. 정말로 마지막 행사다. 간식은 삶은 계란과 빵, 구슬 아이스크림, 바나나, 요구르트 그리고 쿠키. 식사 한 끼를 먹은 것처럼 배부르게 먹고 나면 정리를 하고 짐을 들고 헤어진다.


이번 뒤뜰야영은 나에게는 2번째였다. 학교와 더욱더 친해지고 무엇보다 뒤뜰야영을 한번 같이 해 본 선후배간은 더욱 끈끈해진다. 앞으로 우리 조 언니, 동생들과 훨씬 더 친해질 것 같고 월요일 아침, "안녕?" 한마디로는 금요일과 토요일의 우리 추억을 다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최예은 독자 (운현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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