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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윤 (한뫼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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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뫼초 학생들의 영어연극 "로빈후드"

팽팽한 긴장감이 무대를 휩쓴다. 악독한 영주와 그의 수하들이 세금을 걷기 위해 등장한다. 가난한 백성들은 며칠째 밥을 먹지 못해 몰골이 말이 아니다.

"Clear the way!(길을 비켜라!) Ready to pay your taxes?(세금 낼 준비는 됐겠지?)"

차마 세금을 준비 못한 꼬마 여인은 자기 차례가 돌아오자,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한다. 영주 일당이 여인을 길바닥에 내팽개치고 채찍을 들어 내리치려는 순간, 주인공이 등장한다. 바로 ‘로빈후드’다.

헐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화려한 조명과 넓은 무대는 아니지만 배우들의 얼굴에는 진지함이 묻어난다. 열연을 펼치는 이들은 경기 고양시 한뫼초등학교 영어 특성화반 아이들이다.

한뫼초는 영어에 관심있는 4·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원어민과 함께 하는 영어 특성화반’이라는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영어 특성화반의 정은미 영어연극 담당선생님은 "학원 대신 학교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조금이라도 사교육비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교직원들이 먼저 나섰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에는 원서를 이용해 수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결과는 나빴다. 딱딱한 교수법이 아이들의 흥미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공부에 흥미를 잃는다면,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향상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 때문에 활동 중심의 교수법을 도입하게 됐습니다. 노래, 연극 등 체험 활동을 통해 영어와 친밀감을 형성하도록 도왔죠."

아이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영어공부를 ‘공부’로 생각하지 않게 된 것이다. 노래를 크게 따라 부르고 맡은 배역에 빠져들면서 아이들 스스로 영어와 가까워졌다. 일주일에 세 번 있는 수업 시간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였다. 당연히 학습 효과도 배가 됐다.

이병림(11·5학년) 양은 "영어연극을 배우면서 영어로 말하기가 무섭지 않게 됐다"며 "친구들과 함께 연습하면서 우정이 더욱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자, 어린이 영어 연극대회에도 도전했다. 대회를 앞두고 하루에 3시간 이상을 연습했음에도 아이들은 힘들다는 내색없이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결국 한뫼초 영어 특성화반은 지난해 10월 고양교육청에서 실시한 제3회 어린이 영어 연극대회에서 작품 ‘로빈후드’로 대상을 수상했다.


▲ 한뫼초 학생들이 영어연극 ‘로빈후드’를 공연하는 모습


한뫼초는 영어 특성화반에 국한된 영어 연극수업을 올해부터 원하는 모든 학생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성수 교감선생님은 "어떻게 하면 영어를 즐기면서 배울 수 있을지 고민한 교사들의 열정과 학생·학부모의 호응이 잘 어우러져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학부모 이서연 씨는 "처음에는 학교가 학원을 대신해 영어를 가르칠 수 있을지 걱정했었다"며 "그러나 학교에서 영어연극을 배운 후 시키지 않아도 영어를 중얼거리던 딸의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지윤 기자 (한뫼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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