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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윤환 독자 (명지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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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화야, 어디 있니?

3학년 교실, 점심을 먹고 나면 아름이는 할 일이 없다.
‘무얼할까?’ 하다가 친구들에게 무조건 "놀자!"라고 말해 보았다. 심심해하던 친구들은 아름이의 말에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라 한다. 아름이와 장이, 준이, 원이, 민이는 모두 복도로 우르르 몰려 나갔다. 제일 먼저 뛰어 나간 아름이가 숨을 고르고 있는 사이, 친구들이 저쪽 한켠에 모여 있다.
"무슨 이야기야?"
아름이가 뛰어가려는데 친구들이
"아니야, 아무것도..."
하며 아름이에게로 온다.
"무언데?...앗"
아름이가 다가오는 친구들에게 다시 물으려는 순간 민이와 준이가 갑자기 아름이의 팔을 잡았다.
"왜? 왜이래?"
장이와 원이는 갑자기 아름이의 다리를 잡았다. 놀란 아름이가 다시 동그래진 눈으로
"왜이러는데...갑자기?"
그러자 다리를 잡고 있던 장이, 원이, 그리고 아름이의 팔을 잡고 있던 민이와 준이가 까르르 웃기 시작했다. 아름이의 팔과 다리를 잡고 있던 힘이 조금 풀리는 듯하여 아름이는 있는 힘껏 발버둥을 쳐보았다. 그 틈을 어떻게든 비집고 나오려고 끙끙거리다가 소리를 질러댔다.
"비켜! 비키란 말야!"
다시 아름이의 팔을 잡았던 민이와 준이의 손에 힘이 느껴진다. 아름이의 팔은 민이와 준이에게 잡히고, 다리를 잡고 있던 장이와 원이는 아름이의 실내화를 벗기려고 애쓴다.
아름이는 갑자기 일어난 일에 정신이 없었지만 실내화가 벗겨진다는 사실이 무척 기분 나쁘고 자존심이 상해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댔다가 사정도 해본다.
"하지마!. 왜 이러는 거야? 놀기로 해놓고..."
온 몸이 잡혀 있는 아름이의 실내화는 벗겨지고 만다. 아름이를 남겨둔채 실내화를 가져가 버린, 민이, 준이, 장이, 원이는 자기네끼리 낄낄거리며 실내화를 패스하며 던진다. 축구도 하였다가 농구도 하였다가...아름이의 실내화는 이쪽으로 저쪽으로 공이 되어 버렸다. 갑자기 닥쳐버린 상황에 화가 난 아름이는 그래도 애원해 본다.
"내놔, 내 실내화. 빨리 줘."
실내화를 가지고 있는 장이를 쫓는 순간, 장이는 손에 들고 있던 실내화를 있는 힘껏 2층으로 던져버린다. 아름이는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한쪽 발로 껑충거리며 절룩거리며 비실비실 웃고 있는 장이의 등을 있는 힘껏 때렸다.
"야! 뭐하는 거야?"
소리질러 보아도 장이는 웃고 있다. 아름이의 실내화이니 아름이보고 가져오라고 했다. 아름이는 씩씩거리며 실내화를 찾으러 다녔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화가 나고 땀이 나서 더 안 보이는 것 같았다. 2학년 교실 구석에서 겨우 발견한 실내화를 신었지만 실내화 깔창이 없었다. 깔창을 찾으려는 데 공부를 시작하는 종이 울렸다.
아름이는 마지막까지 깔창을 찾다가 여전히 씩씩대며 교실로 들어갔다. 화가 난 아름이를 보자, 장이, 준이, 원이, 민이는 웃어댔다. 아름이는 갑자기 물건을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장이를 향해서, 준이를 향해서, 원이를 향해서, 민이를 향해서... 그러나 그 물건들은 그들을 향해서 날아가지 않았다. 갑자기 교실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친구들 모두가 일어나서 아름이를 야유했다. 뭐하는 거냐고.... 아름이는 갑자기 미친듯이 날뛰었다. 이해하는 친구들이 말리기도 하였지만 잠시 뿐, 또 다시 놀리는 친구들을 향해서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아수라장이 된 교실을 보고 깜짝 놀란 선생님께서는 이유를 물으셨다. 원이와 준이가 대답하였다.
"실내화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요, 아름이가 갑자기 화를 내며 애들을 때려요."
아름이는 변명도 못한 채 실내화 놀이를 하다가 갑자기 화를 낸 이상한 아이가 되어 버렸다. 네명의 아이들이 모두 이구동성으로 아름이를 몰고 가는 바람에 아름이는 무어라 말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선생님께서는 아름이를 나무랐다. 폭력을 휘두른 것도 잘못이고, 화를 낸 것도 잘못이고...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아름이의 잘못은 40분의 분량이었다. 아름이도 한가지 변명을 해보았다.
"선생님 제가 깔창이 없어져서..."
아름이는 깔창 없어진 게 굉장히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었다. 그러자 네명의 친구들이 한결같이 말하였다.
"너 원래 깔창 없었잖아."
선생님께서는 그냥 친구들의 말을 믿으셨다. 아름이는 벌을 받았다. 친구들과 놀다가 갑자기 화를 낸 이상한 아이, 실내화 깔창이 없어졌다고 거짓말 시킨 아이, 함께 논 친구들 뿐만 아니라 반 전체 아이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아이로 벌을 받았다.

그 날밤 엄마 품에서 아름이는 울었다.
"엄마, 왜 내 말은 아무도 안 믿어요? 그리고 친구들은 왜 거짓말만 해요?"
아름이는 외롭다. 신발장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깔창 없는 실내화가 아름이의 것이라는 것도 슬프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아름이를 외롭게 만드는 건 친구들이 아름이를 속였다는 것이다. 진실은 모두 알고 있으면서 아닌 척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윤환 독자 (명지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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