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29호 2월18일

우리동네 사랑방 추천 리스트 프린트

정유진 독자 (서울삼성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41 / 조회수 : 456

뉴스 공유하기 C
					로그 미투데이 트위터 Facebook

이슬처럼 빛나는 시인의 숨결을 찾아서...


미당 서정주(1915~2000)선생님은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지금까지 해외에 번역된 한국문학 자료 중 가장 많은 나라의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생전에 노벨문학상 후보로 다섯 번이나 추천되신 분이다.


서정주 선생님의 고향은 국화향기가 그윽한 전북 고창군 부안면이다. 미당 선생님께서 돌아가시고 2001년 고향에 조성된 미당 시문학관은 다양한 미당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선운사에는 선생님의 육필을 그대로 새겨서 만든 〈선운사 동구〉 시비(詩碑)가 서 있다.

미당 선생님께서 생의 마지막 30년을 보낸 봉산산방(蓬蒜山房·서울 관악구 남현동 소재) 고택(古宅)이 있다. 봉산산방은 지난 2003년 11월 건축업자에 팔려 헐릴 뻔한 것을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명박 대통령 할아버지의 지시로 구입했지만, 이후 개·보수 예산을 마련치 못해 사실상 방치되어 왔었는데, 관악구에서 본격적인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이런 사실들을 알고 대통령할아버지께서 정말 좋은 일을 하신 것을 알게 되어 무척 기뻤다. 미당선생님의 대표적인 시 중의 하나인 ‘국화옆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빠도 고등학교 때 암기를 했는데 지금도 잊지않고 계시다며 낭송을 해 주셨다.


국화 옆에서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미당 선생님은 생전에 15권의 시집을 출간하고, 1000여 편의 시들을 발표하실 만큼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시의 세계로 빠져 들게 했다. 미당 선생님께서 남긴 1만 5천 여점의 유품들은 미당 시문학관과 동국대학교 도서관에 보관 전시되어 있으며 30년 동안 집필활동을 하던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 자택은 선생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서울대학교 옆에 있는 관악산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오는 곳이다. 관악산의 입구를 지나 조금 오르다 보면 왼쪽 계곡에 접해 있는 시비가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 끈다. 바로 미당 서정주 선생님의 시비이다. ‘관악구에 새해가 오면’을 노래 한 멋진 시로 산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관악산에 머무르게 만든다. 나는 지난 2 월 4일 입춘의 기운을 받기 위해 관악산을 오르면서 다시 미당 선생님의 시비 앞에 섰다.


미당 선생님께서 30여년의 세월을 보내신 제 2의 고향같은 관악구에 대한 사랑이 철철 넘치는 것 같았다.

관악구에 새해가 오면

(미당 서정주)


관악구에 새해가 오면

낙성대의 강감찬장군의 넋이

먼저 일어나시어 소리치신다.

"너희들은 왜 쪼무래기로만 남으려 하느냐?

이 세계의 최대강국이던

(키타이)를 쳐부수던 내 힘을

너희는 어찌해서 깡그리 다 잊어야만 하느냐?"고...


관악구에 새해가 오면

신림동에 사시던

이조 최대의 서정시인

신지하님의 넋도

곰곰히 이어서 말씀하신다.

"자네들은 어째서 또 사랑마저 잊었는가?

겨레가 겨레끼리 사랑하고 살어야 하는

그 근본정신까지 잊어야만 하는가?"하고...


그러면 관악산의 철쭉꽃 뿌리들은

나직한 소리로 웅얼그린다.

"아무리 차운 겨울날에도

우리들 뿌리만은 언제나 싱싱하여

한봄에 꽃 필 채비를 하고 있오.

당신들도 그래야만 할 것 아니오?"하고...


그러면 관악산의 까치떼들이

짹짹짹짹 조아리며 세배를 한다.

"단군자손 여러분께 세배 올려요

우리들 까치들의 할아버지 할머니도

단군할아버지의 그때부터 벌써

그 곁에서 모시고 살아왔거든요."하고...


미당 서정주 선생님은 이슬로 비유되는 시의 본질에 누구보다 가깝게 간 시인이다. 많은 대표작들이 우리 겨레에 숨결을 불어 넣어 주고 있다. 선생님의 시적 생애는 여러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 보존하고 정리하며 기억할 필요가 있는 우리 역사의 일부이자 일종의 문화유산으로 간직되어야 한다고 본다.


미당 선생님은 작품 활동 기간만도 70년에 이르는 장수시인이다. 선생님의 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생애이며 역사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관악구에서 30년의 세월을 함께 해 오시면서, 관악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관악구의 아름다움을 시로 남기신, 미당 선생님의 시비 앞에는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사랑이 있었다. 관악산에서 이슬처럼 빛나는 시인의 숨결을 느끼게 해 준 미당 선생님의 시비 앞에서 나도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자료출처:미당 서정주 홈페이지:www.seojungju.com>

정유진 독자 (서울삼성초등학교 / 5학년)

추천 리스트 프린트

 
 

 

렌즈속세상

놀이터


Template_ Compiler Error #10: cannot write compiled file "/web/webapp/data/ipress/iprdata7/e3/school.president.go.kr_paper/template/kr/_compile/group/42/1/bottom.htm.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