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진 독자 (부산명진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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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마을에 키가 아주 큰 아이와 키가 아주 작은 아이가 살았어요. 키가 아주 큰 아이는 키가 너무 커서 어른들보다 더 컸고요, 키가 아주 작은 아이는 초등학생인데 유치원 아이들 만하죠.
그래서 키가 큰 아이가 키가 작은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야, 너는 키가 작아서 좋겠다. 나는 키가 조금만 줄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다들 나를 고등학생 또는 어른이라 부른다. 그런데 나는 아직 어린 초등학생이다. 작은 것을 줍을 때에는 언제나 고개를 푸욱 숙여야 한다. "
그러자 키가 작은 아이가 키가 큰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야, 너는 키가 커서 좋겠다. 나는 키가 좀 늘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다들 나를 유치원생 꼬마로 알고 있다. 높이 있는 것을 집을 때는 까치발을 하고 뛰어 봐도 잡기 힘들다. "
그래서 키가 큰 아이와 키가 작은 아이는 서로서로 자기가 더욱 불쌍하다며 다투기 시작했죠.
"그만! 그만!"
갑자기 한 사람이 뿅 하고 나타났어요.
"나는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알라딩이다. 너희들의 소원은 무엇인가?"
"저저.. 알라딩님. 저는 키가 좀 줄었으면 좋겠어요. "
키가 큰 아이가 말했습니다.
"저는 키가 좀 컸으면 좋겠어요."
그러자 알라딩이 버럭 화를 냈습니다.
"좀? 좀이라는 게 어떤 단위를 의미하느냐! 똑바로 말해라! 나는 너희들이 말한 그대로 만들 것이다."
"네, 네 저는 매일 매일 키가 3 센티미터씩 자랐으면 좋겠어요." 키가 작은 아이가 말했어요.
"저도요! 저도요! 저는 매일 키가 3 센티미터씩 줄게 해 주세요." 키가 작은 아이가 말했어요.
"알았다~ 알았다! 슈리슈리 마슈리 알라카아봉바오바아토카라마티아타 샬라샬라 슐라슐라 뿅! "
알라딩이 마법 봉을 들고 두 아이를 향해 마법을 부렸습니다. 그러더니 알라딩은 기분 나쁜 웃음을 지으며 다시 뿅 하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키가 큰 아이는 그 다음날 3 센티미터가 줄었습니다. 키가 작은 아이도 그 다음날 3 센티미터가 커졌습니다. 자꾸 자꾸 그래져 갔습니다. 키가 큰 아이는 키가 매일 줄어 들었구요, 키가 작은 아이는 매일매일 키가 커졌습니다. 8일 후 두 아이들은 제법 정상적인 키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니 이게 웬일! 두 아이의 키가 같아졌습니다. 사람들은 두 아이를 이상하게 바라보았습니다.
한달 후, 키가 큰 아이는 너무너무 작아졌고, 키가 작은 아이는 키가 너무너무 커졌습니다. 자꾸만 키가 커지고 또 작아지는 바람에 두 아이의 부모님은 계속 옷을 사야만 했습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일꼬?"
부모님들은 의아해 했습니다.
또 한 달이 흘렀습니다. 키가 컸던 아이는 이제 너무 작아져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키가 작았던 아이는 이제 키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 버렸습니다. 둘은 슬퍼서 숲에서 숨어 놀았습니다. 둘은 알라딩이 괜스레 미웠습니다.
"뿅!"
둘은 얼른 고개를 들었습니다. 알라딩이 서 있었습니다.
"너희들, 너희들이 바라는 대로 해 주었건만 왜 너희들은 그렇게 울고 있지?"
알라딩이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렇다고 계속 매일 3센티미터를 크게 하면 어쩌라는 거예요!"
키가 작았던 아이가 말했습니다.
"맞아! 계속 매일 3센티미터를 작게 하면 어떡해!! 사람이 한도가 있어야지!‘
키가 컸던 아이가 말했습니다.
"내가 소원을 들어주기 전에 분명히 말했다. 나는 너희들이 원하는 것 그래도 해 줄 거라고. 그래서 너희들은 매일 3센티미터씩 이라면서! 뭐 한달 뒤에 그만, 3주 뒤에 그만 뭐 이런 식으로 끝을 내지도 않았고. "
알라딩이 웃으며 말했어요.
"그러네요. 흑흑.. 우리 잘못이어요."
두 아이는 계속 울었습니다.
"그럼 이번 기회로 많은 것을 깨달았을 테다. 그러니 원상태로 돌려주마!"
알라딩이 말했습니다.
"원래대로 말해야 하니까 거꾸로 주문을 외워야지. 뿅! 라슐라슐 라샬라샬 타아티마라카토아비오바봉아카라알 리슈마 리슈리슈! "
그랬더니 원래대로 두 아이의 모습이 돌아왔습니다. 두 아이는 원래대로 돌아온 자신의 모습을 보고 매우 행복해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두 아이는 자신의 키에 불만을 갖지 않고 살기로 했습니다. 또 둘은 언제나 붙어 다니며 서로서로 불편한 점을 도와가며 풀어냈습니다. 키가 큰 아이가 무언가 작은 굴속에 떨어뜨리면 키가 작은 아이가 들어가 빼냈고, 키가 작은 아이가 놀다가 배드민턴 셔틀콕이 나무 끝에 걸려 떨어지지 않으면, 키가 큰 아이가 손을 뻗어 빼냈습니다.
그래요. 자신의 모습에 대해 불만을 가지면 그 불만이 더 커지기만 할 뿐 좋을 게 하나도 없어요. 또 서로 부족한 모습이 있다고 해도 똘똘 뭉치면 못해낼 것이 없기 마련이지요.
박수진 독자 (부산명진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