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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가영센텀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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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어린이기자 2기와 3기에 이어 4기기자단으로 푸른누리와 함께 행복한 초등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3년간의 기사들을 모아 푸른누리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푸른누리가 우리와 함께 영원할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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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가영 기자 (센텀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36 / 조회수 : 634
한글사랑 나라사랑

오랜만에 책장을 정리할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이나 사촌동생에게 보낼 책들을 정리하던 중, 표지가 너무 예쁜 한 권의 책이 눈에 쏙 들어왔다. 한글 우리말을 담는 그릇이라는 큼지막한 책이었다. 예전에 한번 읽고 구석에 놓아둔 모양인데 한심하게도 책의 내용은 잘 기억나질 않았다. 제목도 그렇지만 표지의 한글 글씨체가 그림 같기도 하고 글씨 같기도 한 게 예쁘고 멋스러웠다. 그래서 정리를 하다말고 아예 자릴 잡고 앉아서 천천히 다시 읽어 내려갔다. 마침 10월 9일 한글날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은 조선의 4번째 임금이다. 할아버지인 태조가 조선을 세운지 30여 년이 흘렀을 무렵 왕위에 올랐다. 그 당시 조선은 중국의 글자인 한자를 빌려서 쓰고 있었다. 그 때문에 글공부를 하지 못하거나 농사를 짓느라 바쁜 백성들은 곳곳에 방이 붙어도 읽지를 못하여 법을 어기고 억울하게 처벌을 받을 때가 많았다고 한다. 결국 조선은 양반 즉 선비들을 위한 세상이었던 것이다.

이런 백성들을 지켜보면서 안타깝게 여긴 세종대왕은 새로 글자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그 다짐 이후로 세종대왕은 오로지 글자를 만드는 일에만 몰두하였다. 어느 날 눈병이 심해져서 휴가를 떠나야했지만, 새로운 글자를 만드는 일 만큼은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했다.

그렇게 완성된 28자는 백성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고, 한자보다 쉬워진 훈민정음(백성들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한글을 반겼던 것은 아니다. 몇몇 선비들은 중국을 섬기고 있어서 새로이 글자를 만들어 쓰는 것은 오랑캐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세종대왕을 말렸다. 그러나 백성들은 훈민정음을 쉽게 익히며 좋아했고, 궁궐 내의 여자들에게도 빠르게 퍼져서 인선 왕비와 결혼한 딸 숙휘 공주는 서로 훈민정음으로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또한 백성들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집안일의 비법을 훈민정음으로 적어 후손들에게 알려주었다.

이렇게 훈민정음은 나라의 말로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지만 다시 한 번 일제강점기를 맞아 엄청난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일본인들은 한글을 우리 민족의 정신이 담긴 글이라고 여겨 일본어를 사용하도록 강요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한글을 지키는 일에 뜻을 같이하고, 주시경 등의 학자들과 조선어학회(현 한글학회)의 피나는 노력으로 훈민정음은 한글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28글자에서 24글자로 정리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선조들의 노력과 정성으로 빚어낸 한글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새기게 되었다. 아름다운 한글 대신 은어와 속어를 더 자주 쓰는 우리가 얼마나 어리석은지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얼마 전 신문에서 봤던 찌아찌아족에 관한 기사도 떠올랐다. 표기문자가 없던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배우고 익혀 자신들의 표기문자로 사용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한글은 이미 세계적으로 문자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서 앞으로 이렇게 한글을 수출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예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사 끝부분에서 최근 정부의 지원이 처음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그에 대한 관심도 줄어서 그곳의 세종학당이 위기를 맞았다고 쓰여 있었다. 신문을 읽는 동안에는 그저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이 책을 읽은 후엔 더더욱 걱정스러워졌다. 부디 처음 세종학당을 세울 때의 관심과 후원이 계속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겠다.

한국은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국가라고 한다. 그만큼 한글이 쓰기 쉽고, 읽기 쉬우며, 과학적인 글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유네스코에서 해마다 문맹 퇴치를 위해 공을 세운 사람에게 상을 주는데, 이 상의 이름이 세종대왕 상(King Sejong Prize)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를 가진 한국에서 한글을 쓰고 읽으며 살아갈 수 있음에 늘 감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