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환 독자 (대구달산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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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10월 30일), 나는 친구들과 함께 대구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경상북도 문경에 갔다. 그중 유명한 관광지, 문경하면 새재, 새재하면 문경! 문경새재에 갔다. 문경은 산세가 험해 새도 울면서 넘어갔다고 새재라고 한다. 하지만, 현대 사람들이 올라가기에는 어렵지만은 않은 길이었다. 새재는 경상북도와 충청북도를 잇는 산맥이어서 경북사람들이 서울에 과거를 보려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길이었다.
드디어 문경에 도착! 문경은 때마침 사과축제 중이었다. 그래서 새재로 가는 길에 사과행사장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사과향기를 맡으며 가던 중, 드디어 산길이 나왔다. 산을 올라가는데, 단풍이 아주 아름답게 물들어있었다. 사람들에게 가을 산이 아름답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몰랐다. 아래는 노란색, 위로 갈수록 붉은색이 되었다. 정말 가을 산이 불타는 것 같이 아름다웠다. 이제 산행시작! 올라가다보니 사람들이 신발을 벗고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머니께 왜 저러는 지 물어보니 몸에 더욱 좋으라고 그러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하지만 발이 다치지 않을까 하고 걱정되었다.
조금 더 올라가다보니 어떤 탑같이 생긴 것이 나왔다. 이 탑은 경상북도 탄생100주년을 기념하여 현재 경상북도 각 지역 도민의 생활과 의지를 400년 뒤 후손에게 전하기 위하여 조성하였다고 한다. 각 지역의 생활모습과 특산물을 묻어두었다고 한다. 타입캡슐을 말로만 들어왔는데 이렇게 타입캡슐을 묻어놓고 멋지게 탑도 세워놓다니 나중이 되어 타임캡슐을 다시 파볼 때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아마 탑은 뜯겨지고, 지하에서 커다란 원통을 꺼내어서 사람들에게 내용물을 보여줄 것이다.
산에 많이 있는 것은 단연 바위! 바위는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내가 본 바위는 평범하게 생기지 않았다. 바로 기름 짜는 도구인 기름틀을 닮았다. 그래서 이름도 문경의 사투리가 되어 ‘지름틀 바위’가 되어있었다. 바위가 금방이라고 떨어질 것 같이 생겼는데 그 밑에 깨를 많이 넣은 후에 한번만 기울여 준다면 많은 깨들은 가루가 되고 모두 기름이 되어있어 기름을 받는데도 많은 수고가 갈 것 같다.
조금 더 올라가다보니 아주 아름다운 계곡이 나왔다. 그 곳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있었는데 그 사이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있었다. 내가 이때까지 물놀이를 가면 물이 더럽거나 흐렸는데 오늘은 물이 아주 말고 투명했다. 이렇게 맑은 물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올라가니 주막이 나왔다. 선비들이 서울에 과거를 보러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길이었다고 하니 주막이 이렇게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일 것 같다. 그런데 주막이 하나밖에 없어서 많은 선비들이 갈 때는 주막이 많이 부족할 것 같았다. 주막은 문을 열어놓아서 사람들이 모두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가니 오래 돼서 그런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다. 문을 열 때마다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났고 올라서도 무엇인가 부러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한방에 들어가 보니 선비들이 덮고 잔 것 같은 짚이 있었다. 그저 들어가 있기만 하였는데 선비들의 과거에 붙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다. 아니, 그런데 뜻밖의 수확! 동생이 벽 틈새에 있는 보물을 찾은 것이다. 보물이란 현장학습에서 종이에 보물이라고 적어놓고 그것을 찾는 놀이를 말하는데 문경새재에서도 한다니 재미있었다. 하지만 어디로 찾아가라는 안내표시가 없었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산을 올라갔다.
이제 우리들의 목적지인 폭포에 다 와간다. 그전에 또 우리는 산의 도적, 산적들이 있던 곳을 볼 수 있었다. 풀숲 사이로 조금 넓은 공터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산적이 매복하며 기다리고 있다가 선비나 아녀자가 지나가면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훔치거나 납치해 갔다고 한다. 조금 들어가기만 하였는데 살기가 느껴졌다. 옛날 선비들은 대항할 힘도 없었을 텐데 거기서 꼼짝없이 잡히면 앞길이 막막할 것 같았다. 옛사람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계곡이 조금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마 이제 폭포가 가까워졌나 보다. 그중 엄청나게 커다란 바위가 있었다. 조금전의 지름틀 바위처럼 특별한 모양은 아니었지만 엄청나게 컸다. 그 주변에 안내표를 보니 바위의 이름을 보니 ‘꾸구리 바위’라고 적혀있었다. 꾸구리는 어린 때는 노란 바탕의 색이 강해 매우 아름다우나 자라면서 점점 없어진다. 꾸구리는 물의 속도가 빠르고 자갈이 많이 깔린 하천 상류의 여울에 산다. 주로 물속에 사는 곤충을 먹는다. 알을 낳는 시기는 4~6월이다. 이 바위의 이름이 꾸구리 바위인 이유는 바위의 밑에 어린 송아지를 한 번에 삼킬 수 있는 커다란 꾸구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꾸구리는 힘이 세서 한번 움직이면 바위가 움직이고 여자를 홀리게 할 수 있어 아녀자가 지나가면 홀린다고 한다. 역시 우리나라에는 재미있고도 아리송한 전설이 많이 있는 것 같았다.
목적지인 폭포에 도착! 폭포가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 떨어지는 소리가 아주 시원했다. 더 올라가고 싶었으나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 발걸음을 돌리게 되었다. 내려와서 이제 문경에서 유명한 레일바이크를 타려고하니까~ 바이크의 표가 끊겼다고 한다. 정말 아쉬웠다. 다음에 와서 레일바이크를 타기로 하고 대구로 차를 몰아갔다.
돌아오면서 잠에 들었는데도 다시 문경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다. 산을 갔던 것과 여러 가지 신기한 돌을 보았다. 마치 여행기의 리플레이를 보는 것 같았다. 그만큼 내게 문경은 가슴깊이 남고 보람된 여행지였다. 비록 힘들기는 했지만 다음에는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정상에서 소리를 질러보고 싶다. 그 때는 메아리가 돌아올 것이다. 다음에도 간다고 하여 그것이 정말로 기대된다.
전현환 독자 (대구달산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