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 독립운동의 거목, 박차정 의사

7월 26일 일요일 오후 ‘박차정 생가’(부산시 동래구 칠산동 319-1)를 방문하였다. 해운대에 있는 외할머니댁에 들렀다가 동래구에 위치한 ‘박차정 생가’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박차정 생가’에 거의 도착할 때 엄마와 나는 너무 놀랐다. 동네도 허름한데다가 주변에 쓰레기 뭉치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길 안내 표지도 작아서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박차정 생가’ 주변의 골목길이 ‘박차정 길’ 이라고 표시되어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박차정 생가’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규모도 훨씬 작았으며 조그만한 기와집 한 채가 전부였다. 안으로 조심조심 들어가보니 생가의 대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순간 너무 놀라고 당황했다. 보통 박물관등은 일요일에 다 개관하는줄 알았기에 문을 열지 않았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커다란 자물쇠로 대문은 굳게 잠겨 있었으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담장 너머 안 뜰을 보았더니 사나운 개들만 컹컹 짖고 있었다. 박차정 생가는 평일 9시부터 오후6시까지 개관하며, 일요일, 월요일은 휴관이었다. 나는 대문 옆에 붙어있는 안내글만 몇 번을 읽고 아쉬운 마음으로 되돌아왔다.

그 대신 나는 박차정 의사의 일대기를 관련자료(보훈처 나라사랑 광장 보훈자료방 제공)를 통해, 또 4학년 때 배웠던 사회교과서를 다시 찾아보고 조사해보았다.

1910년5월 8일 복천동에서 출생한 ‘박차정의사’는 1929년 2월 동래일신여학교(현 동래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그 해부터 국내 여러 항일운동을 주도하다가 일제에 의해 옥고를 겪었다고 한다. 이후 중국으로 망명하였으며 1931년 김원봉과 결혼, 이듬해 남편과 함께 ‘조선혁명간부학교’를 설립하여 제1기 여자교관으로 활약하였다. 또한 민족혁명당 부인회(조선부인회)를 결성하기도 하였으며 ‘대륙의 들꽃’이라는 별명을 가진 박 의사는 일신여학교 재학 중 조선소녀동맹 동래지부에서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그리고 중국에서 의열단 활동을 벌이다 1944년 곤륜산 전투에서 장렬히 산화했다. 1944년 34세의 나이로 순국하기까지 한국여성 독립운동의 거목으로 활동한 점이 인정되어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박 의사에게는 지난 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기도 했다. 우리민족의 자존심과 정기를 올곧게 하였으므로 그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자 부산 동래구청은 2005년 동래구 칠산동 동래고 근처 생가를 복원했다. 박차정의사숭모회는 1995년 8월 15일 박차정 의사에게 유관순 의사와 동급인 건국훈장 독립장이 수여된 같은 해 11월 9일 발족했다. 1996년 8월 사단법인으로 등록하고 박차정의사 동상건립(2001년 3월 1일, 부산시 금정구 만남의 광장에서 제막), 생가복원, 기념관 건립, 유택국립묘지안장 등을 기본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박차정 의사의 일대기를 보면서 놀랍기도 하고 부산에 이렇게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싸우신 여자 독립운동가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또한 유일하게 부산에 존재하는 독립운동가 생가가 여자라는 사실에 한없는 여성의 자긍심을 느껴볼 수 있었다. 여자의 몸으로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서 산화하시고
이러한 희생으로 우리가 8.15일 독립을 맞이하여 지금의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고 감사했다. 하지만 부산에 복원되어 있는 독립운동가 생가가 ‘박차정 의사 생가’뿐이라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 더군다니 이렇게 소중한 생가가 좀 허술해 보이기도 하니...앞으로는 ‘박차정 독립운동가 생가’도 좀 더 관리가 잘 되어서
많은 사람이 방문할 수 있었으면 한다. 또 더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생가도 더 많이 복원되어서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서 희생하신 의인들을 더 많이 기념하고 그 뜻을 기렸으면 좋겠다.

이다인 독자 (남성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