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 나누리기자 (용문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37 / 조회수 : 956
우리 모녀는 대화를 자주 하는 편이다. 본 기자는 엄마에게 그날 겪었던 일을 자주 이야기는 것이 본 기자의 취미이기 때문이다. 아래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대화 중 일부이다.
기자: 아! 우리 반에 000 정말 싫어! 나랑 안맞아. 별로 우스운 일도 아닌데 웃고 완전 밉상이야!
엄마: 그래? 하긴, 네가 답답한 애들을 싫어하더라.
기자: 응. 근데, 0반에서 누가 왕따 당한대!
엄마: 정말? 요즘 애들 못됐다.
기자: 근데 걔가 예전에 잘나갈 땐, 다른 애들한테 너무 못되게 굴었잖아.
엄마: 그 때 네가 얘기한 000 말하는 거구나! 쯧쯧. 그래도 불쌍하다.
이런 식으로 기자는 내가 학교에서 싫어하는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사실 믿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학교 친구들과 함께 남을 헐뜯는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친구들의 마음이 변해서 내가 헐뜯은 사람에게 그 사실을 말할지도 모르고, 친구들끼리 한 이야기는 언제나 소문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에게 이야기할 때에는 불편함 없이 속이 후련해진다. 엄마는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 맞장구를 쳐줄 뿐더러, 우리끼리 했던 이야기를 어디 가서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엄마는 다른 엄마들보다 자녀에 대한 정보를 꽤나 많이 알고 있는 쪽에 속한다.
그러나 딱 한 번 그런 엄마에게 실망한 적이 있다. 난 여느 때처럼 엄마에게 거의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었는데, 그 사람이 엄마도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엄마는 결국 내가 한 이야기를 발설해버리고 말았고, 그 때문에 난 엄마에게 매우 화가 났었다. "왜 그랬어? 말 안하기로 약속했었잖아!"라고 내가 소리를 치기도 했다. 엄마는 내게 진심으로 사과를 했고, 두 번 다시 발설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예전처럼 학교 얘기를 하면서 지낸다.
그렇게 우리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이유는 엄마가 세대를 뛰어넘어 나를 공감해주기 때문이다. 다른 엄마들과 달리 엄마는 나와 셀카를 찍기도 하고, 함께 노래방에 가서 노래도 부른다. 친구들이랑 노래방에 가면 마이크를 독점하는 친구들 때문에 가끔씩 쩔쩔매야 하고, 노래도 많이 못 부르게 된다. 하지만 엄마랑 가면 얼마든지 실컷 부를 수 있고, 재미있기도 하다. 엄마는 나와 스티커 사진도 찍은 적이 있다. 이처럼 엄마가 나랑 잘 놀아주기 때문에, 내가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엄마가 친구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커가면서 내가 어떻게 변해갈지는 모르지만, 내가 성장하면서도 계속 엄마와 친하게 지낼 수 있다면 좋겠다. 하나 반성할 것이 있다면, 일 때문에 바쁘셔서 나랑 대화를 잘 나누지 못하는 아빠와도 가능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봐야겠다. 아빠는 나와 성별이 달라서 그런 것 같다. 이제 내가 더 노력해야겠다.
정유진 나누리기자 (용문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