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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호 10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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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은 독자 (서울불암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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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민물고기와의 짜릿했던 만남

- 어린이 숲 리더, 그 네 번째 이야기


입추가 지난지는 한참이지만, 아직 완연한 가을을 기대하기에는 조금 이르다. 아직도 물들지 않은 나뭇잎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듯 뜨락을 지켜보는 내 마음도 괜시리 설렜다.
‘가을 바람은 어디에 숨어있다가 이제야 달려오는가/ 함께 있을 땐 잊고 있다가도 멀리 떠나고 나면/ 다시 그리워지는 바람....’ 이해인 수녀님의 한 소절 싯귀처럼 무덥던 여름을 식히며 다가온 가을이 반가우면서도 자꾸 재촉하고만 싶어지는 마음이다.

지난 9월 26일, 우리의 숲 지킴이 어린이 숲 리더들의 네 번째 활동이 있었다. 이번 활동이 이루어진 곳은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노문리에 위치한 수입천 계곡! 이 날의 활동 주제는 민물고기 탐사였다. 다른 때와는 달리 숲 리더 대원들의 가족들도 함께 참여한 활동이었다.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는 활동이라 하여 정말 기대가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지 내심 염려도 되었다.


시원하게 쭉 펼쳐진 춘천고속도로를 따라 한 시간 정도를 달려 우리의 목적지인 수입천 계곡에 이르렀다.

도시와 조금 멀리 떨어진 이 곳, 수입천 계곡은 도심에서의 느낌과는 사뭇 다른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어느덧 물 위를 수놓은 알록달록한 낙엽들과 청아하게 흐르는 맑은 물줄기들...... 가을을 그려주는 그림이다.

버스에 내려 잠시 족대와 뜰채로 물고기를 잡는 법에 관한 설명을 듣고 본격적으로 다섯 명씩 조를 지어 물고기를 잡기로 했다. 열심히 족대를 몰아보았지만 실패만 연속! 우리 족대에 걸린 것은 개구리 한 마리와 나뭇잎 뿐이었다. 동그랗게 눈을 뜬 개구리는 어찌나 순하던지 손바닥 위에 올려놓아도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하지만 나는 그러고 있는 개구리의 모습이 불쌍해서 친구들의 만류에도 놓아 주고야 말았다. 개구리를 잡고 나서는 계곡의 위쪽에서 물고기를 잡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무리였던 것 같다. 여기저기서 “잡았다!”는 탄성이 쏟아져 나왔지만 우리들은 족대를 드는 족족 허탕을 치고 말았다. 잡히는 것이라고는 다슬기나 돌에 붙어사는 조그마한 벌레들뿐이었다. 결국 박홍식 선생님의 도움으로 물고기를 잡기 시작했다.

계곡의 아래쪽에는 물도 깊고, 미끄러운 바위도 많아 자꾸 넘어졌다. 하지만 물이 깊은 만큼 물살은 잔잔해서 물고기들이 더 많이 잡혔다. 계곡의 위쪽에서 많은 아이들이 물고기를 잡으려고 하니 그것을 피해 내려온 물고기들도 있었다. 이름 모를 작은 물고기들은 뜰채를 한 번만 물에 넣어 휘저어도 금방 잡혀 파닥거렸다. 물고기를 한참 잡다가는 덫에 걸린 물고기를 놓아주기도 하였다.

계곡의 위쪽으로 올라가다 안 좋은 장면을 목격하기도 하였다. 주변 음식점에서 쓰고 버리는 기름을 수입천 계곡에 버려 그 주위의 물이 온통 시뻘겋게 오염된 것이었다. 따로 모아서 버리는 것이 귀찮다고 계곡에다 몰래 버리다니......그 근처 계곡에서 본 죽은 물고기와 기름이 잔뜩 묻은 식물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우리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고통받는 생물들을 보며, 다시는 이런 비양심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랐다.

두 시간 동안 잡은 물고기를 보니 큰 어항이 물고기로 빽빽하게 차 있었다. 그 중에는 갑갑함을 견디지 못하고 죽은 물고기도 있었는데, 다행히 기포발생기를 넣어서 많은 물고기들이 살아있었다. 점심으로는 닭백숙을 먹었다. 평소 백숙을 잘 먹지 않았지만 그곳에서는 정말 맛있었다. 게다가 닭도 얼마나 크던지! 보통 우리가 보는 닭의 두 배는 될 듯 싶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우리가 잡은 물고기를 관찰해 보았다. 정말 많은 물고기가 있었지만, 그 중 인상 깊었던 몇 가지의 민물고기만 소개해 보겠다.


첫 번째, 갈겨니와 피라미는 가장 많이 잡힌 민물고기였다. 이 둘은 생김새가 아주 비슷하지만 피라미는 눈이 작고 눈 위에 빨간색 점이 있다. 그리고 갈겨니는 눈이 검고 크다.


둘째, 모래무지는 생김새도 특이하다. 입으로 모래를 먹은 후, 모래에 붙은 유기물들을 먹고 아가미로 남은 모래를 뱉어내는 특이한 종류의 물고기였다. 그래서 입은 모래를 먹기 좋게 밑으로 쳐져 있으며 입구석에는 한 쌍의 수염이 달려있었다.


세 번째로는 꺽지! 꺽지 또한 재미있는 특징이 있었다. 등 쪽에 눈과 비슷한 모양의 청록색 무늬가 있었다. 이 물고기는 돌 밑에 숨기를 좋아하는 물고기이다.


마지막 동사리는 내가 절대 잊을 수 없는 물고기이다. 우선 특징부터 설명하자면, 이 동사리는 하천의 중,상류에 있는 못의 모래바닥에 몸을 반쯤 묻고 산다. 게다가 이 물고기는 이빨이 있다! 나는 이빨이 있는 민물고기는 처음 봐 정말 신기했다. 이빨은 뾰족한 창의 끝부분이 삼각형이고, 여러 개가 있었다. 이빨이 정말 작고 앙증맞아 새끼손가락을 슬쩍 동사리의 입에다 갖다 대니 꽉 물고 놓아주지 않는다.그다지 아프지는 않았지만, 동사리는 내 새끼손가락을 한동안 놓지 않았다. 한참 뒤 겨우 동사리의 입에서 내 손가락을 빼니, 손가락 끝에 피가 제법 많이 나고 있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은 결코 틀린 말이 아니었다. 육식성 물고기라고 하더니 정말 내 손가락 맛을 보고 싶었던 걸까?
다음에 만나면 조심해야 겠다.


물고기 관찰을 끝으로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번에 새로 만난 많은 물 속 친구들. 꺽지, 동사리, 모래무치, 피라미.....다소 거친 친구도 있었지만 정 가는 물고기들이었다.


온통 가을로 물들고 있다.
투명한 햇살로, 서늘한 바람으로, 그윽한 나무향기로, 이숲에서 저숲으로 가을은 조용히 퍼지고 있다. 더욱 짙어질 가을의 모습을 그려보며 그린레인저들의 다음 활동을 기대해 본다.

*사진 출처 : http://www.greencause.or.kr/

김주은 독자 (서울불암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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