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자영 독자 (서울반원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50 / 조회수 : 975
봄을 맞아 우리 집은 대청소를 했다. 냉장고, 자는 방1, 창고방, 공부방, 화장실, 거실, 부엌, 그리고 자는 방2까지 구석구석 다 쓸고 닦았다. 그 중에서도 냉장고가 제일 더러웠다. 그만큼 힘도 4배나 들었다. 언니와 엄마가 냉장고 담당이었다.
냉장고 청소를 하는 중 첫 번째 미스터리가 풀렸다. 그 옆에서 창고방을 청소하던 나는 언니의 번뜩이는 눈을 보았다. 그래서 냉장고 안을 봤더니, 구석에 2만원이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도 그 돈의 실체를 알지 못했다. 언니가 얘기하기 전까지는... 3년 전, 나는 언니의 물건만 노리는 도둑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3년 전에 과천 고모한테서 받은 세뱃돈을 냉장고 안에 꼭꼭 숨겨놓았다가 지금까지 못 찾았다는 것이다. 그걸 안 우리는 청소하다 말고 웃어댔다. 언니는 찾고 나서도 내가 빼앗을까봐 속에 꼭 쥐어났다가 자신의 금고에 넣어두았다. 조금 어이가 없었기는 했지만, 언니의 그런 행동이 조금 귀여웠다.
다음 미스터리를 푼 곳은 거실이었다. 거실 담당은 나였다. 창고방을 다 청소하고 숨을 헐떡이며 거실에 있는 큰 책꽂이를 닦고 있는데, 연필꽂이를 발견했다. 연필꽂이에 꽂여있는 연필들을 바닥에 쏟아놓고 흑연들을 다 쓰레기통에 쏟아부었다. 그런데, 그 연필꽂이 안에 네모난 게 들어있었다. 그걸 빼서 확인해보니, 없어졌던 닌텐도 칩, ‘뉴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가 있었다. 너무 기뻐서 뛰어다녔다. 먼지들도 함께 풀썩풀썩 춤을 추었다. 때문에 엄마의 잔소리 폭탄을 듣긴 했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기분이 좋아서 힘들었던 것도 잊고 거실을 쓱싹쓱싹 닦아서 거실은 어느새 윤이 나 있었다. 닌텐도 칩도 찾고, 거실도 청소하고, 이것이야말로 ‘원 플러스 원’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미스터리를 푼 장소는 자는 방1이었다. 자는 방1에는 크고 오래된 침대가 있다. 그 곳을 담당한 사람은 아빠였다. 아빠는 우리 집에서 꼼꼼이로 유명했다. 워낙 꼼꼼하고 관찰력이 뛰어나서 자는 방1을 아빠에게 맡겼다. 그 이유는 자는 방1이 유난히 복잡하고, 가구들이 많아 청소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빠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침대 밑까지 손전등을 들고 꼼꼼히 청소했다. 손이 닿지 않는 곳은 긴 막대를 가지고 먼지를 쓸었다. 그 때 아빠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딸까닥 딸가닥 소리와 함께 귀걸이가 같이 쓸려나왔다. 그 귀걸이는 옛날에 엄마가 잃어버린 은색 귀걸이었다. 아빠는 그걸 들고 엄마한테 갖다주었다. 엄마는 그걸 받아들고 너무 좋아했다. 그 이유는 엄마가 옛날에 2주일 동안 찾았는데도 안 나왔던 의문의 귀걸이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우리처럼 기뻐서 날뛰지는 않았다. 다만, 입꼬리가 귀에 걸릴 듯한 표정으로 귀걸이와 목걸이 보관소에 고이고이 넣어두었다. 엄마가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걸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냉장고, 거실, 자는 방1 외에는 다시 찾은 물건들이 없었다. 그래도 이번 대청소를 통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 우리 가족 제 1회 대청소를 통해 대청소를 하면 잃어버렸던 물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빠는 불행히도 잃어버린 것들을 찾지 못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우신 것 같으셨다. 다음 대청소 때는 나머지 물건들을 찾았으면 좋겠다.
송자영 독자 (서울반원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