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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삭 독자 (송정중앙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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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가에서 여름방학 2배로 즐기기

계속되던 장마가 끝났 것 같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됩니다. 전 초등학교 시절 마지막이 될 긴 여름방학을 보람있게 보내기 위해 고민중입니다.


전에는 방학이면 부모님을 졸라 놀이공원이나 바다에 가는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이 달라진 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기사작성도 해야 하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고민하다가 외가에서의 시골생활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외가는 전남 나주 금천면입니다. 맛있는 배로 유명한 바로 그곳 나주입니다.

외가에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그리고 외삼촌이 사십니다. 이모들은 모두 광주에 사시지만 광주에서 나주는 30분 정도로 가깝기 때문에 자주 외가에서 모입니다. 며칠 전 외할머니 생신 때문에 외가에 갔다가 문득 기사작성을 위해 무언가를 찾아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카메라를 들고 이곳저곳을 살폈습니다. 그러자 전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것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넓게 펼쳐진 들판에는 배과수원이 있습니다. 아직 다 크지 않은 배는 하얀 종이에 감싸져 있습니다. 할아버지 말씀을 들으니 까치나 새들이 과일을 찍어서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가을에는 배 과수원 전체를 그물로 덮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농부들의 고생이 크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과일 하나도 노력 없이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한 나무는 종이를 싸지 않은 배가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열려 있었습니다. 아직은 푸른 빛이지만 가을이 되면 노랗게 익을 것입니다.

외가 마당에는 사과나무도 있습니다. 아직 다 익지는 않았지만 작은 가지에 매달려 있는 사과가 너무나 탐스러웠습니다.외할아버지가 직접 심으셨다는 사과나무는 여름이 지나고 나면 직접 따 먹을 수 있습니다. 또 마당 곳곳에는 감나무도 있습니다. 푸른 잎 사이로 주렁주렁 열린 감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마당 뒤로 돌아가면 벌써 빨갛게 익은 복숭아 나무도 있습니다. 바닥에는 다 크지도 않은 복숭아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지난번 내린 비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마당 한 쪽으로는 정말 큰 비닐하우스가 두 동이나 있습니다. 나주에는 비닐하우스가 많이 있습니다. 날씨에 상관 없이 채소나 과일을 재배하기 위한 것입니다. 외할아버지의 비닐하우스에는 고추가 자라고 있습니다. 매운 고추를 전 잘 먹지 않지만 아직 키가 작은 고추는 시간이 지나면 우리 음식에서 꼭 필요한 고추들이 됩니다. 비닐하우스 옆 밭에는 벌써 빨갛게 익은 고추밭이 또 있습니다. 손으로 만져보니 매끈하고 탱글탱글한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겨울에 맛있게 먹는 고구마밭도 있습니다. 밭에 납작 엎드린 듯 줄기와 잎이 뻗어 있는 모습은 참 신기했습니다. 고구마는 추수 때가 되면 잎을 걷어내고 땅 속에서 캐내게 됩니다. 고구마순은 나물로도 먹을 수 있는 맛있는 반찬입니다.


참, 여러분은 깨꽃을 본 적이 있나요? 마당 한 가운데에는 깨꽃이 피었습니다. 햄버거 위에, 김밥 위에, 그리고 반찬 위에 뿌려지는 깨는 참 고소합니다. 그런데 깨꽃을 직접 본 것은 처음입니다.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향기는 없지만 정말 예뻤습니다. 그 옆 공터에는 호박꽃도 피었습니다. 우리는 "호박꽃도 꽃이냐?"며 안 좋게 비유하기도 하는데 제가 본 노란 호박꽃은 예뻤습니다. 아직 활짝 피지는 않았지만 꽃이 지고 나면 된장국에 들어가는 맛있는 호박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엄마나 이모가 손톱 끝에 물들이는 봉숭아꽃도 마당 한 켠에 피어있습니다. 자칫하면 발에 밟힐 수도 있는 작은 크기지만 빨강, 분홍, 흰색으로 피어 있는 봉숭아는 참 예뻤습니다. 사촌누나는 꽃과 잎을 함께 찧어서 손톱에 물들이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도 하고 싶었지만 남자가 하면 이상할 것 같아서 그만두었습니다. 패랭이꽃은 연약해 보이지만 분홍빛 꽃잎이 선명했습니다. 또 차를 주차해 놓은 마당 돌틈에서는 채송화 꽃도 피었습니다. 외할머니는 직접 심지 않았는데 어디선가 꽃씨가 날아온 것 같다고 했습니다.

우리 엄마가 좋아하시는 장미꽃도 피었습니다. 화병에 있는 장미와는 조금 다른 모양이었습니다. 하지만 향기는 정말 진하고 좋았습니다. 한 두 송이가 아니고 무리지어 피어있었습니다. 맨드라미도 빨갛게 피어나 키재기를 하고 있고, 수돗가에는 탐스러운 수국이 수줍게 피어 흔들거리고 있습니다. 또 부용화라고 하는 꽃이랑 나팔꽃을 닮은 꽃은 담 위에 덩쿨을 타고 피어있고, 작약이라는 꽃은 꼭 조화같은 섬세한 모습으로 피어있습니다.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종 모양을 닮은 꽃도 피어 있었습니다.

옛날에 소를 키우던 외양간에는 귀여운 강아지랑 토끼도 있습니다. 동생은 외할아버지를 졸라 토끼를 꺼내 귀를 잡고 좋아했습니다. 얌전한 토끼는 너무 귀엽습니다. 우리만 보면 꼬리를 흔드는 귀여운 강아지도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친구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담고 있는 외가는 마치 보물창고 같습니다. 집 뒤에는 탱자나무로 둘러쳐진 담도 있습니다. 가을에는 노란 탱자가 열리는데 차 안에 두면 향기가 참 좋습니다. 가지치기를 한 탱자나무 담 사이로 여린 순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가시를 손으로 만져도 부드러웠습니다.

도시에서 살면서 컴퓨터나 책으로만 보고 배웠던 것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이론으로만 알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전 이번 방학에 외가에서 값진 공부를 했습니다. 또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조금만 신경써서 살펴보면 모두 다 아름답고 멋지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키우기 위해 농부들은 더운 여름에도 쉬지 못하고 땀을 흘린다는 사실도 다시 생각했습니다.

신발에 흙이 묻고 모기나 파리도 많아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외가에서 전 정말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물상처럼 많은 꽃들과 나무, 곡식들을 정성껏 키워오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존경스럽게 생각되었습니다. 아직 방학이 많이 남아있으니 외가에 더 자주 와서 채소를 가꾸고 나무를 손질하는 것도 직접 해 볼 생각입니다.

여러분! 이번 여름 방학에 다른 계획들도 많이 있겠지만 저처럼 가까운 시골에서 이름도 모르는 꽃이랑 풀, 나무들을 직접 만지고, 냄새도 맡고, 또 땀흘리는 농부들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시골에 친척이 없다고요? 그러면 우리 외가로 오세요!

안이삭 독자 (송정중앙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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