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리아 기자 (서울길음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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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는 오늘도 울상이 되어 학교 문앞을 나왔어요.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도 수학시험에서 빵점을 맞았거든요.
"어이, 40점. "
누군가 영수의 뒤통수를 때리며 말을 걸었어요. 돌아보지도 않아도 영수는 그 아이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죠. 반장 번태였어요. 번태는 힘도 세고 공부도 잘 했어요. 번태는 힘도 약하고 공부도 못하는 영수를 툭하면 약 올리고 괴롭혔지요. 하지만 영수는 그저 가만히 참는 수밖에 없었지요. 무엇하나 번태를 이길 수 있는 게 없었으니까요.
집앞에 다 왔던 영수는 다시 놀이터로 갔어요. 엄마가 오늘 영수의 시험점수를 기다리고 있을게 뻔했으니까요. 늘 엄마는 영수의 시험점수를 보면 화를 내며 멍텅구리라고 불러요. 텅 빈 놀이터 시소에 앉아있는 영수의 어깨는 축 늘어져 있었죠.
"얘야? 왜 이렇게 힘이 없니? 너 혹시 시험에서 40점 맞았다고 그러는 거냐?"
영수는 깜짝 놀랐어요. 이제는 동네사람들도 자신의 점수를 알게 되었을까 봐 겁이 났던 거죠. 하지만 영수에게 말을 건넨 할머니는 처음 보는 얼굴이었어요.
"할머니, 할머니가 어떻게 제가 40점 맞았는지 아세요?"
"나는 모르는 게 없지."
"모르는 게 없다고요?"
"그럼. 내가 바로 백점빵 할머니거든."
"백점빵 할머니요?"
"그렇단다. 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의 점수를 알지. 그뿐이 아니다. 빵점짜리 학생들을 백점짜리 학생으로 바꿔놓을 수도 있지."
"정말요?"
"그럼. 만날 고약한 점수만 받는 너도 내기 주는 백점빵을 먹으면 곧바로 시험에서 백점을 맞게 될 거다."
"정말요?"
"왜 하나 먹어보고 싶니?"
"네."
"너에게 줄 수 있지?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다."
"그게 뭔데요?"
"그건 말이지. 그게 뭐냐면..."
최리아 기자 (서울길음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