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소개

채가영센텀초등학교

기자소개

청와대어린이기자 2기와 3기에 이어 4기기자단으로 푸른누리와 함께 행복한 초등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3년간의 기사들을 모아 푸른누리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푸른누리가 우리와 함께 영원할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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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가득 찬 푸른세상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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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가영 기자 (센텀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26 / 조회수 : 539
할아버지의 꿈

외할아버지 개인전 ( 외할아버지,외할머니 , 사촌 동생. 채가영 기자)


푸른누리 친구들의 꿈은 무언가요? 5살 때까지 저의 꿈은 예쁜 드레스를 만드는 사람이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막 입학해서는 유엔사무총장이 되고 싶은 마음에 영어공부를 열심히 했었고 6학년이 된 지금은 세상을 바로 보는 바른 언론인이 되는 게 저의 꿈입니다. 앞으로 저의 목표가 변하지 않는다면 20년 뒤에 여러분은 기자출신 여성앵커가 되어 있는 저(푸른누리 채가영 기자) 의 멋진 모습을 방송을 통해 만나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열심히 꿈꾸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꿈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막상 현실에서 한번에 그 꿈을 이루고 사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오랜 시간 소망하며 가꿔 온 오랜 꿈을 60세를 훌쩍 넘겨 퇴직하신 후에 이루신 저의 외할아버지 (최길성 화백님)의 제2의 인생이야기를 여러분께 소개할까 합니다.


1941년 5월에 태어나신 할아버지께서는 어릴 때부터 총명하고 성실하셔서 집안 어르신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자라났습니다. 천년 고도 경주가 고향인 덕에 대문 밖에 아름다운 유적지와 유물들이 가득해서 하교 후엔 해가 질 때까지 불국사나 남산을 찾아가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는 걸 제일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그 무렵부터 교내외 미술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신 할아버지께서는 자연스레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성적이 월등하여 명문중학교에 입학하고 고등학교는 조금 더 큰 도시로 유학을 가서 최고의 명문고등학교에 입학하자 저의 외증조부님께서는 할아버지께 앞으로는 그림을 그리지 말라는 엄명을 내리셨답니다. 그 당시만 해도 화가는 배고픈 직업이라는 잘못된 고정관념이 있었던 까닭입니다. 지금은 상상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1950년대 말에는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어른들의 뜻을 어기고 몰래 그림을 계속 그리던 외할아버지께선 결국 미술대회에서 상품으로 받은 붓과 물감을 모두 빼앗고 호되게 야단을 치던 어른들의 뜻을 꺾을 수 없어 자신의 오랜 꿈을 접고 고려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하셨답니다. 그리고는 대학원을 거쳐 국내 최고의 대기업에 입사하셔서 30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위해 세계를 누비며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마음 한쪽에 화가의 꿈은 접어 둔 채로 말입니다.


외할아버지 작품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최고경영자를 끝으로 명예로운 퇴직을 하신 2000년 5월 어느 날 할어버지께서는 식구들에게 이제부터 제2의 인생을 다시 시작하겠노라 말씀하시며 미술학원에 등록하셨습니다.하루 온종일 이젤 앞에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 모습을 저는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오랜 세월 가슴에 묻어 둔 할아버지의 꿈은 그렇게 점점 현실이 되고 있었습니다. 5년을 하루같이 열심히 작품활동을 하신 할아버지께서 몇몇 단체전에 초대 되기도 하고 소규모의 미술대회에서 출품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할아버지의 70번째 생신을 기념하여 할아버지의 작품만을 모아 성남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열었답니다. 그날의 감동은 아직도 제게는 특별합니다.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그림들도 기억에 남지만, 무엇보다 할아버지께서 선물해주신 저와 사촌 여동생의 초상화는 보는 사람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답니다. 평생을 두고 정말 의미 있고 값진 선물이 될 것입니다. 또 개회식에서 제가 할아버지께 축사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조금 떨리기는 했지만 모두 흐뭇하게 지켜봐 주셔서 무척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할아버지께선 어엿한 화가이십니다. 제86회 구상전이라는 귄위 있는 대회에 입선하셔서 정식으로 화가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셨습니다. 뒤늦게 이루어낸 꿈이지만 할아버지께선 늘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쁜 꽃을 즐겨 그리시는 할아버지께서는 그림을 그리고 있노라면 마음마저 꽃처럼 고와지고 싱그러워진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비록 유명한 화가는 아니시지만, 누구보다 멋지게 인생의 2막을 가꾸고 계시는 할아버지께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또 저도 이번 기회를 빌려 할아버지께 부끄럽지 않은 손녀가 되도록 항상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