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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서울탑동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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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와 할아버지

충주 할머니집에 가면 감나무가 있어요. 가을에 그 감나무에는 감이 주렁주렁 열려요. 하지만 맛이 없어요. 떫어요. 할머니는 소금물에 며칠 담가 놓고 먹으면 맛있다고 하세요. 그래도 난 맛이 없어서 안 먹어요. 그 감나무에게는 별 관심이 없어요. 사과 나무하고, 배 나무가 더 좋아요. 맛있거든요. 하지만 우리 아빠는 항상 할머니댁에 오시면 마당에 있는 감나무를 제일 먼저 보세요. 그 이유를 4학년 때 알았어요. 그 감나무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심으신 나무래요. 할아버지는 돌아가신 지 25년이 지났지만 감나무는 아빠와 할머니, 그리고 큰아빠, 고모의 정성으로 잘 자라고 있어요. 아빠 형제들은 모두가 그 감나무를 좋아하세요. 맛없는 감도 맛있다고 드세요. 할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심으신 나무이기 때문에 어린 나무를 할아버지 대신 보살펴줘야 했고, 그 나무가 할아버지를 대신한다고 생각하시고 계시기 때문이에요. 할아버지는 암으로 곧 세상을 떠나실 것을 알면서도 병원에서 퇴원하던 날 바로 장에 가셔서 감나무를 사다가 마당에 심으신 거래요. 할아버지가 어떤 마음으로 그 감나무를 심었는지 이해가 돼요.

제가 1학년 겨울방학 때 새 아파트로 이사를 했어요. 그 때는 잘 몰랐는데, 엄마, 아빠가 결혼 8년만에 처음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해서 이사를 한 거예요. 이사를 했다고, 충주에서 손님들이 오셨어요. 큰 아빠는 조그마한 나무를 가지고 오셨어요. 어린 감나무였어요. 할머니 마당에 있는 그 감나무 옆에서 새로 나온 감나무를 캐서 가지고 오신 거예요. 큰 아빠랑 아빠는 우리집 베란다 아래에 있는 아파는 정원에 정성껏 나무를 심었어요.


3월이라 아직 춥다고 낙엽을 모아서 덮어주고, 정성껏 심었지요. 우리집이 2층이니까, 자라면 내 손으로 베란다에서 따서 먹으라고 말씀까지 해주셨지만 난 관심이 없었어요. 1년이 지나니까 많이 컸는데, 친구들하고 놀다가 긴 나무가 필요했어요. 난 우리집 감나무라고 마음껏 뜯어서 쓰라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고 친구들은 그 가지를 다 잘라서 그걸로 재미있게 놀았어요.

다음날 아빠가 그 감나무를 보고 너무나 화가 나서 범인을 찾는다고 하셨지요. 범인이 난 줄 아신 아빠는 화를 삼키시고 나에게 감나무가 어떤 감나무인지 말씀해주셨어요. 너무 슬프고 아빠에게 미안했어요. 그 때부터 감나무에게 잘 해줄려고 했는데, 그 해 겨울에 뭐가 잘못 됐는지 죽었어요. 아빠도 엄마도, 나도 슬펐어요.

봄에 충주할머니 댁에 놀러갔었는데, 감나무 옆에서 작은 감나무가 또 나오고 있었어요. 아빠가 그걸 뽑아서 다시 아파트 정원 그 자리에 심으셨어요.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잘 자라고 있어요. 여름에는 초록잎이 피는데 친구들은 그 잎을 절대 따지 않아요. 내가 얼마나 정성껏 그 나무를 가꾸고, 보살피는지 다들 알기 때문이에요. 앞으로 1, 2년만 더 있으면 감이 열릴 수도 있다고 해요. 그 때 친구들과 같이 나누어서 먹고, 충주 할머니랑 큰 아빠에게도 보내 드릴거예요.

그리고, 내가 이사를 가더라도 그 감나무는 캐 갈 거예요. 아빠가 그럴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고 했거든요. 지금은 아빠보다 내가 감나무를 더욱 좋아하고, 할머니 댁에 있는 감나무처럼 크게 크게 키워서 우리반 친구들하고 아파트 친구들하고 모두모두 같이 맛있게 먹을거예요.

이세정 기자 (서울탑동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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