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데이를 알고 있나요?

우리 집은 삽겹살을 잘 구워먹지 않는데, 저녁 식사로 삽겹살이 나왔어요. 엄마 말씀이 숫자 3이 겹치는 3월 3일은 ‘삽겹살 데이’래요. 발렌타인 데이나 화이트 데이, 빼빼로 데이... 이런 것들만 익숙해선지 낯설었어요. 그래서 토종기념일을 찾아보았어요.

토종기념일은 수입개방화에 따른 농축산물 소비 감소와 가격 하락에 따른 생산 농가의 어려움을 지원하고 소비 촉진을 위해 정한 것이에요.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블렉 데이 등 상업적인 기념일을 대신하도록 계속 홍보하고 있어요.

* 1월 1일 배 데이(페어데이)
새해를 맞는 기쁨과 함께 한 해에는 모든 일들이 배(培)로 잘 되라는 의미로 전남 나주의 새해 맞이 축제에서 시작됐다.

* 3월 3일 삽겹살 데이
경기도 파주 축협에서 구제역, 콜레라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양돈농가를 돕기 위해 마련되었다. 가족이나 친구와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사랑과 우정을 쌓는 날이다.

* 3월 7일 삼치 데이
참치와 삼치는 등푸른 생선의 대명사로 DHA, EPA, 셀레늄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영양학적 가치가 매우 높고,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의 두뇌 발육에 우수한 식품인 삼치나 참치를 먹자는 의도에서 마련되었다.

*5월 2일 오이 데이
오이와 오리고기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날

*6월 1일 우유 데이
큰 키와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우유 먹는 날

*6월 9일 육우 데이
수입육보다 한우가 우수한 것은 다 안다. 육우란 젖소 중에서 젖을 짜지 않는 숫소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한 것인데 맛과 품질은 한우에 가까우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게 특징이다.

*7월 7일 연인의 날
칠월칠석에 우리 농산물을 선물하며 사랑를 고백하는 날

*8월 8일 포도 데이
포도가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시작하는 8월 여덟 번째 날로, 포도 모양과 닮은 ‘8’자가 두 번 겹치기 때문에 생겼다.

*복날 복숭아데이
앞의 복자를 따서 초.중.말복에는 개고기와 삼계탕도 좋지만 복(福) 많은 복숭아도 많이 먹자는 의미에서 정해졌다.

*9월 9일 치킨 데이
닭을 불러 모을 때 내는 구구 소리에 힌트를 얻어 매년 닭과 계란을 많이 먹는 날로 정했다.

*10월 24일 사과 데이 (애플 데이)
사과가 많이 열리는 10월에 둘(2)이 사과(4)하며 마음의 말을 나누는 날로 정했다.

*11월 11일 가래떡 데이
가래떡과 비슷한 1이 네 번 겹치는 데 착안해 빼빼로 데이의 상업성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었다.

토종 데이도 상업적인 기념일과 같이 한 번 반짝하는 날이라고 하지만 농.축.수산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힘을 주는 날이 되는 건 분명해요. 토종 데이를 살펴보는 것으로도 우리 농축산업이 처한 어려움을 알게 되니까요.

여러분은 다가오는 화이트 데이에 어떤 일을 할 건가요? 사탕 소비를 위한 화이트 데이가 없어지지 않을 거라면 "3일(3) 동안 하루하루(1) 사랑(4)한다"는 말을 하는 건 어떨까요? 사랑한다는 말, 많이 들었지만 쑥스러워 말하지 못했던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하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날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민웅기 기자 (서울신우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