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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가영센텀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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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어린이기자 2기와 3기에 이어 4기기자단으로 푸른누리와 함께 행복한 초등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3년간의 기사들을 모아 푸른누리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푸른누리가 우리와 함께 영원할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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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가영 기자 (센텀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128 / 조회수 : 1810
‘아홉살 인생’을 읽고

책 제목만 봐도 절로 웃음이 새어 나온다. 아홉살이 무슨 인생을 알겠는가. 10년도 안 살아본 꼬마가 인생에 대해 얼마나 느꼈으려나. 이 책을 읽기도 전에 ‘이 책의 내용은 분명 천진난만하고 행복한 여느 아홉 살의 인생을 그렸을 것이다’라고 확신했던 나는 책을 다 읽고 난 뒤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리고 한참을 생각했다. 이 책의 작가는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 책을 썼는가. 책 한 권에서 아홉살의 인생을 그린 것이 맞긴 맞는데, 도대체 내게 무엇을 얻으라고 작가는 이 책을 썼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쉽게 답을 말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여기에 한 번 이야기를 풀어보며 다시 생각을 해 보려 한다.


아홉 살 백여민은 아버지가 직장을 잃은 뒤 집안 형편이 급격히 안 좋아져 비가 오면 빗물이 뚝뚝 새어버리는 판자촌에 살게 된다. 그래도 ‘우리 집’이 생겼다는 사실에 마냥 좋아하는 천진난만 9살 꼬마다. 하지만 이 꼬마의 삶에서 우리는 깨닫게 되리라. 아이들에게도 그들만의 생각이 많다는 것을 말이다.


이사를 오면 떡을 돌리는 풍습이 이 가난한 동네에서도 지켜졌는지 이 꼬마는 엄마가 떡대신 만든 밀가루 파전을 한 접시씩 들고 이집 저집 돌아다녔다. 그 중 자신보다 한참 어려보이는 아이가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하여 한 번 때려주고 왔는데, 그 일을 엄마에게 말하자 그 꼬마는 누나와 사는 불쌍한 아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고민하게 된다. 다음 날 마음이 불편해진 백여민은 그 아이 집에 찾아가 화해를 하고 이름을 묻는다. 그 아이의 이름은 이기종. 이 둘은 같은 학교를 다녀서 더 친해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백여민은 이기종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이기종이 4차원에다가 엉뚱하고 거짓말을 잘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던 중, 평범한 백여민에게 미술 대회 대상 수상자라는 조금은 과분한 수식어가 주어지게 된다. 백여민의 상상력에 심사위원들이 감탄했는지 조금은 괴상할 수도 있는 백여민의 그림이 대상을 받게 된 것이다.


그 이후로 부잣집에서는 백여민을 불러 자신의 자녀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도록 했고, 그럴 때마다 고급스러운 다과를 제공해준다. 백여민이 먹은 다과를 이기종에게 자랑할 때마다 이기종은 백여민을 피한다. ‘너는 달라졌다.’ 이 한 마디만 남기고 말이다. 백여민은 점점 이기종과 멀어져 가고, 동심과도 멀어져 갔다. 이기종의 말을 이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제 백여민은 시나브로 어린이다운 순수함과 천진함에서 벗어나 세상에 물들어 버린 것이다.


아홉살 인생은 꽤 두꺼운 책이었지만 정신없이 책장을 넘기게 하는 힘이 있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책속에 그려진 어린 아이의 삶이 나를 끌고 이리저리 다니는 느낌이었다. 아이들이 순수함과 동심에서 벗어나 세상의 욕심과 어른들의 이기심에 물들어가는 사실은 슬프지만 당연한 삶의 수순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사는 세상에서는 아홉 살 꼬마들이 여전히 아름다운 동심과 티없는 순수함에서 뛰놀고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