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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가영센텀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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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어린이기자 2기와 3기에 이어 4기기자단으로 푸른누리와 함께 행복한 초등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3년간의 기사들을 모아 푸른누리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푸른누리가 우리와 함께 영원할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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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가영 기자 (센텀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76 / 조회수 : 469
초콜릿의 왕국 벨기에를 다녀와서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나라 벨기에의 가장 달콤한 도시인 브뤼셀! 12월 11일부터 12월 18일까지 서유럽 6개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일정의 둘째 날인 12일, 드디어 동화의 나라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하였다. 브뤼셀의 밤은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물드는 다른 도시들의 밤과는 달리, 초콜릿 가게에서 나오는 황홀한 불빛들로 만들어진 동화 속 풍경을 자랑한다. 노이 하우스가 만든 프랄린(초콜릿 몰드를 사용하여 초콜릿 안에 각종 필링을 넣어 만든 초콜릿)을 시작으로 말 그대로 초콜릿의 천국 벨기에, 초콜릿의 수도 브뤼셀의 역사는 초콜릿에 대한 엄격한 법, 그리고 자부심과 함께 이어져왔다.

프랑크푸르트를 출발하면서 머릿속엔 온통 달콤한 기대가 차올랐다. 벨기에에 들어서자마자 일단 브뤼셀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오줌싸개 동상 앞으로 갔다. 골목에 들어서자 동상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은 와르르 무너지고, 기자는 오줌싸개 동상 앞에서 허무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그 크기가 너무 조그마 했기 때문이다. 그 크기가 얼마나 작았는가하면 골목골목의 와플 가게와 초콜릿 가게 앞에 서있는 동상인 초콜릿 한 조각보다도 작았다. 이래서 이 오줌싸개 동상을 ‘유럽 3대 썰렁’이라고 부르는 건가 싶어 쉽게 걸음이 떼어지지 않았다.

한참을 골목 사이를 걷다보니 카메라에 담지 않을 수가 없는 아기자기한 모습들이 펼쳐졌다. 길게 늘어선 주택 하나하나가 마치 중세시대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예쁘게 자리하고 있었다. 드문드문 관광용으로 지나다니는 마차 또한 그런 분위기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바닥에 깔려있는 우둘투둘한 돌들마저도 중세의 분위기를 한껏 풍겨댔다.

그렇게 쉴 새 없이 사진기의 셔터를 누르며 걷다가 걸음을 멈춘 곳은 초콜릿 골목이었다. 1인당 1년 동안 섭취하는 초콜릿이 양이 11KG나 된다는 나라답게, 골목은 초콜릿 가게로 꽉 차 있었다. 물론 오는 동안에도 초콜릿 가게들은 많았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그런 자그마한 가게들이 더 본토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하지만, 유명한 가게에서 초콜릿을 먹고 싶은게 관광객의 마음이었다. 그래서 기자는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노이 하우스 매장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최초의 노이 하우스 매장으로 1857년에 개점한 곳이라고 했다. 그 역사만큼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규모를 자랑했는데, 가게에서 풍기는 초콜릿 냄새에 뭐라도 덥석 집어 사고픈 충동이 들 정도였다. 노이 하우스 매장 외에도 수많은 초콜릿 매장들이 자리 잡고 있는 초콜릿 골목에는 반경 1km도 안 되는 공간에 40여개의 초콜릿 가게가 있다고 한다. 과연 초콜릿의 왕국답다. 노이 하우스 매장에서 나와 걷다보니 프랑스인 쇼콜라티에 파트리크 로제의 매장도 보였다. 이곳을 벨기에의 가이드북은 ‘브뤼셀에서 창업할 만큼 용감한 유일한 프랑스인 쇼콜라티에’라고 묘사했다고 한다. 초콜릿에 대해서만큼은 미식 대국 프랑스도 우습다는 뉘앙스라 재미있었다.

벨기에가 초콜릿 왕국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사실은 이 뿐만 아니다. 우리나라보다 디저트 문화가 훨씬 더 발단한 일본인들이 1년에 2.2KG를, 미국인들이 5.6KG을 먹는다는 초콜릿을, 앞서 말한대로 벨기에는 11KG나 먹는다고 한다. 경상도만한 크기의 땅에 초콜릿 가게 수만 2000개가 넘는다고 했다. 또 EU가 정한 법이라도 초콜릿 관련 법 만큼은 자신만의 법을 만들어 지키는 것이 바로 벨기에였다. 이 모든 정보들을 들어보니 이들이 초콜릿을 얼마나 사랑하고 그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나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또 다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계속해서 발걸음을 재촉할 때였다. 유리창에 비춰진 초콜릿 가게들의 초콜릿 제작 과정들을 보니 신기한 과정들이 있었다. 쇼콜라티에가 대리석 판에 녹은 초콜릿을 뒤척인 뒤 손가락을 입술에 한 번 대는 것이다. 이 과정은 ‘크리스탈라이제이션(Crystalization)’이라 불린다고 한다. 입술에 손가락을 대는 것은 섭씨 50도에 녹인 초콜릿을 뒤척여 32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인체의 입술의 온도가 32도라는 사실을 이용한 것이라고 한다. 이 과정 외에도 프랄린을 만들기 위해 몰드에 초콜릿을 채우고, 그 안에 필링을 넣고, 또 그 위에 초콜릿을 넣는 것 또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쇼콜라티에들의 말에 따르면 이 과정을 모두 손으로 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밤톨만한 프랄린을 만드는 데에는 10단계 이상의 과정과 손길이 필요하다고 한다. 프랄린은 초콜릿 안에 견과류, 크림, 누가, 헤이즐넛 등 다양한 ‘필링’을 채워 넣은 한입 크기의 초콜릿인데, 지금도 노이하우스, 고디바, 레오니다스 등 벨기에의 대표적인 초콜릿 브랜드들은 프랄린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벨기에하면 또 와플 아닌가. 벨기에 와플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벨기에 와플과 리에쥬 와플이었다. 벨기에 와플은 네모나며 밀도가 낮고 바삭거리며 주로 아침에 먹는다고 한다. 먹는 방식으로는 설탕가루를 살살 뿌려 먹거나 토핑을 조금 올려 먹는다고 한다. 리에쥬 와플은 설탕을 넣은 반죽 덕에 본래의 맛이 달고, 타원형이며 밀도가 높아 단단하고 가벼운 토핑과 함께 간식으로 자주 먹는다고 한다.

이렇게 벨기에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니 벨기에가 꼭 맛의 대국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경상도 정도 밖에 안 되는 작은 면적의 나라가, 한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은 확실히 칭찬할 일이다. 초콜릿의 왕국, 와플의 나라, 오줌싸개 소년 동상, 노트르담 대성당이 위치한 나라, 그리고 ‘네로와 파트라슈’의 이야기 속 실제 배경이 되었던 나라가 바로 벨기에다. 작은 나라 벨기에는 베네룩스 3개국의 일원으로서 자신들만의 자부심과 영향력을 꿋꿋이 키워가는 대단한 나라라는 것을 이번 여행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