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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 1월 19일

책읽는세상 추천 리스트 프린트

임지수 나누리기자 (경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171 / 조회수 : 1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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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왕 스피커


할머니로부터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 책 읽는 내내 구수했다. 그리고 목소리 큰 윤서 할머니를 보며 친할머니와 너무나도 닮아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어디 목소리뿐이던가. 빠글빠글 파마머리에 새빨간 립스틱까지 정말 친할머니의 초상화를 보는 듯했다.

처음엔 닮은 모습에 깜짝 놀라고, 웃음이 나왔지만 말 항아리를 따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서는 더 이상 웃음은 나오지 않았다. 다혈질에 성격 급하시고 버럭버럭 소리도 잘 지르시고 잔소리도 많으신 친할머니의 젊은 시절은 어땠을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가 비단 책속에 등장하는 윤서 할머니 한 분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친할머니, 외할머니, 우리 이웃 할머니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다.


현대인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스트레스 속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는 매일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다. 어찌 보면 웃는 시간보다는 찡그리고 화내고 불쾌한 시간이 더 많을 지도 모른다. 요즘 같은 장마철엔 빨아 널은 빨래가 마르지 않아서 스트레스! 빗길에 운전하기 힘들어 스트레스! 책가방 메고 보조가방 들고 우산까지 썼는데도 옷이 젖어 스트레스! 흙탕물 튀기고, 애써 가꾼 농작물이 물에 잠기고, 해를 못 보니 우울하고, 해야 할 숙제가 너무 많아서, 먹고 또 먹고 자꾸만 먹고 싶은데 살찔까봐 마음껏 못 먹어서 스트레스…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밝은 성격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시시콜콜 잡다한 별 것 아닌 일로도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인 건 대개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쌓아놓지 않고 나름의 방법대로 풀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도 해소하지 않는다면 화산이 폭발하듯 우리도 폭발하고 말 테니까.

그리고 그 후유증은 후회와 상처로 남을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이 책 속에서 만난 말 항아리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말 항아리가 있다면 속상한 일,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있을 때 항아리 속에 머리를 집어넣고 하소연하면서 푼다면 글쎄. 해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스트레스 푸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양한데 이 방법도 참 괜찮은 것 같다. 한 때는 쌀독으로 쓰다가 현재는 방치해 둔 항아리를 꺼내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쓰자고 부모님께 건의해 볼 생각이다.


우리들이 가장 재미있어 하는 이야기가 이런 옛날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지어낸 이야기라고 해도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의 어린시절이야기 듣는 건 언제나 재미있다. 이 책을 읽고서 할머니께 여쭈어 보았다.


“할머니도 옛날에 시집살이 많이 하셨어요?”
“옛날엔 노래방도 없는데 속상하고 화나는 일이 있을 때면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셨어요?”
“할머니도 장독대에 있는 항아리 속에 대고 소리 지르면서 푸셨어요? 이 책 속의 윤서 할머니는 옛날에 시집살이 할 때 속상한 일이나 비밀스런 얘기가 있을 때면 장독대로 달려가 항아리 속에 머리를 집어넣고 이야기를 하면서 풀었다고 하는데요.” 하고 여쭤보자,

“그렇게 하는 사람들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할머니는 밖으로 내색도 못하고 속으로 삭이기만 했지 뭐 그래서 지금 속병이 들었단다.”하셨다. 그 말씀을 들으니 할머니가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정말 옛날 할머니들은 어떤 방법으로 화를 푸셨을까 궁금했다. 이 책 속의 윤서 할머니처럼 항아리를 친구 삼아 풀거나 우리 할머니처럼 아예 가슴속 깊이 삭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엄마와는 달리 할머니가 잔소리만 해도 유독 더 서운하고 서럽고 했지만 나는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밖에 나가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면서 풀고, 학교에 가서 마음에 맞는 단짝 친구와 수다 떨며 풀고, 취미생활하면서 풀고, 노래방 가서 악 쓰며 노래하면서 풀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집에 계시다 적적하시면 집 앞 공원 산책 나가시는 정도가 전부이신 친할머니는 말씀은 안 하셔도 외롭고, 심심하고, 스트레스를 쌓아놓고 사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할머니께 잘해드려야겠다는 다짐이 마구 생겨났다.


그동안 친할머니의 어린 시절,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친할머니에게도 분명 어린 시절, 젊은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다. 친할머니께 밤마다 옛날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 아빠께 살짝 여쭈어봤는데 무척이나 좋아하실 거라고 하셨다. 할머니의 옛날로 돌아가다 보면 지금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옛날 물건들도 많이 만날 수 있을 테고, 그 시대의 역사나 삶 또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만날 잔소리 많이 한다고 투덜댔지만 할머니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지도 몰라 은근히 기대해 본다. 윤서처럼 말이다.


오랜만에 읽는 구수한 옛이야기에 모처럼 할머니와 마주앉아 도란도란 옛날이야기를 많이 들은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앞으로는 항아리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듯하다.


임지수 나누리기자 (경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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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수
북인천여자중학교 / 1학년
2011-08-04 21:24:58
| 채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민주
도남초등학교 / 6학년
2011-08-06 08:54:23
| 할머니는 왕 스피커라는 책을 꼭 한번 읽어 봐야 겠어요..
최윤서
서울영등포초등학교 / 5학년
2011-08-07 16:46:21
| 할머니께서 이름이.. ‘윤서’네요 ㅡ ㅅ ㅡ
할머니는 왕 스피커라는 책이 무척 재미있을 것 같아요.
속을 항아리 속에다가 풀었다니 그 항아리는 할머니께 소중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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