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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연웅 독자 (인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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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와 분단이

통일이와 분단이는 이란성 쌍둥이입니다. 쌍둥이라고 해서 모두 얼굴이 같다구요? 그건 일란성쌍둥이를 말하는 것이구요, 이란성 쌍둥이는 얼굴이 같지 않아요. 통일이와 분단이는 얼굴도 다르고 성격도 많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통일이네 부모님께서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루도 싸우지 않고 넘어가는 날이 없었거든요. 주로 분단이가 싸움을 걸고 통일이는 당하는 편이었지만요.

통일이는 분단이보다 6.25분 빨리 나온 형입니다. 분단이는 당연히 6.25분 늦게 나온 동생이구요. 분단이는 같은 날 태어났기때문에 통일이를 형이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해서 부모님을 또 걱정하게 만들었습니다. 통일이는 그래도 괜찮다고 합니다. 1초라도 빨리 나오면 형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으니까 분단이가 뭐라고 하든 아무 말이 없습니다. 그냥 웃으면서 "그래, 언제든 네가 형이라고 부르고 싶을때 그렇게 해." 오히려 시샘많은 분단이에게 양보를 하며 "야!"라고 불러도 웃어 넘깁니다. 그럴때마다 부모님께서는 분단이를 혼내기도 하고 달래보기도 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분단이는 고집불통 자기 멋대로이니까요.

사람들은 그런 통일이를 칭찬하고 무척 좋아했습니다. 분단이가 하는 행동을 가족 중에 누구 한명 말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분단이가 무엇을 잘 못하고 있는지 어떻게 고쳐져야 하는지. 그럴수록 분단이는 더 못된 행동을 합니다. 통일이를 사람들이 기다리고 반갑게 여길수록 분단이는 통일이를 괴롭힙니다.

하루는 통일이도 참을수 없을만큼 화가 나는 일이 생겼습니다. 통일이가 가장 좋아하는 역사책에 분단이가 마음대로 가위질을 하고 빨간색으로 낙서를 한 것입니다. 통일이가 보고 또 봐서 닳고 닳은 역사책은 통일이의 보물 으뜸입니다. 그래서 가족이든 통일이를 아는 사람이든 절대로 역사책은 건들지 않습니다. 동생에게 맛있는 과자도 멋있는 옷도 무엇이든 다 양보하는 통일이지만, 역사책만은 절대로 주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그동안은 분단이가 책에는 관심이 없어서 별문제가 없었는데,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갖은 방법을 다해도 통일이가 화를 내지 않고 사람들이 칭찬만 하는 통에 분단이가 제대로 심술이 난 것입니다. 그날도 통일이의 칭찬을 듣고 자신은 혼이 난터라 분단이는 통일이에게 분풀이를 하려고 통일이방에 들어왔다가 책상에 놓여있는 역사책을 보고 옳거니 하며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한장 한장 빨간색으로 직직 긋고, 싹둑싹둑 가위질을 하고 나니 화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뭐라고? 내가 통일이보다 나쁘다고? 내가 왜 동생이야! 바보같은 통일이 맨날 비웃기만 하고, 잘난척만 하고, 어때 이래도 화를 안내나 보자. 사람들도 알겠지? 통일이도 나처럼 화를 내는 나쁜 애란걸?"

부모님 심부름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온 통일이는 방문앞에 서서 꼼짝할 수가 없었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장면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슴을 누군가 세게 방망이로 두들기는 것 같고, 머릿속은 까맣게 되고, 눈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통일이가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마음이었습니다. 통일이는 어쩔줄을 몰라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안돼! 안돼!" 통일이가 지르는 소리에 부엌에 있던 엄마께서, 마당에 계시던 아빠께서 뛰어들어왔습니다. 윗층 아저씨도, 아랫층 아주머니도 달려왔습니다.

안돼라고 소리를 지르던 통일이는 방문앞에서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가위질을 하던 분단이도 새파랗게 놀라 있었습니다. 입술이 바르르 떨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이 한 행동을 후회했습니다. 사람들을 밀치고 쓰러져 있는 통일이에게 달려갔습니다. "형아, 왜 그래? 형아 아프지마. 내가 잘 못했어. 다시 고쳐놓을께. 이러지마." 사람들은 쓰러진 통일이때문에, 처음 보는 분단이의 행동과 말때문에 정신이 없습니다.

통일이 아빠께서는 통일이를 안고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엄마께서는 분단이를 안고 엉엉 우십니다. "엄마, 어떡해요? 내가 역사책을 찢어서 형아가 그래요. 어떡해요? 엄마 아앙아앙." 그제서야 사람들은 통일이가 왜 그랬는지 알게 되었고, 통일이 방에 어질러져 있는 역사책 조각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분단이는 그러고도 한참을 울었습니다. 울다가 잠시 잠드는가 싶더니, 자면서도 꿈을 꾸는지 다시 깨어나서 또 웁니다. 엄마께서는 통일이 걱정에 마음이 답답한데, 평소와는 다른 분단이때문에도 불안했습니다. 분단이를 안아주고 "통일이는 괜찮을거래."라며 안심을 시켜 줍니다. 눈물이 가득 고인 분단이는 엄마 눈을 한참을 바라본 후 깊은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어? 역사책이다." 통일이 책상에 통일이의 보물 역사책이 놓여 있습니다. 분단이가 건들기전 모습 그대로 반듯하게 놓여 있습니다. 얼마나 기뻤던지 분단이는 이 사실을 알리려고 통일이를 찾아 나섭니다. 운동장에 가보고, 놀이터를 찾아도 동네 어디에서도 통일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 갔는지 통일이의 모습이 없습니다.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오는 분단이는 왠지 마음이 쓸쓸합니다. 예전에는 통일이가 보이면 도망다니던 분단이었는데, 그때 통일이의 마음을 생각하니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집안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통일이의 방문이 열려 있어서 분단이는 방문을 열어보았습니다. 그런데 통일이가 예전처럼 환하게 웃으며 역사책을 보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형아, 한참 찾았잖아." 울음이 터진 분단이를 통일이가 안아줍니다.

"분단아, 분단아 일어나. 아빠한테 전화왔어. 형아는 괜찮데, 놀라서 그런거래. 얼른 병원에 가보자." 통일이가 괜찮다는 말에 눈이 번쩍 떠집니다. 엄마를 따라 현관을 뛰어나가다가 다시 통일이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찢어진 역사책이라도 챙겨서 형아에게 보여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꿈에서처럼 통일이 방 책상에 반듯하게 역사책이 놓여있는 것입니다. 분단이는 또 꿈인가하고 손등을 꼬집어 보았습니다. 아픈 느낌이니 꿈은 아닌데,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분명 분단이가 빨간색으로 긋고 가위질을 했는데, 방바닥에 어지럽게 역사책의 조각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된 일이건 분단이는 신이 나서 역사책을 두 손으로 꼬옥 안고 엄마에게 달려갔습니다. 통일이에게 역사책을 내밀고 화해를 할 결심입니다. 분단이는 앞으로 통일이를 형이라고 부를 겁니다. 더이상 심술부리지 않고 통일이와 사이좋게 지낼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왠지 화도 안 납니다. 예전에 왜 통일이를 미워했는지 화를 냈는지 떠오르지 않습니다. 엄마에게 마음을 말했더니 엄마도 금새 밝은 웃음을 지으십니다. 하늘에 떠있는 태극구름도, 땅에 피어있는 무궁화도 새로운 분단이를 반기며 웃음지어 줍니다.

류연웅 독자 (인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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