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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가영센텀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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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어린이기자 2기와 3기에 이어 4기기자단으로 푸른누리와 함께 행복한 초등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3년간의 기사들을 모아 푸른누리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푸른누리가 우리와 함께 영원할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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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가영 기자 (센텀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49 / 조회수 : 470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4

‘어? 왜 소용돌이가 안 일어나지?’

비읍이는 눈을 가늘게 떠보았다. 방 안이었다.

‘익숙해지면 소용돌이가 안 일어나는가 보네.’

비읍이는 방에 딱 하나 있는 조그마한 분홍색 의자에서 일어났다. 등 뒤에 묵직한 감이 느껴져 만져보니 아까 카키라가 구슬을 쥐어주고 나서 의자에 앉기 전에 메었던 가죽 가방이 그대로 있었다. 꿈이거나 환상이었을 줄로만 알고 있던 비읍이는 화들짝 놀랐다. 비읍이는 가죽 가방을 벗어 만져보았다. 카카 왕국에서 느낀 가죽의 질 그대로였다. 조금 묻은 때, 그리고 손으로 쓰다듬으면 느껴졌던 그 묵직함과 부드러움, 모든 게 진짜였다. 비읍이는 카키라가 준 일기장도 있는지 보기 위해 단추를 끌렀다. 아니나 다를까. 일기장마저도 그대로 있었다.

‘근데 일기장은 왜 준 거야. 이게 뭐 쓸모가 있다고...’

비읍이는 침대 옆에 자리를 잡아 앉은 뒤 가방을 내려놓고 일기장을 꺼내들었다. 입을 비죽거리며 잔뜩 토라진 비읍이는 어깨가 축 쳐져 있었다. 묵직한 일기장을 들어 올리며 비읍이는 중얼거렸다.

“뭐, 겉표지는 예쁘네. 속도 예쁠까?”

은근히 기대가 되었나 보다. 비읍이는 궁금증과 기대에 부푼 얼굴로 일기장 표지를 들어내려 했다. 하지만 표지는 쉽게 들리지 않았다. 일기장 한 장, 한 장이 끈끈한 본드로 잔뜩 칠해져서 딱 붙어 있는 것처럼 종이 한 장도, 손톱 끝만큼도 열리지 않았다.

‘자물쇠라도 달린 건가? 왜 안 열리지?’

비읍이는 일기장 이곳저곳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자물쇠는 찾을 수 없었다.

“아, 뭐야!"

일기장을 끌어안다시피 하고 애를 태우며 비읍이는 침대 옆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하지만 끝내 일기장은 제 속을 보여주지 않았다.

‘에잇! 속도 못 보는 일기장 줘서 뭐해! 당장 내일이 출발이라는데!’

비읍이는 일기장을 던져버렸다. 그 순간, 비읍이 침대 옆에 있던 거울에 비읍이 모습이 비추어졌다. 심통 난 얼굴로 일기장을 바라보며 씩씩대는 자신의 모습을 본 비읍이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행복에 굶주려 삶을 살아가는 맛을 잃어버린 사람의 모습이었다.

비읍이는 거울 앞에 가만히 앉아 이때까지 살아온 기억들을 더듬어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활짝 웃어본 기억은 없었다. ‘행복한 순간이 아주 잠깐이라도 있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 순간들은 떠오르지 않을 정도인 것을 보니 꽤나 사소한 일이었나 보다. 비읍이는 한숨을 땅이 꺼지도록 쉬었다.

‘이게 카키라가 말한 나의 모습이구나. 불행한 나의 모습을 본 내 구슬은 날 카카 왕국으로 인도해서 내게 이런 기회를 준 거야.’

이렇게 생각하니 비읍이는 카카 왕국에서 왜 자신에게 여행을 떠나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막막했다. 준비물 하나 없이 가도 되는 건가? 궁금증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이럴 때 일기장이라도 열리면 좋을 텐데 말이다. 그때, 내팽개쳐진 일기장에서 어렴풋이 소리가 들렸다.

“엉, 엉, 할머니이, 할머니이, 저거 사줘!”

비읍이는 조심스레 일기장 곁으로 몸을 밀었다.

‘누가, 일기장 안에 있는가?’

비읍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일기장 표지에 손가락을 채 올리기도 전, 그렇게 속을 보여주지도 않던 일기장이 저절로 ‘사라락’ 소리를 내며 열렸다. 일기장이 펴짐과 동시에 여전히 동그랗게 뜬 비읍이의 눈동자에는 황금빛 물결이 눈앞에서 바로 파도치듯 선명한 빛이 가득해졌다.

“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