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독자 (안양남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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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이 맑았던 지난 10월30일,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안양남초등학교에서는 알뜰시장이 개최되었습니다. 전교생과 학부모, 이웃들을 대상으로 한 알뜰시장은 학생들에겐 물건을 사고, 팔며 경제개념과 재활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학부모들에겐 각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기부받아 필요한 이웃들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하여 충동구매와 절약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어묵이나 떡볶이 등과 같은 맛있는 간식 먹거리들이 학생들을 줄세웠고, 새우젓, 찐빵, 김 등은 어르신들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구매하시기도 하였습니다. 수첩, 책, 옷, 가방 등 저마다 아끼던 물건을 가지고 나와 판매하는 어린 상인들의 눈빛은 그 어느때보다도 진지했고, 여기저기서 흥정하며 각자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알뜰하게 챙기는 모습들이 그날따라 의젓해 보이던 안양남초 학생들이었습니다.
물건을 모두 판매한 학생들은 학부모님들께서 손수 만드신 맛난 먹거리들을 사먹는 또 다른 재미에 빠졌고, 알뜰시장에 참여하시던 동네 어르신들께서도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이 준비한 물품들에 많은 관심 보이시며 흥겨운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특히, 평소에 마술을 통해 학생들에게 눈높이를 맞춰 주시던 유재완 교장선생님은 이날 만큼은 제자들의 행복한 미소를 찍는 사진사가 되어 운동장 곳곳을 바쁘게 뛰어다니셨고, 틈틈이 손자에게 줄 장난감을 고르실 때는 자상한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변신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그 무렵 푸른누리와 인터뷰 취재(41호 참고)를 위해 뵌 적 있던 심재철 국회의원님께서 그 인연을 계기로 학교행사에 구경오시라고 연락드렸던 푸른누리의 초대에 기꺼이 응해주시어 음식 준비 하시느라 바쁘신 학부모님들과 물건을 파는 어린 상인들을 격려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책으로만 배우던 경제의 흐름을 실제상황 속에서 직접 체험하며 구매자와 판매자의 입장에서 서로의 이익발생을 위해 어떻게 해야 좋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의 성장기에 비해 물질적으로 넘치게 풍요로운 요즘, 비록 나에게는 하찮게 여겨지던 물건이 남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환경이나 물건을 함부로 여기지 말아야겠다는 작은 다짐을 하게 한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안양남초등학교 알뜰시장에서 얻어진 수익금은 나보다는 춥고 힘든 생활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 기부되며, 판매하고 남아있던 물품들 또한 물품기증 됩니다. 협조해주셨던 학부모님들께 감사드리며, 따스한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안양남초등학교의 멋진 학생들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정연주 독자 (안양남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