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이삭 독자 (송정중앙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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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활동을 하면서
2008년 늦가을 저녁, 책가방에서 슬며시 꺼낸 청와대 어린이 기자단 신청서는 나를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서게 한 첫걸음이었다. 선생님이 추천해 주셔서 알게 된 청와대 어린이 기자단. 처음에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TV에서나 보던 청와대에 직접 가서 대통령 할아버지께서 함께 축하해주신 출범식을 하고 나니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한 마음과 책임감이 생겼다.
출범식은 엊그제 같았는데 이제 곧 기자생활을 마감할 시간이 온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기자생활을 하는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푸른누리에서 주관한 탐방취재를 간 것도 잊을 수 없고, 기사를 쓰려고 가족들과 인터넷을 검색하며 이곳저곳을 다니며 취재하러 다녔던 기억, 혼자서 아파트 단지 뒷산에 올라가 마을 풍경사진을 찍다가 넘어져 다리를 다쳤던 일, 그리고 우수기자에 뽑혀 온 가족들에게 자랑을 하며 기뻐했던 일까지 정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한 번 푸른누리 기자는 영원한 친구
하지만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탐방을 가서 전국에 있는 많은 기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알았는데 포털사이트에는 청와대 어린이 기자들이 만든 카페가 많이 있었다. 기자들끼리 모여서 푸른누리 홈페이지에서는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었다. 사이트들을 둘러보니 지난 1년간의 기억들이 다시 새롭게 떠올랐다. 푸른누리 기자활동이 끝나도 카페를 통해 친구들을 더 오래도록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괜히 마음이 든든했다. 사실 그동안 임기가 끝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서운함이 조금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어 정말 기분이 좋다.
세상을 보는 눈이 생겼어요
하지만 결코 기자활동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마감 하루 전날 겨우겨우 기사를 써 냈는데 하나도 뽑히지 않은 적도 있었고, 기사를 한글 파일에 쓰다가 갑자기 컴퓨터가 다운되어 처음부터 다시 쓴 적도 있다. 그보다 더욱 아쉬운 것은 가고 싶은 탐방들은 다 서울이나 경기도 지역에서 많이 실시되거나, 정말 가고 싶었는데 탐방일이 주일과 겹쳐서 교회에 가야해서 참여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기자활동을 하면서 새롭게 생겨난 것이 훨씬 많다. 사진이야기에 올릴 사진을 찍으려고 학교 특별활동시간에 사진부에 들어가 카메라 다루는 기술을 배웠다. 또 멋진 기사를 쓰기 위해 이전보다 더 계획적으로 책도 많이 읽게 되었고, 그것 때문인지 몰라도 글 쓰는 실력이 더 좋아진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 뿐 아니다. 취재를 가기 위해 미리 책을 보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며 공부하다 보니 각 분야의 다양한 정보나 지식이 늘어난 것도 있다.삼성 탐방에서는 말로만 듣던 생소한 맹인안내견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판문점 탐방에서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현실도 알게 되었다.
학교의 자랑이 되다
가장 좋았던 것은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탐방을 하기 위해서 가족들과 같이 시간을 보냈고, 먼 곳으로 탐방을 가면 서울에 가서 자주 보지 못했던 친척들도 볼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대화의 시간도 늘어나고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은혜에 대해서도 더욱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또 학교 담임선생님과 교장선생님께 매 호마다 나온 기사들을 출력해서 가져다 드리면 학교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어서 학교의 자랑이라고 하며 칭찬을 해주셨다. 아울러 그럴수록 더욱 겸손해야 한다는 말씀도 해 주셨다. 며칠 전에는 저를 교장실로 부르시더니 그동안 자랑스러운 일을 했다며 손수 문화상품권도 주시며 격려도 해 주셨다. 생각하니 모든 것이 나를 더욱 어른스럽고 미래를 생각하며 꿈을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제2기 청와대 어린이 기자단 화이팅
이제 2월이면 자랑스러운 나의 청와대 푸른누리 기자생활을 마치게 된다. 하지만 나는 푸른누리 기자활동을 그만 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2기 푸른누리 기자단 후배들을 위해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전과 같은 탐방활동이나 취재, 기사작성 등은 하지 않아도 푸른누리에 더 깊은 애정과 관심을 둘 것이다. 후배 기자들이 작성해서 올려줄 기사들도 친동생이 쓴 것처럼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보고 자주자주 댓글도 달아줄 것이다. 우리들보다 훨씬 멋지고 의욕이 넘치는 후배 기자들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니 부자가 된 기분이다. 그리고 고마운 분들이 너무나 많다. 우리를 좋은 곳으로 안내하기 위해 애쓴 푸른누리 편집진 선생님들과 어설프게 쓴 글들을 멋지게 편집해서 돋보이게 해주신 분들의 노고도 잊을 수 없다.
하나하나 자랑스럽지 않은 게 없어 일일이 다 말 할 수 없지만 이 글을 읽는 친구들은 내 마음을 알 것이다. 그래서 나는 외치고 싶다. 푸른누리 화이팅! 2기 푸른누리 기자단 후배들 화이팅!
안이삭 독자 (송정중앙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