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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 06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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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혜 독자 (대구상인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165 / 조회수 : 2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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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이네 서랍 속 마을

안녕하세요? 저는 유진이네 서랍 속 몽당연필이랍니다. 유진이는 뭐든지 잘 안쓰는 것이면 서랍속에 일단 넣어두고 까맣게 잊어버리는 버릇이 있어 서랍속은 언제나 지저분해요, 하지만 그때마다 저희 서랍마을 주민들이 모두들 힘을 모아 정리를 하곤 하죠, 그래서 유진이는 가끔 서랍을 열어볼 때 깨끗이 정리되어 있는 안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 한답니다.


저희 서랍마을에는 많은 필기도구들이 살고 있어요. 빨강땡땡이 수첩도 있고, 오른쪽 아래 구석에는 지우개들도 많이 모여 살아요. 아참! 우리 마을 시장님은 까만 몸 색에 반짝이 무늬가 있는 지갑이신데, 이 서랍속에 들어오신지 벌써 1년 가까이 되어 간다네요. 저는 최근에 들어와서 잘 모르겠지만요.

어느날, 저희 서랍마을이 평소와 다르게 매우 시끄러워졌어요. 왜냐고요? 바로 유진이의 미술 대회날이 가까워졌기 때문이에요. 앞에서 말했듯 유진이는 무엇이든지 서랍속에 넣어 두어서, 어떤것들을 넣어 두었는지 종종 잊어버리기 때문에 대회날이 되면 분명히 서랍을 털어내고 미술대회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찾아갈 거에요. 그렇게 되면 저희 서랍마을은 주민들을 잃게 되고 애써 만든 집이 유진이 때문에 순식간에 무너지게 될거라고요. 정말 큰일이에요.


"어흠, 어흠!"


반짝이 지갑 시장님께서 마을 중간으로 가서 헛기침을 두번 하셨어요. 그리고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씀하셨지요.


"알다시피, 유진양의 미술대회 일시가 되면 이곳 서랍마을은 완전히 붕괴되어 버릴 것이다."


겁 많은 녹색 이어폰이 케이스 안으로 들어가면서 무서워 벌벌 떨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미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유진양이 서랍의 물건들을 모조리 꺼내지 않고서도 손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저, 그러면 그냥 깨끗하게 정리를 해 놓으면 알아서 보고 찾아가지 않을까요? 작은 물건은 통에 담고, 큰 물건은 잘 보이게 말이에요."


삼각자가 손을 들고 의견을 말했어요.


"에이, 그래도 유진이 성격대로라면 하나하나 다 찾아 볼 걸? 그리고 나는 지금 이 집의 자리가 맘에 들어! 옮기기 싫단 말이야!"


가장 빛이 잘 들어오는 곳에 살던 주사위가 통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어요. 주사위는 원래 좀 따지기를 좋아하고 성질을 잘 내거든요.


"그래, 삼각자야, 주사위 말이 맞다.


네 말대로 라면 모두들 집을 옮겨야 하는데, 저쪽의 안경닦이 같은 아이는 집이 무겁고 옮기기 힘들잖니, 또 그렇게 하려면 힘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릴거야. 다른 방법은 없을까?"


시장님이 말씀하셨지요. 나도 걱정이 되었어요. 내 집은 연필꽂이거든요. 나 혼자 사는게 아니고 분홍 샤프 아주머니 전셋집에서 친구들과 같이 지내는데, 아주머니도, 친구들도, 나도 이것저것 손해가 많을 거에요.


‘어쩌지? 무슨 방법이 없을까?’


계속 걱정하던 나는 한 생각이 났어요, 그건 바로…….


"시장님! 좋은 방법이 있어요!"


나는 내 생각을 시장님께 말씀드렸지요. 시장님께서는 아주 괜찮은 방법이라며 허허 웃으셨어요. 그리고는 내 이야기를 들은 마을 주민들도 바로 그 방법대로 행동하기 시작했어요. 어떤 생각인지 궁금하세요? 제가 살짝 알려드릴께요. 미술대회에 필요한 도구들만 살짝 밖에 내놓은 다음, 유진이가 대회가 끝난 후 집에 돌아 온 후 쓴 도구들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점심을 먹으러 가면 우리가 다시 마을 안으로 데려오는 거에요. 물론 미술도구주민들은 반대했어요. 왜 우리가 그렇게 버려진 것처럼 있어야 하느냐고 말이에요.


특히 요새 새로 서랍마을에 이사 온 납작붓부부는


"이제 겨우 이 마을에 적응했는데, 대회 하나 때문에 그런 꼴을 당하라고요?"


라고 거세게 반발했어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마을이 무너지는 것은 싫어서 투덜대면서 그 계획에 응하기로 했어요. 미술대회가 있기 하루 전의 밤, 나와 내 친구 향기볼펜이 앞장서고, 그 뒤를 이어 미술도구주민들이 줄줄이 따라 나왔지요. 그리고는 일부러 책상위에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으라고 했어요. 왜냐고요? 성격 맞춰서 가지런히 누워있으면 유진이가 의심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에요. 나는 미술도구주민들에게 조그맣게 ‘화이팅! 잘 부탁해요!’라고 속삭인 뒤 집으로 돌아왔어요. 아참, 내 집은 찢어진 공책이랑 너무 작아져서 쓸 수 없는 연필로 만들었어요. 공책은 지붕이고, 연필은 울타리랑 벽으로 이용했지요. 그리고 연필울타리 안쪽에는 샤프심 꽃도 심었답니다.


다음날 아침, 우리 예상대로 유진이는 일어나자 마자 미술도구들부터 찾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먼저 서랍을 열어보려다가 책상위에 널브러져 있는 도구들을 보았지요.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혹시?’하는 눈빛으로 서랍을 보았지만, 곧 시간이 없어서 바로 나갔어요. 우리 마을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오후 2시 쯤 되었을까요? 드디어 유진이가 들어왔어요. 하지만 도구들을 책상위에 올려놓지 않았어요. 대신 우리가 살고 있는 서랍을 열더니 평소와 다르게 아주 가지런히 정리해서 넣었답니다.


"어? 왈가닥 유진이가 어쩐 일로 얌전해졌지?"


모두들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어요. 나도 마찬가지였지요.


‘갑자기 유진이가 왜 저럴까?’


생각해 보다가 오늘 일을 알고 있을 것 같은 파레트 아저씨에게 다가가서 여쭤 보았어요.


"아저씨, 유진이가 왜 저러죠?"


그러자 아저씨는 아주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기뻐해라, 몽당아, 글쎄, 유진이가 처음에는 우리들이 밖에 나와 있는 것을 보고 대단히 이상하게 여
겼거든? 그런데 말이야. 이렇게 어지럽게 나와있는게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면서 앞으로는 서랍속을 자주 깨끗이 정리하겠다고 다짐한 거 있지?"


라고 말씀하셨어요. 몽당이라고 부르신 것이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유진이가 달라졌다는 것은 정말 기뻤지요. 그리고 이제는 애써 온 주민 마을 청소 같은 것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제일 좋았어요.


그 후로 우리 마을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놀라지 마세요. 서랍 마을은 유진이가 책상을 더 큰 것으로 사서 바꾸면서 훨씬 넓고 좋은 곳으로 이사가게 되었고요, 유진이가 우유팩 아랫부분을 잘라서 다 칸을 나누어 우리를 보관해 준 덕분에 직접 분필로 좁은 서랍 속 땅을 나누며 내 땅이 아니라며 싸울 필요가 없게 되었어요. 어디 그뿐인 줄 아세요? 유진이는 그 후로 전과는 다르게 매우 착실하고 정리정돈을 잘 하는 아이가 되었답니다.


여러분도 물건들을 서랍에 넣고 계속 방치해두지는 않나요? 그러면 전의 유진이와 같은 모습이 되어 버리고 만답니다. 물건을 소중히 다뤄주세요. 혹시 알아요? 서랍마을의 주민들이 한 일처럼 주변에서 누가 한지도 모르는 일이 일어날지!

배인혜 독자 (대구상인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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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06-04 22:55:33
| 저의 모습을 보고있는것같아 부끄럽습니다.ㅎㅎ 추천할게요. 제 동화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임채현
서울갈산초등학교 / 6학년
2010-06-05 16:41:44
| 정말로 재미있는 동화였어요.^.^
저도 깜빡하고 물건을 잃어버리는데,
소중하게 다뤄야겠네요.
이윤서
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
2010-06-06 12:16:35
| 글을 이런 식으로 쓰니까 재미있네요. 잘 읽었습니다.
윤희서
동안초등학교 / 6학년
2010-06-08 22:05:47
| 재미있는 표현이 많네요~^^
저도 서랍정리를 잘 해야 겠어요!
추천 꾸~욱!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06-10 20:53:39
| 동화를 잘쓰셨네요.저동 정리잘하지 않아서 어머니께서 늘 정리하라 하시는데... 잘읽었습니다.
이진영
장평중학교 / 1학년
2010-06-14 21:40:27
| 네~잘 알겠습니다.
김유진
군서초등학교 / 4학년
2010-06-23 20:02:38
| 유진이가 확실이 달라졌네요!!!(제이름이여서 조금 어색 하지만요...)
이윤서
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
2010-08-04 15:44:21
| 앞으로는 정리정돈 잘하는 사람이 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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