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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가영센텀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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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어린이기자 2기와 3기에 이어 4기기자단으로 푸른누리와 함께 행복한 초등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3년간의 기사들을 모아 푸른누리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푸른누리가 우리와 함께 영원할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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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가영 기자 (센텀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64 / 조회수 : 611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3

“비읍아. 너, 행복하니? 너 지금 행복해서, 너무 행복해서 기분이 뛸 듯이 좋니?”

비읍이는 마음이 철렁하고 내려앉았다. 여태껏 그런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다. 비읍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카키라는 한숨을 내쉬며 비읍이에게 다가왔다.

“봐. 너 지금 대답 못 하잖니. 행복을 찾고 싶지 않니? 행복해지고 싶지 않아? 다시 한 번 너의 입가에 밝은 미소가 가득 차도록 하고 싶지 않아?”

비읍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들릴 듯 말 듯 한 소리로 얼버무렸다.

“그러고... 싶어...”

카키라는 비읍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비.읍. 네 이름 석 자 앞에 ‘행복한’이란 단어가 붙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내 말은 그거야.”

비읍이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 카키라는 눈썹이 강아지 귀처럼 축 처진 비읍이에게 방긋 웃어보였다. 비읍이도 힘없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카키라는 먼지를 털 듯 비읍이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었다. 그러고는 탁자 반대편에 있는 책장으로 다가갔다.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여 카키라가 앞에 서니 옷장이 카키라를 덮칠 것 같았다. 카키라는 까치발을 들고 폴짝폴짝 뛰며 옷장에서 물건을 꺼내고는 만족스런 얼굴로 비읍이에게 다시 다가왔다. 갈색 가죽 가방이었는데 때가 조금 묻어 있었다. 묵직한 배낭을 들어보곤 비읍이는 가방을 다시 옆 의자에 놓았다.

“저, 비읍아. 이 여행을 하는 동안 넌 세 가지 숙제를 해야 해.”

카키라는 비읍이가 분주하게 가방을 정리하는 동안 조용히 말했다. 카키라는 아직 비읍이의 팔놀림을 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

“숙제? 숙제하러 여행 가는 게 어디 있어! 아니, 여행도 내가 원해서 가는 게 아니고, 근데 숙제를 하라고?”

비읍이는 눈이 동그래져서 고개를 돌려 카키라를 쳐다보았다. 카키라는 자신의 움직임에 따라 매섭게 쳐다보는 비읍이의 눈빛은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입을 비죽 내밀고 어깨를 으쓱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홍차를 한 모금 마신 뒤 다시 입을 열었다. 홍차 때문에 카키라의 입술은 촉촉해보였다.

“음...... 숙제가 어려운 건 아니야. 간단한 방학 숙제라고 보면 돼.”

이번에는 비읍이가 홍차를 마셨다. 그새 식었는지 미지근했다.

“근데, 이 여행 꼭 가야 해?”

비읍이의 반복되는 질문에 조금 짜증이 났는지 카키라는 눈썰미를 찌푸리며 비읍이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다시 단호하게 대답을 했다.

“지금 이 여행은 널 위한 거야. 이비읍, 너 말이야. 넌 지금 행복이 뭔지 몰라. 넌 행복함이 충분히 네 머릿속에 있는데 그걸 찾기는커녕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그 결과로 너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게 하지. 그나마 이 구슬이 네게 행복을 가져다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 구슬의 운명을 누가 아니. 깨질지, 네가 잃어버릴지. 깨지거나 잃어버리면 넌 더 불행해질 거고. 그렇게 되기 전에 너는 서둘러 행복을 찾으러 여행을 떠나야 해.”

카키라는 손에 깍지를 끼고 가만히 비읍이를 바라보았다. 눈빛에 섞인 약간의 카리스마 때문인지 카키라는 왠지 비읍이가 알던 그 카키라가 아닌 것 같았다.

“아, 알았어. 가면 되는 거 아니야.”

카키라는 홍차를 다시 한 모금 마시고 비읍이를 바라보았다.

“일단 오늘은 집에 돌아가. 집에 돌아가서 푹 쉬고 내일 다시 들어와. 대신 들어올 시간을 마련해야 해. 카카 왕국 시간으론 5일, 바깥 세상 시간으론 5시간 정도는 걸릴 거야.”

비읍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이 금요일이니까 내일은 토요일이다. 들어올 때 새벽이나 점심을 먹고 들어온다면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럼 이제 집에 갈 시간이 된 것 같다. 네가 여기 처음으로 왔을 때 앉아 있었던 의자에 앉고 기다리면 집에 돌아갈 거야. 다시 오고 싶으면 네가 네 집으로 돌아갔을 때 앉아있는 곳에 앉아서 이 구슬을 만져.”

카키라는 할머니가 주신 연분홍 구슬 축소판이라도 되는 것 같은 조그마한 구슬을 쥐어주며 말했다.

“응, 알겠어. 잘 있어, 카키라.”

비읍이는 눈을 꼭 감았다. 혹시나 그 소용돌이가 다시 일어날까 꼭 감은 눈에 힘을 잔뜩 주고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소용돌이가 일어나지 않았다.

‘어? 왜 소용돌이가 안 일어나지?’

비읍이는 눈을 가늘게 떠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