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벼리 기자 (곡성중앙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85 / 조회수 : 1288
오늘도 역시 비가 한나절 동안이나 내렸다. 아무도 없는, 아주 고요하고 은은한 은빛 호수에는, 눈처럼 새하얀 백조 한마리가 산다. 밤하늘에 수놓은 아름다운 오로라를 보는 듯한 눈망울을 가진 백조가.
백조는 이 곳에 온지 열흘 되었다. 오지 않겠다고, 슬프고 처절한 울음소리를 내뿜은 백조가 내 눈앞에 보였다. 이 어린 백조는 태어난지 육개월조차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우리는 서커스에서 훌륭한 공연을 선보이기 위하여 가장 총명한 두뇌와 초롱 초롱한 눈빛, 그리고 크고 우렁찬 울음소리를 가지고 있는 백조 한마리를 잡았다. 무려 마취총까지 사용하며 백조를 잡으려 하였던 이유는 무었이었을까. 마취총을 맞아 정신이 혼미해진 백조를 보며 드디어 잡았다며 기뻐하는 동료 조련사를 보며, 너무나 괴로워 보였던 백조에게 미안할 따름이었다.
백조는 이 곳에 오며 울부짖고 반항하는 여러 동물들을 분명히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을 것이다. 사람들이 좋아하고 기뻐하는 서커스단의 실체를 보았을 것이다.
나는 백조의 조련사가 되었지만 백조를 훈련시키지 않는다. 백조는 매일 눈물만 흘리기 때문이다. 백조의 눈물까지 보며 훈련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동물의 눈물은 진실된 눈물이라 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끝내 백조의 이름은 눈물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티얼스(TEARS). 티얼스라고 지어 주었다.
조련장 가까이에 있는 호수는 티얼스의 유일한 동무이다. 티얼스는 그 호수를 좋아한다. 언제나 고요한 그 호수를. 자연 그대로를 보여주는 티얼스의 유일한 동무 호수는 곧 있으면 볼 수 없게 된다. 일주일 뒤에 호수를 메우고 그 위에는 분장실을 따로 만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 호수까지 사라진다면 티얼스는 도대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고요하고 은은한 그 은빛 호수속 담긴 티얼스의 정든 추억과 희망은 그 호수 속에 영원히 매워질 것이다.
그 이름을 불러본다. 티얼스.
조벼리 기자 (곡성중앙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