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채현 나누리기자 (좌산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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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부족이라는 현실을 처음 경험하게 된 것은 2010년 호치민에서 생활 할 때였습니다. 베트남은 사계절이 있는 한국과는 달리 건기와 우기로 나뉘어져 있는데 비가 오지 않는 건기에는 고급 아파트라도 예외없이 단수시간이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몇시간씩 물이 나오지않아 학교에서 돌아오면 땀범벅이 된 저는 에어컨 바람으로 땀을 식혀야만 했습니다.
물을 받아두고 사용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던 저희 가족들은 처음으로 물을 받아서 사용하기 시작했고 물부족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었습니다.
더욱더 놀라운 사실은 5학년 사회시간에 배운 내용으로 우리나라도 물부족 국가라는 것입니다. 강수량이 많은데도 물이 부족한 이유는 인구밀집지역이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물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번 기사를 쓰기 위해 고민하던 중 뜻밖에 가까운 곳에서 답을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 부터 생활의 달인 김화자 여사님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김화자 여사님은 저의 외할머니이십니다. 주택에 살고 계시지만 교장선생님으로 퇴임하신 외할아버지가 계셔서 아주 가난한 것도 아닌데 언젠가 부터 제 눈에 항상 들어 오는 것은 색다른 화장실 풍경이었습니다.
외갓집에 간 지난주 일요일은 비가 조금씩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역시나 화장실에는 설겆이 한 마지막 물이나 빨래를 헹군 마지막 물들이 군데 군데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옥상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받아놓은 것입니다.
우리나라나 싱가폴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들은 물리사이클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생활의 달인 김화자 여사님께 그 비법을 배우지 않을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인터뷰 요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 할머니 이렇게 물을 절약하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할머니 : 예전엔 우리나라에 물이 풍부했었는데 요즘은 물 부족 현상이 종종 일어난단다. 뭐든지 옛날 보다 지금이 더 풍부할 것 같지만 물은 그렇지 않단다.
기자 : 그럼 어떤 방법으로 물절약을 하고 계세요?
할머니 : 비가 올 때는 빗물을 모으고 빨래 할 때는 마지막 행군 물을 모아둔단다. 그리고 설겆이 끝물도 버리기는 아깝지.
기자 : 이렇게 절약한 물은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가요?
할머니 : 화장실 물은 1급수가 아니어도 되기 때문에 화장실 물로도 사용하고 걸레를 빨때도 사용한다. 그리고 마당에 자라는 나무들은 수돗물보다 빗물을 더 좋아하지 않겠니? 청소용 물로도 쓰고.
기자 : 혹시 물을 절약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으세요?
할머니 : 불편한 점은 아무래도 물을 저장한 큰 그릇들이 많아야겠지. 빗물도 모아두고 해야하니깐.
군데 군데 모아둔 물들 때문에 보기야 안좋겠지만 그래도 낭비하는 것 보단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자 :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인데 아직 물을 낭비하는 사람들이나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할머니 :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다 보니 자연히 물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 같다. 절약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쓰면 저절로 야껴쓰게 된단다. 아껴 쓸 수 있는 건데 아껴 써야지.
할머니,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할머니는 아껴 쓸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아껴 써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할머니는 환경운동가도 아니시고 물에 관한 전문가도 아니시지만 누구보다 앞서서 물절약을 실천하고 계셨습니다. 이젠 저도 배운데로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환경과 자원의 문제는 이제 우리의 숙제가 된 것 같습니다.
손채현 나누리기자 (좌산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